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에 걸린 현수막에 눈물 핑 돌았습니다.

2012. 2. 23. 10:20세상 사는 이야기



점심 때면 종종 들리는 음식점이 있다.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뷔페 집인데 속초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이다.
엑스포 광장 부근에 있어 관광객도 많이 찾는 이곳은 한 끼의 포만감을 느끼기에 딱 맞는 곳이다.
그런데 이집에 들릴 때 마다 눈이 가는 현수막이 하나 있다.
카운터 오른쪽에 걸어놓은 현수막에 부모라는 글귀가 눈에 띄는 데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읽다가 가슴이 먹먹해지고 눈물이 핑돌았다.
읽으면 읽을수록 가슴에 와 닿는 글귀....
오늘은 그 글귀를 소개하고 싶다. 


기분 좋은 포만감을 주고 싶다는 음식점 이름은 법대로.....
직접 차량을 운행해시골에 사시는 분이나 독거노인을 모셔 선행을 배풀기도 하는 음식점 주인의 마음을 대변하는 듯한 "부모"라는 글귀가 눈에 띈다. 



한 줄 한 줄 읽어 내려가다 보면 부모님 살아 계실 때 해드린 것이 없다는 생각에 가슴 먹먹해지곤 한다.

애완동물 병이 나면 가축병원 달려 가도
늙은 부모 병이 나면 그러려니 태연하고

열 자식은 키운 부모 하나같이 키웠건만
열 자식은 한 부모를 귀찮스레 여겨지네

자식위해 쓰는 돈은 아낌없이 쓰건마는
부모위해 쓰는 돈은 하나둘씩 따져보네

자식들의 손을 잡고 외식함도 잦건만은
늙은 부모 위해서는 외출 한번 못하도다

제 자식이 장난치면 싱글벙글 웃으면서
부모님이 훈계하면 듣기 싫은 표정이네

시끄러운 아이소리 잘한다고 손뼉 치며
부모님의 회심소리 듣기 싫어 빈정대네

제 자식의 오줌똥은 맨손으로 주무르나
부모님의 기침 가래 불결하여 밥 못먹네

과자봉지 들고 와서 아이 손에 쥐어주나
부모위해 고기 한 근 사올 줄은 모르도다.

예전에 절에서도 본 적이 있었던 이글은 조선시대 작자미상의 규방가사로 부녀자에게 효를 권장하는 의미에서 지은 권효가의 일부분인데 특히 부모의 마음을 즐겁게 하는 ‘양지효(養志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한다.
2음보를 1구로 모두 108구로 되어있는 필사본으로 김씨계녀사(金氏戒女詞, 김씨 집안에서 여식들을 훈계하기 위해 만든 가사)에 나와 있는 작품이라고 한다. 
김씨계녀사중 1편이 계녀사이고 2편이 권효가로 되어 있는데 현재 국립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데 권효가는 물질만능 시대 나를 뒤돌아 볼 수 있게 하고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는 글이다. 
허무가 혹은 부모 등 다양한 제목으로 편집된 권효가의 전문은 아래와 같다.

父生母育 恩高如天(부생모육 은고여천)  부생모육 그은혜는 하늘같이 높건만은
靑春夫婦 不孝父母(청춘부부 불효부모)  젊은부부 많은데도 효자효부 없는지라 

女息出嫁 厭媤父母(여식출가 염시부모)  출가하는 새아씨는 시부모를 싫어하고
子息婚後 急忙分家(자식혼후 급망분가)  결혼하는 아들네는 살림나기 바쁘도다 

 其子作亂 自喜作笑(기자작란 자희작소)  제자식이 장난치면 싱글벙글 웃으면서
父母訓戒 不聽外面(부모훈계 불청외면)   부모님이 훈계하면 듣기싫어 외면하고 

其子喧聲 傾聽好樂(기자훤성 경청호락)  시끄러운 아이소리 듣기좋아 즐겨하며
父母再言 厭聽無關(부모재언 염청무관)   부모님의 두말하면 잔소리라 관심없다 

 子女汚便 以手自執(자녀오변 이수자집)   자녀들의 오줌똥은 손으로도 주무르나
父母流唾 思濊不近(부모유타 사예불근)   부모님의 흘린침은 더럽다고 멀리하고

