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은 깻잎 현미경으로 보니 벌레가 꿈틀꿈틀.....

2009. 5. 6. 00:28세상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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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날 오후 늦게 시장에 나가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모두 크고 나니 어린이날 딱히 할 일이 없다며 아내가 가게로 출근 하고 난 후 집에서 밀렸던 일을 마친 후 시장으로 향했습니다.

어린이 날이라도 시장은 문 닫은 집이 거의 없었고 오히려 징검다리 연휴를 맞이해서 손님들이 더 많아진 듯했습니다. 시장에서 김과 이면수 그리고 젓갈을 사고 난 후 어시장에서 회를 떠논 청어를 오천원 어치와 함께 싸 먹을 상추와 깻잎도 사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어제 시험공부 한다고 독서실에서 밤을 홀딱 새운 아들은 오후 세 시가 되어서야 일어났습니다. 상추와 깻잎을 흐르는 물에 두어번 씻어내고 다시 물에 담가놓고 늦은 점심식사를 준비했습니다.

회를 좋아하는 아들은 특히 청어회를 좋아합니다.비린 맛이 별로 없고 고소하기 때문이라며 쌈을 싸 먹다 급기야 밥과 함께 비벼서 즉석 청어 회덮밥을 해먹었습니다. 그런데 깻잎을 송송 쏠아 넣던 아들이 꼭지를 모두 떼어 내고 약간의 흠집이 있거나 구멍이 뚫린 깻잎이나 상추는 모두 음식물 쓰레기 통에 넣는 것이었습니다.


약간의 상처난 것들은 먹어도 괜찮다고 했지만 아들은 모두 골라 냈습니다.
점심을 먹고 난 후 깨끗하게 씻은 상추와 깻잎은 어떤 모습일까 궁금증이 생기더군요....방에 있는 현미경에 붉을 밝히고 남아있는 상추와 깻잎 하나씩 올려놓고 보기 시작했습니다.


현미경 위에 깻잎의 뒷면을 들여다 보고는 아,하는 탄성을 질렀습니다.....깻잎 뒷면에 이렇게 많은 보석이 박혀 있을 줄이야....무언지 알 수 없는 투명한 구슬들이 반짝 거리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깻잎의 잎줄기에는 마치 사람의 혈관 같은 것들이 빼곡했는데 아마도 수분과 영양분을 공급하는 통로같아 보였습니다.


상추는 씻으면서 상처를 입은 듯 했지만 역시 수분을 공급하기 위한 잎맥들이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깻잎의 안쪽에는 뽀송뽀송한 수염들이 보였고 그곳에는 벌레의 알이 붙어있었습니다. 깨끗하게 씻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잎에 매달려 있는 알들이 있었다니......


깻잎은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뒷면을 깨끗하게 씻어야 할 것 같습니다....앞면은 물에 잘 닦이지만 뒷면은 두들두들한 줄기 사이로 이물질이 묻기 더 쉽기 때문입니다....가운데 상처난 깻잎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상처난 깻잎은 마치 혈관이 막혀 핏줄이 말라 붙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오른쪽의 푸른 잎맥과는 너무나 대조적으로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곳저곳 을 둘러보다 깻잎 뒷면 잎줄기 부근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꿈틀꿈틀 열심히 몸을 움직이며 잎을 갉아먹는 저것은 무엇일까......


눈으로는 볼 수 없는 깻잎 속에 벌레가 꿈틀거리며 열심히 잎을 갉아 먹고 있었습니다. 흐르는 물과 그릇에 담긴 물에 깨끗하게 씻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도 잎에 벌레가 남아있다니......처음에는 왕성하게 움직이던 벌레가 배가 불러올 수록 몸이 둔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진딧물인지 아니면 다른 것인지 자세히 알 수는 없었지만 한곳에서 오랜동안 깻잎의 즙을 빨아먹고 있었습니다.벌레가 있다는 것이 오히려 농약을 치지 않았다는 반증일 수 있고 안 보고 먹으면 약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깻잎이나 상추를 씻을 때 좀더 깨끗하게 씻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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