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한 조카에게 집 나온 이유를 물었더니......

2012. 2. 6. 06:30세상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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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조카의 가출 소식

한파가 매서운 겨울이라 그런지 요즘 주변에서 가출했다는 소식을 접할 때면 가슴이 덜컥 내려 앉습니다.

일전에 아들 친구가 가출해서 찜질방을 전전하던 이야기를 소개했던 적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중3 조카의 가출 소식을 전해 듣고 나흘 동안 마음을 졸였습니다.

고향에 계신 형님집에 있는 조카는 동생 내외가 이혼하면서 일곱 살 때 부터 할머니 손에 맡겨 졌는데 2007년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줄곧 형님 집에서 자랐습니다. 
가끔 아빠와 엄마를 따로 만나며 구김살 없이 지내던 조카가 어느 날  주변 사람들의 수근 거림에 엄마 아빠가 이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그때 부터 말수가 부쩍 줄었습니다.

하지만 속이 깊은 조카는 별 내색없이 학교와 학원도 잘 다녔고 또 교회에서 주는 장학금도 받고 친구들과 잘 어울렸습니다.
그런 조카가 갑자기 가출을 했다는 소식에 가족들 모두 너무나 놀랐습니다.
형님 말로는 평소처럼 학원에 다녀 온다는 전화를 하곤 밤새 돌아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미지 출처:http://blog.naver.com/cookietime/49316012

나흘간 오리무중 조카는 어디에?


휴대폰도 꺼진 채 연락이 두절된 조카를 찾기 위해 온가족이 동분서주했지만 행방이 묘연한 조카....
결국 하루가 지나고 다음 날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아무 흔적을 찾을 수 없었는데
나흘째 되던 날 학교 연락망을 통해 집집마다 찾아 다니던 제수씨가 드디어 조카를 찾았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조카를 찾아낸 곳은 조카와 동병상련을 갖고 있던 친구집이었다고 합니다.
부모가 이혼한 후 아버지와 단둘이 살던 친구였는데 아버지가 일주일 동안 외지로 일을 떠난 사이 친구들과 함께 지내기로 조카와 다른 친구가 가출한 것이라고 합니다.

가출한 이유를 물었더니.....

조카를 찾고 난 후 엄마가 가출한 이유를 물었더니 담담하게 이러더랍니다.
"남 눈치 보지 않고 내 맘대로 해보려고...." 
 
그동안 얼마나 남의 눈치를 봤으면 그랬을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미어지더군요.

사흘동안 세 명의 친구들이 PC방과 노래방을 쏘다니다 밤에는 라면을 끓여 먹고 컴퓨터를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난생 처음 잔소리 없는 곳에서 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지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는 조카......

좀더 많은 대화와 관심이 필요할 때......

결손가정의 고민과 아픔이 그대로 느껴진 조카의 가출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부모의 이혼으로 말수가 없었던 조카가 너무나 큰 상처를 숨기고 살았다며 눈물을 훔치는 제수씨와
경제적인 이유로 형님집에 큰 짐을 지워 미안하다는 동생......아이가 비뚤어지지 않도록 한 말들이 잔소리가 되었다며 마음 아파하는 형님 내외....

조카가 어떤 고민을 갖고 있는지 어떤 불만을 갖고 있는지 나흘간의 가출로 알게 된 가족들....
앞으로 좀더 많은 대화와 관심으로 조카가 자신의 환경을 이해하고 극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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