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질방(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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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 조문갔다 음주 파파라치에 걸렸어요.
모친상 당한 친구 조문갔더니...두 달 전의 일이다.평생 고향을 떠나본 적 없는 중학교 동창이 모친상을 당해 고향에 가게 되었다.평소에도 고향에 팔순 넘은 아버지가 계셔 자주 가지만 갑자기 경조사가 생길 때면 예고없이 불쑥 고향집을 찾곤 하는데이날도 수산시장에서 사간 물곰으로 탕을 끓여 아버지와 함께 저녁식사를 한 후 인근에 있는 병원 장례식장으로 향했다.병원 장례식장에는 벌써 많은 동창들이 문상을 와 있었는데 졸업 후 36년만에 처음 본 친구들도 많아 함께 술잔을 나누며이야기를 나누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한쪽 옆에서는 고스톱과 카드를 하는 친구들도 있었고 술에 취해 그 옆에 누워 잠든 친구도 있었는데 집이 가까운 나는 새벽 두 시경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와 오랜만에 아버지 곁에서 잠이 들었다.장례..
2013.05.04 -
해수욕장에서 본 파도가 그린 수묵화
지난 해 겨울 영동지방에는 예전처럼 눈이 많이 내리지 않았습니다. 눈 소식이 많았던 남해안과 달리 가끔 비가 내리곤 했는데 3월초 갑자기 대설주의보가 내렸습니다. 하지만 3월 눈이라 그런지 금새 녹아 통행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이틀 전 3.1절에는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많은 사람들이 동해안을 찾았는데 평일이면 한가하던 단골 찜질방이 모처럼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이날은 동남아에서 찜질방 체험을 온 관광객들로 더 붐볐는데 황토방과 소금방 옥사우나방등 차례로 줄을 서서 찜질방을 이용하는 모습이 무척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눈이 많이 내렸는데도 다음날 금새 녹아버린 나뭇가지의 눈들.... 파란 하늘과 잔설이 아름다워 스마트폰으로 한 컷 남겼습니다. 그리곤 연휴를 맞아 놀러온 친구와 함께 삼포해수욕장 아..
2012.03.04 -
찜질방에서 혼나던 손님 왜 그런가 했더니....
소란스런 찜질방 왜? 2주전 아들의 복학 때문에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대학생 전세 임대주택을 구하기 위해 아침 일찍 출발했지만 결국 방을 구하지 못해 하루를 더 묶어야 했습니다. 다음 날 다른 원룸을 보여주겠다는 부동산의 말을 믿고 아들과 함께 찜질방에서 하루를 묶기로 했습니다. 찜질방은 평일이라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목욕탕에서 몸을 씻고 찜질방으로 들어서려는데 갑자기 소란스런 소리가 들렸습니다. 한 사람이 찜질방 관리인에게 혼이 나고 있었는데 아무 대꾸도 없이 가만히 서있는 것을 보니 뭔가 단단히 잘못한 일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목욕 시간이 유난히 길었던 손님 알고 보니... 마치 훈계를 하듯 손님을 다그치는 관리인의 말을 들을 요약하자면 평소에 이곳에 자주 오는 손님이었는데 목욕비만 내고 늘..
2012.02.27 -
남자에게 부부싸움 후 어디로 가느냐고 물었더니....
부부 모임에서 회포를 풀다. 어제는 일 년에 한 번 모이는 부부 모임이 있었습니다. 아내 동창 일곱 명과 남편들이 일 년에 한번씩 만나는데 벌써 12년째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아내들 보다 남편들이 더 친해져 형님 동생하며 스스럼 없이 지내게 되었습니다. 올해도 바빠서 시간을 낼 수 없는 사람을 위하여 속초에서 모임을 가졌는데 영금정에 있는 횟집에서 저녁 식사와 함게 반주로 술을 마시며 그동안 만나지 못해 아쉬웠던 회포를 풀었습니다. 부부만의 영원한 화두 부부싸움 나이가 모두 오십 대인 부부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는데 가장 많은 이야기가 자녀들 입시와 취직 그리고 부부 문제였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민감하면서도 재미있었던 이야기는 뭐니뭐니해도 부부싸움..
2012.02.16 -
가출한 조카에게 집 나온 이유를 물었더니......
안타까운 조카의 가출 소식 한파가 매서운 겨울이라 그런지 요즘 주변에서 가출했다는 소식을 접할 때면 가슴이 덜컥 내려 앉습니다. 일전에 아들 친구가 가출해서 찜질방을 전전하던 이야기를 소개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중3 조카의 가출 소식을 전해 듣고 나흘 동안 마음을 졸였습니다. 고향에 계신 형님집에 있는 조카는 동생 내외가 이혼하면서 일곱 살 때 부터 할머니 손에 맡겨 졌는데 2007년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줄곧 형님 집에서 자랐습니다. 가끔 아빠와 엄마를 따로 만나며 구김살 없이 지내던 조카가 어느 날 주변 사람들의 수근 거림에 엄마 아빠가 이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그때 부터 말수가 부쩍 줄었습니다. 하지만 속이 깊은 조카는 별 내색없이 학교와 학원도 잘 다녔고 또 교회에서 주는 장학금도 받고..
