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객이 남기고 간 맥주 마시고 자지러진 친구 왜?

2012. 2. 8. 06:30세상 사는 이야기

친구들과 3박 4일 떠난 피서......

어제는 졸업 후 처음으로 고등학교 때 단짝이었던 동창이 나를 찾아왔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전학온 친구는 너무나 활달해 친구들이 많았는데 그 친구 얼굴을 볼 때 마다 떠오르는 기억이 하나있다.
33년전 여름이었는데 대학에 진학을 한 친구와 가난 때문에 진학을 포기하고 농사일을 거들던 친구와 일찍 사회 생활을 시작한 친구들이 여름 휴가를 가기로 했다.

처음에는 바다로 가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다수결로 소문나지 않은 인근의 계곡으로 피서를 가기로 했다.
그리고 약속한 날 친구네 집 경운기에 녹음기와 기타와 텐트 각종 음식과 술등 짐을 잔뜩 싣고 피서를 떠났다.
딸딸이라고 불리던 경운기를 타고 덜컹 덜컹 비포장 도로를 달려가던 기억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는데 그 보다 더 기억에 남는 것은 어제 나를 찾아왔던 친구의 맥주 소동이었다. 

강물 퍼마시며 구역질 하던 친구 왜?

마지막 목적지를 가기 위해서는 경운기에 있는 짐을 내리고 강을 건너야 했다.
친구 다섯이서 짐을 나르기 위해서는 강을 두 번 이상 건너야 했는데 강을 반쯤 건넜을 때 맨 먼저 솥단지를 들고 강을 건넌 단짝 친구가  갑자기 강물을 퍼마시며 구역질을 하는 것이 아닌가.
갑자기 이상한 행동을 하는 단짝의 모습에 모두 의아해 했는데 나중에 이야기를 듣고는 배꼽을 잡고 웃었다.

친구가 이상한 행동을 한 것은 다름 아닌 맥주였다.
경운기에서 짐을 내려 강을 건넜는데 마침 그곳에서 피서를 왔던 사람들이 맥주 한 짝을 고스란히 남기고 간 것을 친구가 발견했다고 한다.
그런데 다른 병은 모두 비었는데 한 병이 온전하게 남아있었다고 한다.
당시에 친구가 가장 좋아하던 맥주가 크라운이었는데 마침 남은 맥주가 바로 크라운 맥주가 아닌가....


이상한 맥주 맛의 정체는?

"아니 이게 웬 횡재냐....ㅎㅎ..."
기쁜 마음에 바로 병뚜껑을 따고 맥주병 주둥이를 입에 넣고 나발을 불었다고 한다.
아 그런데 맥주 맛이 톡 쏘는 맛이 없고 맛이 밍밍하면서 뭔가 찝찝한 맛이 났다고 한다.
혹시 날씨가 뜨거워서 그런가?
그리곤 다시 한 모금 마신 친구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면서 강물로 뛰어가서는 입을 헹구며 구역질을 해댔다. 

"아니. 갑자기 왜 그래...."
걱정스런 마음에 친구들이 묻자...
"윽~~~나 오줌을 마신 것 같아..."
"갑자기 뭔 오줌?"
"어떤 놈들이 이곳에서 놀다가 빈 맥주병 한 짝을 남기고 갔는데 그중 한 병에 오줌을 싼 후 뚜껑을 덮고 갔나봐....."
그러자 친구들이 배를 잡고 자지러게 웃기 시작했다.

"괜찮아 이 친구야..."
"모르고 먹은 것은 약이라잖아..."
친구들이 위로를 해도 우거지상을 하고 계속 구역질을 하던 친구는 그날 밥맛이 없다며 연신 소주만 마셨다.
혹시 마신 오줌에 세균이 있으면 모두 소주로 죽이겠다는 듯이.....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