세상 사는 이야기(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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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시간에 조는 아이 어떻게 하냐고 교사에게 물으니....
토요일 아침부터 이곳 저곳 다니느라 점심을 놓쳤다. 감자옹심이로 늦은 점심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고등학교에서 교사를 하는 후배로 부터 오래간만에 막걸리나 한 잔 하자고 전화가 왔다. 마침 하루종일 비가 내려 술 생각 나던 차에 잘되었다 싶어 단골집에서 만나기로 하고 그곳으로 달려갔다. 그동안 후배는 중간고사 때문에 정신이 없었고 스승의 날 체육대회 까지 하느라 몸이 녹초가 되었다고 한다. 얼큰한 파전에 막걸리를 시켜놓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아들 이야기를 꺼냈다. 요즘 독서실에서 밤 12시가 되어 집으로 돌아와 새벽까지 컴퓨터를 하느라 늘 잠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하자 대부분 학원이나 독서실을 다니는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조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그중에는 정말 열심히 공부를 하는 학생들도 있지..
2009.05.17 -
껍질 채 먹던 사과껍질 현미경으로 보니....
아침마다 식후에 사과를 먹는 아들 덕분에 늘 집에 사과가 떨어질 날이 없습니다. 아내가 약은 사먹지 못해도 신선한 과일을 먹여야 겠다는 생각에서죠....그런데 아내와 아들은 늘 사과를 깍아서 먹는 버릇이 있고 저는 그냥 물에 씻어 먹곤합니다. 아내는 옛날이야 그냥 먹어도 되지만 요즘 껍질 채 먹는 사람이 어디있냐며 씻어 먹기를 강요합니다. 그래서 아내가 있을 때는 사과를 깍아 먹지만 없을 때는 그냥 물에 씻어 먹거나 식물성 세제로 씻어 먹곤 합니다. 오늘도 아침 아들에게 사과를 깍아주고 나서 문득 남은 사과 껍질을 버리려다 껍질 속을 들여다 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사과 껍질은 어떤 모습일까? 현미경을 꺼내놓고 이곳저곳 비춰 보니 아내가 걱정하던 것처럼 그냥 먹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씻..
2009.05.13 -
담 하나 사이 처갓집을 둔 형님이 행복한 이유
이번 어버이날에 모처럼 삼형제가 모였습니다. 중국에 있는 막내만 빼고 모두 모였는데 정작 어버이날은 일 때문에 찾아뵙지 못하고 다음날 아버지를 찾아 뵈었습니다. 어머니 돌아가시고 혼자되신 아버지는 외로움 때문에 무척 많이 야위셨고 연로해서 농사일 짓기 벅차 늘 형님 혼자 새벽에 나가 농사일을 하고 출근하곤 합니다. 물론 가끔 짬을 내 나와 동생들이 농사일을 거들고는 있지만 멀리 있는 관계로 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이번 어버이날 같은 경우도 건설사 현장소장으로 있는 동생은 일 때문에 오지 못하고 나 역시도 대학에 다니는 아들이 갑자기 발목이 부러지는 사고를 당해 경기도에 있는 병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아버지와 형님은 어버이날 다음날 아침에 고추를 심기로 해놓았는데 갑자기 일이 꼬인 것에 적지 않이 실망..
2009.05.10 -
달리는 차에서 떨어진 스페어타이어에 식겁하다.
요즘 고향에 갈 일이 많아졌다. 어버이 날 팔순 아버지를 찾아 뵙고 오전 10시 30분경에 홍천에서 속초로 떠났다. 갑자기 날이 더워져 올들어 처음으로 에어컨을 켜고 가다 잠시 38선 휴게소에서 차를 한 잔 마시고 길을 재촉했다. 소양호 상류에 물이 쪽 빠진 곳에는 마치 푸른 초원을 보는 듯 장관을 이루고 있었다. 군축교를 지나 터널로 접어들며 라이트를 켜고 앞으로 향하고 있었다. 터널 끝쪽에 몇 대의 차량이 달려가고 있었는데 터널 중간 정도 달려 갈 때 갑자기 앞에서 검은 물체 하나가 뚝 떨어져 도로를 따라 굴러가기 시작했다. 마치 개구리가 뛰어 오르듯 퉁 튀었다 데굴데굴 굴러가는 것은 다름 아닌 바퀴였다. 앞의 차들이 그냥 달려가는 것을 보면 바퀴 주인은 스페어타이어가 빠진 줄도 모르고 그대로 달려간..
2009.05.08 -
감자 심는 요양보호사 이유를 알고 봤더니....
요즘 요양보호사 실습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이제 며칠 후면 모든 실습이 끝나고 자격증을 취득하게 된다. 처음에 막연하게 시작했던 일이 지금은 많이 익숙해졌다. 이론을 배울 때와 직접 현장에 나갈 때를 생각하면 천양지차다. 현장에서 직접 겪는 것들이 앞으로 요양보호사라는 직업을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포기할 것인지 분명하게 결정해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틀 전에는 시골의 한 할머니집으로 실습을 나갔다. 요양보호사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어르신을 돌보셨는데 다른 분과는 사뭇 달라 보였다. 모든 것을 대상자의 편리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궂은 일도 마다않고 하는 모습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집으로 직접 찾아가 서비스 하는 재가 방문요양은 대상자에게 서비스할 것과 서비스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교육 받고..