2012.02.06 -
조용하던 찜질방을 발칵 뒤집은 격투 남녀
과음 때문에 찾아간 찜질방 어제는 갑자기 찾아온 친구를 접대하느라 과음을 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몸은 천근만근에 머리가 지끈거려 사무실에 앉아 있기 힘들더군요. 할 수 없이 인근에 있는 찜질방을 향했습니다. 사우나에서 몸을 씻고 찜질방으로 올라가니 평일 오전이라 한산하더군요. 먼저 장작 숯불 가마에 들어가 땀을 빼고 나와 감식초 한 잔을 마시니 정말 시원하더군요. 불가마에 이어 소금방과 황토방을 번갈아 드나드는 동안 지난 밤 마셨던 알콜이 땀으로 쏙 빠지는 것 같았습니다. 황토방은 바깥에서는 안을 들여다 볼 수 없고 안에서는 밖이 훤하게 보였는데 약 5분여가 지날 무렵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남녀가 찜질방으로 들어서더군요. TV 바로 밑에 자리를 잡은 남녀는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며 즐겁게 구운 달걀을..
2012.02.01 -
찜질방에서 가장 즐겨 찾는 음식은 뭘까?
찜질방에서 즐겨 찾는 건 뭐? 언제부턴가 찜질방을 좋아하는 아내를 따라 다니다 보니 어느새 나도 찜질방 마니아가 되었다. 특별한 약속이 없는 토요일 저녁이면 아내와 나는 찜질방에 가는데 어제도 저녁을 먹고 난 후 동네 찜질방으로 향했다. 찜질방을 가기 전에 아내는 꼭 귤 한 봉지를 챙긴다. 토굴 사우나에서 땀을 흘리고 난 후에 까먹는 시원한 귤.....먹고나면 갈증이 싹 가신다. 하지만 장작 불가마와 소금방 그리고 황토방을 드나들다 보면 또 갈증이 심해진다. 그럴 때 생각나는 것이 또 있다. 바로 식혜다. 매점 아주머니가 뽑은 음식 베스트5 어제는 식혜를 시키면서 매점 아주머니에게 찜질방에서 가장 많이 나가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러자 아주머니 대답이 걸작이다. "지금 시키셨잖아요...식혜..." 사..
2012.01.29 -
가출한 아들 친구 집 나온 이유가 기가 막혀....
명절증후군 없애기 위해 찜질방을 가다. 민족 명절 설날을 고향에서 보낸 다음 날 오후에 귀경한 아내가 찜질방을 가자고 하더군요. 사실 귀찮았지만 찜질방을 워낙 좋아하는 아내가 명절증후군을 치유하려면 찜질방에서 땀을 빼야 한다는 채근에 마지 못해 찜질방으로 향했습니다. 설날 다음 날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지 않았는데 토굴 사우나에서 땀을 빼고 나오다 낯익은 청년을 만났습니다. 그 친구는 2주전 아들을 찾아와 이틀 밤을 함께 지냈던 아들 친구였는데 아내와 나를 알아보고는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안녕하세요 아버님 어머님...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래..반갑다..너도 새해 복 많이 받아..." 짧은 인사 하고 난 후 급히 자리를 피하는 아들 친구를 보며 아내가 얼굴을 갸우뚱 하더군요. "저 녀..
2012.01.28 -
아들 때린 학생에게 때린 이유를 물었더니....
찜질방에서 심야토론을 보다.... 2주전 아내와 함께 찜질방에 갔을 때 일입니다.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꽤나 많았는데 평소 만나지 못했던 이웃집 보험 아주머니도 그곳에 계시더군요. 함께 시원한 식혜 한 잔을 들이키고 토굴 사우나에서 땀을 쭉 빼고 나오니 마침 TV에서 심야토론이 나오더군요. 심야토론의 주제는 였는데 방송을 보던 사람들 대부분 패널로 나온 분들의 토론이 대안없는 탁상공론이라며 아쉬워 하더군요. 눈이 퉁퉁 부은 아들 왜? 심야토론이 끝난 후 이웃집 보험 아주머니 아들이 폭력을 당해 가해 학생 집을 찾아갔던 경험담을 털어 놓았습니다. 아들이 초등학교 4학년 때 있었던 일인데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이 눈이 퉁퉁 부은 채 울면서 집으로 들어왔다고 합니다. 깜짝 놀라 아들에게 이유를 물었..
2012.01.13 -
성탄절 목욕탕에서 빵 터진 부자의 대화...
성탄절 찜질방에 사람이 초만원.. 올 성탄절은 일요일이라 주말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속초를 찾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금요일과 토요일 찜질방에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합니다. 성탄 전야에 가족과 함께 조용히 집에서 보내고 다음날 점심을 먹고 아내와 함께 찜질방으로 향했습니다. 아내는 전날 가자고 했지만 외지인이 많이 오는 금요일과 토요일을 피해야 한가하게 찜질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지요. 아,,,그런데 찜질방에 도착하고 나서야 잘못 생각했다는 것을 깨닳았습니다. 학생들이 겨울 방학을 해서 그런지 일요일에도 찜질방이 초만원이었습니다. 날은 춥고 다른 곳으로 가봐야 사람들이 많을 거라는 아내의 말에 표를 끊고 탈의실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목욕탕에서 배꼽 잡은 부자의 대화 먼저 옷을 벗고 목욕탕에 들어섰..
2011.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