持來菓子 與子之手(지래과자 여자지수)   과자봉지 들고와서 아이손에 쥐어주고
爲親賈肉 全無一斤(위친가육 전무일근)    부모위해 고기한근 사올줄을 모르도다 

 愛犬病臥 急走病院(애견병와 급주병원)   개병들어 쓰러지면 가축병원 달려가나
老親發病 子謂老患(노친발병 자위노환)     늙은부모 쓰러지면 노환이라 생각하네 

父母養子 一養十子(부모양자 일양십자)   열자식을 키운부모 한결같이 키웠건만
子厭父母 十子一厭(자염부모 십자일염)   열자식은 한부모를 귀찮다고 싫어하네

 爲子用錢 不惜天金(위자용전 불석천금)   자식위해 쓰는돈은 한도없이 쓰건만은
爲親用錢 只惜一分(위친용전 지석일분)   부모위해 쓰는돈은 한푼조차 아까우네 

與子出外 外食多頻(여자출외 외식다빈)   자식들은 데리고는 외식함도 자주하나
侍親一出 外食至難(시친일출 외식지난)   늙은부모 모시고는 외식한번 힘들구나

 生前不孝 死後何孝(생전불효 사후하효)   살아생전 불효하고 죽고나면 효심날까
以禮訃告 接受賻儀(이례부고 접수부의)    예문갖춰 부고내고 조문받고 부조받네 

 汝身所重 思親思德(여신소중 사친사덕)    그대몸이 소중커든 부모은덕 생각하고
郞君所重 尊媤父母(낭군소중 존시부모)    서방님이 소중커든 시부모를 존중하라

死後不悔生前盡孝(사후불회 생전진효)    가신후에 후회말고 살아생전 효도하면
天授貴福 子女孝親(천수귀복 자녀효친)   하늘에서 복을주고 자녀에게 효를받네 

버려지고 학대당하는 노인이 급증하고 패륜 범죄가 늘어가는 요즘 전통적인 효의 개념이 무너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데 이런 글귀를 마음에 담고 살면 그런 일들이 좀 더 줄어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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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Icon 71년생 권진검2012.02.23 10:39 신고

    아이들을 키우면서 부모님 손에 자란 지난 시간을 되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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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2012.02.23 10:41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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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Icon White Rain2012.02.23 10:52

    부모님께서 지어주신 밥의 정성마저 떠올리게 합니다.
    그 은혜를 밥먹는 와중에도 잊어선 안 되겠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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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Icon 담빛2012.02.23 11:04 신고

    왠지 찔려요...
    부모님께 효도해야하는데...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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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Icon 코리즌2012.02.23 12:13 신고

    이 글을 보니 작년에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나네요.
    살아생전에 마음이라도 편하게 해 드려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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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 수 없는 사용자2012.02.23 13:25

    정말 마음 한구석이 좀 그러네요,,,ㅠ 부모님께 전화 한통이라도 드려야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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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Icon 또웃음2012.02.23 14:36 신고

    패러디시인가요? 읽을수록 가슴이 시리고 찔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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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 수 없는 사용자2012.02.23 19:24

    맘 한켠이 저리네요..ㅠㅠ
    ............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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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Icon 아빠소2012.02.23 19:30 신고

    저도 이 문구를 본적이 있는데 권효가 라는 이름이 있었군요~
    정말 부끄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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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 수 없는 사용자2012.02.24 00:43

    가슴에 와닿는 내용이네요...
    앞으로 부모님한테 좀더 잘해야겠어요^^
    하루 마무리 잘하시고, 좋은꿈 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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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Icon 하얀잉크2012.02.24 01:17 신고

    이번주 토요일이 어머니 생신입니다.
    간만에 효도 좀 해야겠네요. 좋은 글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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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 수 없는 사용자2012.02.24 06:48

    많이 봐왔던 글이지만
    또다른 교육을 받는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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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Icon 바닐라로맨스2012.02.24 10:03 신고

    씁쓸합니다.
    저희 부모님은 이런 마음 안드시게 잘 해드려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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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Icon 카라의 꽃말2012.02.24 10:32 신고

    좋은 포스팅 잘보고갑니다~
    즐거운 금요일이네요~ 금요일은 더욱 좋은일 가득하세요~
    오늘도 힘내서 아자아자~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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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관령꽁지2012.02.24 15:04

    좋은글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