2009.05.07 -
길거리에서 과일 충동구매 했더니......
오늘 오후에 있었던 일입니다. 다른 날 보다 일찍 일이 끝나 집으로 돌아가는데 내가 사는 곳이 아닌 다른 아파트 입구에서 참외를 봉지마다 가득 담아놓고 '오천원'한 봉지에 오천원' 외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아침에 아내가 과일을 사오라고 한 것을 깜빡했었는데 마침 잘 되었다 싶어 차를 세우고 좋은 것으로 한 봉지 달라고 했습니다. 참외 장수는 다 확인한 것이고 맛도 죽이니 걱정하지 말라며 참외 한 봉지를 조수석에 올려 놓았습니다. 뒤에서 차들이 빵빵거려 차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참외 생긴 것도 보지 못한 채 주는대로 받고 돈을 주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낮에 입었던 작업복과 참외를 들고 집으로 돌아와 참외를 냉장고에 넣어 두었습니다. 먼저 목욕을 한 후에 시원해진 참외를 깨끗이 씻어 껍질 채..
2009.05.06 -
아내가 애지중지하는 25년 된 옷걸이
아내가 가장 아끼는 옷걸이가 하나 있다.처음부터 애지중지 했던 것은 아니지만 결혼에서 20년간 이리저리 이사를 다니다 보니 잃어버리거나 낡아 부러져서 모두 사라져 버리고 이제 단 하나 남았기 때문이다. 결혼하기 전 의상실에 있을 때 부터 갖고 있었다고 하니 정확히는 25년이 넘은 셈이다. 아내와 나는 대학 다닐 때 처음 만났다. 아내는 의상실에 다니고 있었고 나는 대학을 다니며 아르바이트를 할 때인 대학 2학년 때 처음 만났다. 낮에는 학교에 다니고 밤에는 작은 호프집에서 서빙도 보고 통키타도 치고 주방도 보는 등 1인 4역을 하고 있을 때였다. 그때 아내의 친구들이 이곳에 자주 들리게 되었고 동갑이라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었다. 늘 가난했던 나는 학교와 아르바이트 일 외에는 한 눈 팔 시간이 없었는데 모..
2009.05.06 -
씻은 깻잎 현미경으로 보니 벌레가 꿈틀꿈틀.....
어린이 날 오후 늦게 시장에 나가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모두 크고 나니 어린이날 딱히 할 일이 없다며 아내가 가게로 출근 하고 난 후 집에서 밀렸던 일을 마친 후 시장으로 향했습니다. 어린이 날이라도 시장은 문 닫은 집이 거의 없었고 오히려 징검다리 연휴를 맞이해서 손님들이 더 많아진 듯했습니다. 시장에서 김과 이면수 그리고 젓갈을 사고 난 후 어시장에서 회를 떠논 청어를 오천원 어치와 함께 싸 먹을 상추와 깻잎도 사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어제 시험공부 한다고 독서실에서 밤을 홀딱 새운 아들은 오후 세 시가 되어서야 일어났습니다. 상추와 깻잎을 흐르는 물에 두어번 씻어내고 다시 물에 담가놓고 늦은 점심식사를 준비했습니다. 회를 좋아하는 아들은 특히 청어회를 좋아합니다.비린 맛이 별로 없고 고소하기 때문..
2009.05.06 -
난생 처음 자장면 먹었던 40년 전 어린이날
오늘은 어린이 날이다. 자식들이 대학생 고등학생이 되고 보니 어린이날이라는 것이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아이들과 하루종일 함께 지내거나 주변 가족들과 주변 공원으로 야유회를 가거나 1일 여행을 가기도 했다. 아이들은 의레히 이날은 선물 받는 것으로 알고 있었고 미리 선물 받을 목록을 이야기 하곤 했다.올해 어린이날은 정말 무료하다, 큰 아들은 병원에 입원해 있고 작은 아들은 중간고사라며 밤을 새우고 지금은 잠들어 있다. 마치 40년전 어린이 날처럼 조용하고 무료하다. 40년전에 나는 초등학교 3학년이었다. 3년 터울로 아들만 사형제인 우리집은 할머니와 부모님 모두 일곱식구가 작은 초가집에 살고 있었다.아버지는 늘 항아리를 만드는 가마골로 일을 나가시고 어머니는 아침 일찍 남의 일..
2009.05.05 -
팔순 아버지의 휴대폰 적응기
요즘은 아버지가 외출을 하셔도 늘 전화로 통화할 수 있어 마음이 편안한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기 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3년전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시고 하루하루 수척해지는 아버지를 뵐 때 마다 안쓰러운 마음이 들곤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외로움이 깊어가는 아버지에게 자주 찾아 뵙는 것 이외에는 딱히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형님을 제외하고 삼형제가 객지에 나가 살다보니 마음처럼 자주 찾아 뵙지 못해 늘 송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 형제들끼리 자주 전화를 드리기 위해 휴대폰을 사드린다고 해도 아버지는 극구 사양하곤 하셨습니다. 그런데 작년 여름에 정말 큰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아버지가 밭에 나가 일을 하는데 동네 사람이 약주 한 잔 하라며 과일주를 한잔 건넸다고 합니다. 그런데 맥..
2009.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