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질방에서 혼나던 손님 왜 그런가 했더니....

2012. 2. 27. 06:30세상 사는 이야기

소란스런 찜질방 왜?

2주전 아들의 복학 때문에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대학생 전세 임대주택을 구하기 위해 아침 일찍 출발했지만 결국 방을 구하지 못해 하루를 더 묶어야 했습니다.
다음 날 다른 원룸을 보여주겠다는 부동산의 말을 믿고 아들과 함께 찜질방에서 하루를 묶기로 했습니다.
찜질방은 평일이라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목욕탕에서 몸을 씻고 찜질방으로 들어서려는데 갑자기 소란스런 소리가 들렸습니다.
한 사람이 찜질방 관리인에게 혼이 나고 있었는데 아무 대꾸도 없이 가만히 서있는 것을 보니 뭔가 단단히 잘못한 일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목욕 시간이 유난히 길었던 손님 알고 보니...

마치 훈계를 하듯 손님을 다그치는 관리인의 말을 들을 요약하자면 평소에 이곳에 자주 오는 손님이었는데 목욕비만 내고 늘 찜질방을 이용하다 들켰다고 합니다.
평소에 목욕을 자주 오는 손님이었는데 목욕시간이 유난히 긴 것을 이상하게 생각한 카운터 아주머니가 남탕 관리인에게 관찰해달라고 부탁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 줄도 모르고 목욕비 6천원을 내고 목욕을 끝낸 손님이 슬그머니 남이 벗어논 찜질복을 입고 찜질방으로 향하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고 그 후로도 여러번 반복하다 이날 관리인에게 혼쭐이 난 것이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경찰에 고발할 의사는 없는 듯 계속 나무라는 관리인에게 연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이는 손님.........


오죽했으면 남이 입던 찜질복을......

어쩌다 한 두 번 그럴 경우라면 눈 감아 줄 수 있겠지만 너무 자주 그러는 것을 어떻게 가만히 놔둘 수 있겠냐며 다그치던 관리인....그 분 말이 백번 옳았지만 평소 형편상 방을 구하지 못해 찜질방에서 잠자리를 해결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왔던 터라 오죽하면 남이 벗어놓은 찜질복을 입고 몰래 찜질방을 출입했을까 하는 생각에 괜히 마음이 징하더군요.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 후 찜질방을 나서던 손님....
어떤 사연이 있는 지 알 수 없지만 어깨를 축 늘어뜨린 채 나서던 그 모습이 자꾸 눈에 밟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