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사는 이야기(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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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 팔러 와 죽고 싶다는 할머니 사연을 들어보니...
요즘 주변에는 참 우울한 소식들이 많이 들려옵니다. 다 경기가 안좋아서 그려려니 하면서도 마음 한 켠이 무너져 내리곤 합니다. 어제는 할머니 한 분이 가게로 쑥을 팔러 오셨습니다. 갑자기 날이 추워져 나오던 쑥도 얼어붙을 추운 날씨에 쑥 한 봉지를 뜯어 팔러 다니시던 할머니.....그런데 몸을 아주 심하게 떨고 계셨습니다. 왜 그러시냐고 물으니 가끔 그렇다며 별일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마침 옆에 있는 떡집에서 사온 떡을 드리니 아주 잘 드셨습니다. 그런데 떡을 드시다 말고 갑자기 눈물을 뚝뚝 흘리시며 '죽어야 하는데....죽어야 하는데'라는 말을 되풀이 하셨습니다. 필시 무슨 곡절이 있으신 것 같은데 그저 눈물만 하염없이 흘리셨습니다. 그리고 한참 후 꺼낸 말을 들어보니 할머니 상황이 매우 안좋아 보였습..
2009.03.27 -
학교 앞 노점상이 본 지방대학 경기침체 심각
지난 해에 불어닥친 전세계의 금융불안으로 촉발된 경기침체가 날로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라마다 경기부양에 대한 자구책에 골몰하고 있다. 그러나 고유가와 고물가 그리고 환율상승으로 인한 서민들의 경제난은 날로 심화되고 있다고 한다. 더군다나 대학생을 둔 학부모의 경우에는 높은 등록금 때문에 학자금 대출을 받거나 이마저도 받지 못해 대학을 포기하는 경우도 생겼다고 한다. 설령 대학을 들어가고 난 후에도 기숙사비나 자취 하숙등 숙박과 생활비를 보내주기도 쉽지 않아 중도에 휴학하거나 군대에 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내 아들도 올해 대학을 들어갔는데 생활비 포함한 학자금 대출을 600만원을 받았다. 현재 고스란히 빚이 되었고 지금도 다달이 아들에게 보내줘야할 생활비며 기숙사비 때문에 근심이 끊이지 않고..
2009.03.26 -
단골 국밥집이 고전하는 이유 알고 보니....
며칠 전 아내와 함께 서울에 갔다. 봄신상품이 나왔다는 말에 올라가는 날 평일이라 차는 밀리지 않았지만 강풍 때문에 차량이 휘청거려 조심스럽게 운전을 했다. 9시 무렵 동대문에 도착해 새벽 2시 무렵 일을 마췄다. 이곳은 화요일이면 일본 중국 대만 등지에서 오는 외국인들이 많아 영어와 일어 중국어 안내방송이 쉬지않고 흘러나왔다. 동대문 운동장이 철거되면서 쫓겨난 노점상인들은 신당동 쪽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그렇지만 대부분 사람들이 찾지 않아 매출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물건을 싣고 남대문에 도착하니 이곳은 동대문과는 분위기가 전혀다르다. 우선 북적거리는 모습을 볼 수가 없다.대부분 상가들은 문을 닫았고 쟝띠모아,마마아동복, 삼익타운,메사 부르뎅 등 지방사업자에게 도매를 하는 상가도 썰렁하기 이를..
2009.03.23 -
아내가 낡은 재봉틀을 버리지 않는 이유....
아내에게는 연도를 짐작할 수 없는 낡은 재봉틀이 하나있다. 70년은 족히 넘었을 이 재봉틀은 어머니가 할머니에게서 물려 받았던 것을 아내가 다시 물려 받았으니 3대를 물려 받은 유품인 셈이다. 할머니는 어머니가 시집오기 전에 군부대 옆에서 장사를 하실 때 재봉틀을 샀다고 한다. 이불이며 옷이며 동네 사람들이 맡긴 일감을 수선해주고 옷이 터진 군인들 군복을 꿰매주시기도 하셨는데 어머니가 시집오면서 어머니에게 물려주셨다고 한다.1960년대 초반 비포장도로 옆 초가집에 살 때 어머니는 할머니가 하시던 것처럼 재봉틀로 마을 사람들 이불이며 옷들을 수선해주시곤 하셨다. 낮에는 농사일로 저녁에는 할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아들 사형제의 옷을 만드느라 밤늦도록 호롱불 아래 재봉틀을 돌리곤 하셨다. 당시 마을에는 보따리상..
2009.03.22 -
즉석구이 김 맛있는 이유를 물었더니...
재래시장에 들릴 때 마다 가장 먼저 들르는 집이 있다. 바로 즉석구이 김을 굽는 집인데 김은 가벼워 들고 다녀도 부담스럽지 않아 먼저 들리게 되는데 이곳이 단골이 된 이유는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들 때문이다. 어릴 때 부터 김없이는 못사는 아이인데 그만큼 김맛에 대해서도 일가견이 있다. 그동안 이마트나 여타 다른 대형마트에서도 구운 김을 사오기도 하고 행사상품인 봉지김을 사오기도 했으나 아이의 선택은 지금 단골로 다니는 맥반석 즉석구이 김이었다. 대형마트나 일반 가게에서 사오는 유명상품 봉지김들은 김 고유의 고소한 맛이 덜하고 바삭함이 없다는 것이었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이니 시장갈 때 마다 사오긴 했었지만 정작 왜 시장에서 파는 즉석구이 김과 마트에서 사는 김맛이 다를까 생각해보지 않았었다. 그런데 어제..
