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한 아들 친구 집 나온 이유가 기가 막혀....

2012. 1. 28. 06:30세상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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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증후군 없애기 위해 찜질방을 가다.

민족 명절 설날을 고향에서 보낸 다음 날 오후에 귀경한 아내가 찜질방을 가자고 하더군요.

사실 귀찮았지만 찜질방을 워낙 좋아하는 아내가 명절증후군을 치유하려면 찜질방에서 땀을 빼야 한다는 채근에 마지 못해 찜질방으로 향했습니다.

설날 다음 날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지 않았는데 토굴 사우나에서 땀을 빼고 나오다 낯익은 청년을 만났습니다.
그 친구는 2주전 아들을 찾아와 이틀 밤을 함께 지냈던 아들 친구였는데 아내와 나를 알아보고는 공손하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안녕하세요 아버님 어머님...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래..반갑다..너도 새해 복 많이 받아..."

짧은 인사 하고 난 후 급히 자리를 피하는 아들 친구를 보며 아내가 얼굴을 갸우뚱 하더군요.
"저 녀석...아무래도 수상해...혼자 찜질방에 온 것도 그렇고..."
"혼자 올 수도 있지 뭐..."
아내의 말에 대수롭지 않게 받아 넘겼는데 집으로 돌아온 후 그 친구가 가출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출한 아들 친구 왜?

아들에 의하면 친구가 집 나온지 벌써 3주가 넘었다고 합니다.
지난해 대학 1학년을 마치고 휴학원을 내고 다음 달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데 집을 나온 이유가 새어머니 때문이라고 합니다.
초등학교 때 어머니를 여읜 후 고등학교 1학년 때 까지 할머니집에서 생활하던 친구는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후 어쩔 수 없이 아버지와 생활하게 되었는데 막노동을 다니던 아버지가 지난 해 연말 갑자기 새어머니와 함께 돌아왔다고 합니다.

사전에 아버지로 부터 이야기를 들은 적 없던 갑작스런 새어머니의 출현으로 단칸방의 비애가 시작되었는데....
어쩔 수 없이 이틀 밤을 지낸 친구는 아버지와 새어머니의 훼방꾼이 된 것 같아 고민하다 결국 집을 나올 수 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아직 아버지와 새어머니가 혼인신고를 한 것 같지는 않지만 늘 혼자살던 아버지가 의지할 사람이 생겼으니 다음 달 군에 입대해도 마음이 홀가분할 것 같다는 아들 친구.....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찜질방을 전전한다는 말에 안쓰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아버지를 위하는 마음이 참 대견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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