2009.03.21 -
10시간만에 끝난 아들의 신입생 환영회
며칠 전의 일이다. 전날밤 신입생 환영회를 한다며 갔던 아들에게 다음날 오전 전화를 걸었다. 한참 신호가 가도 받지 않다가 졸린 목소리로 받은 아들은 잠에 취했는지 술에 취했는지 횡설수설했다. 어제 신입생 환영회가 끝난 후 늦게 들어왔냐고 물으니 아침 7시에 기숙사로 들어와서 잠들었다고 했다. 지난밤 7시부터 시작해 아침 7시에 끝났으니 무려 10시간이나 환영회를 한 셈이다.술도 취했고 잠이 부족하다며 주말에 집에 가서 이야기 할테니 전화를 끊자고 했다.......도대체 신입생 환영회에서는 무엇을 하길래 그토록 오래 걸린 것일까.....28년전 내가 대학에 들어갔을 때도 신입생 환영회가 있긴 있었지만 밤을 꼬박 새우면서까지 하지는 않았었다. 더군다나 신입생 환영회에 가기 전에 강릉의 모대학에서 환영회를 ..
2009.03.19 -
동대문 주차장에서 아내와 다툰 이유
한 달에 두 번 정도 아내와 함께 서울에 갑니다. 의류점을 하는 아내의 일을 돕기 위해 저녁에 올라갔다 새벽에 내려오곤 합니다. 그런데 갈 때 마다 늘 곤욕스러운 점이 있습니다. 바로 주차문제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동대문 운동장에 주차를 하다가 철거되면서 지하철 공사와 뉴죤 사이에 주차를 하곤 했었는데 이마저 단속이 강화되면서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유어스주차장을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경기도 좋지 않은 요즘 지방에서 물건을 하러 가는 사람들에게 기름값 식대에 주차비 까지 가중되니 죽을 맛입니다. 10시가 넘으면 주차가 허용되는 줄 알았다가 주차위반 딱지 두 번 받고 어쩔 수 없이 유어스 주차장을 이용하게 되었는데 문제는 주차비가 장난이 아니라는 것입니다.갈 때 마다 2만원 이상 나오더군요.다른 사람들은 주..
2009.03.19 -
눈물나게 고마운 시골 음식점 아주머니
아내와 함께 서울에 갈 때 마다 들리는 집이 있습니다. 속초에서 서울 가는 길목에 있는 음식점인데 정확히 말하자면 신남에서 두촌가기 전 백두산 휴게소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시골막국수라는 집이 있습니다. 이 집의 주 메뉴는 막국수와 청국장 그리고 비지장입니다. 이집에 다닌 지도 3년이 넘었는데 그 이유는 아내보다는 내가 더 이 음식점을 좋아한다는 점 때문입니다.처음에는 비지장의 맛에 변해서 지금은 줄곳 청국장만 시켜 먹습니다. 왜냐하면 이집의 청국장이 내게는 약과 다름없기 때문입니다. 평소 술을 좋아하는 나는 장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이른바 만성 과민성 대장증세가 있습니다.그래서 늘 약을 먹곤했는데 이집의 청국장을 먹고나면 몰라보게 장이 좋아졌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효과를 금새 느끼니 음식이 아닌..
2009.03.18 -
스노우타이어 잘못 장착한 카센타 황당해....
오늘은 정말 날씨가 무척 화창합니다. 겨울 옷을 입고 차에 오르니 훅훅 달아올라 운전을 할 수 없을 지경입니다. 거기에 바람이 세게 불고 황사까지 짙게 껴 창문을 열어놀 수 없으니 더 답답했습니다. 3월 늦게 까지 눈이 내리는 곳이라 차에 장착했던 스노우 타이어를 이제까지 끼고 다녔는데 오늘은 갈아끼고 서울을 가려고 카센타에 들렀습니다.카센타에 들러서 타이어를 교한하는 동안 커피 한 잔을 마시는데 불현듯 지난해 카센타에서 있었던 황당했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2000년 학원을 운영하던 터라 스타렉스 차량을 뽑은 후 지금까지 16만km 정도 주행했는데 나름대로 차량관리를 잘해서 아직도 별 어려움 없이 운행하고 있습니다. 차를 갈아볼까도 생각했지만 의류점하는 아내 일을 도와 주다보니 승용차보다는 승합차가 훨씬..
2009.03.17 -
시골아이들이 먼길 돌아 학교에 가는 이유
날마다 아이의 등교길 동행을 합니다. 차편이 여의치 않아서 늘 학교까지 통학을 시키고 있는데 그때마다 눈에 띄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아이를 내려주고 돌아오는 길에 늘 농로길을 따라 가방을 메고 가는 초등학교 학생들을 보게 됩니다. 속초시와 고성군의 경계에 사는 이 아이들은 1.5km 남짓한 곳에 학교가 있는데 행정구역상 시와 군으로 갈라져 먼곳에 있는 학교로 다니는 학생들입니다. 오늘은 아이를 내려주고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 초등학교 근처에 볼일이 있어 그곳으로 향하다 차를 세우고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너희들 어디 초등학교 다니니.." "인흥초등학교에 다녀요..." "여기서 거기까지 걸어다니니?" "아니요...대로변까지 걸어나가면 버스가 와요...거기까지 걸어가는 길이예요..." 멀리 다섯명의 아이들이..
2009.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