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한 내 친구가 블로그를 알았더라면...

2009. 1. 20. 08:05세상 사는 이야기

일전에' 명퇴의 중압감에 자살을 선택한 친구에게'라는 글을 블로깅 한 적이 있었다. 중고등학교 때 가장 친했던 친구였고 지나치리만큼 모범적인 삶을 살던 친구였는데 명퇴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하지못할 최악의 선택을 했었다.
얼마있으면 민속의 명절 설날이라서 고향에를 간다. 고향 가는 길목에 있는 친구의 집을 지날 때 마다 늘 그 친구가 생각난다.
아마 올해도 역시 그럴 것이다. 친구가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이 너무나 아쉽게 느껴지는 것은 나 역시도 친구와 같은 충동을 느낀 적이 있기 때문이다. 친구는 회사에서 명퇴의 압박 때문에 그랬지만 나는 사업을 시작해보지도 못하고 실패를 해서 날마다 실의에 찬 날들을 보냈었기 때문이었다. 그때 내게 빛이 되어 준 것이 바로 지금의 블로그였다.다음 블로그에서 티스토리로 옮기고 난 후 생활의 소일거리를 올리면서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고 일년만에 5백만 페이지뷰를 넘을 수 있었던 것도 사업실패를 잊고 돌파구를 찾으려는 발버둥이었다. 그러면서 많은 블로그들과 소통하게 되고 내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세상과의 교류를 통해서 삶의 새로운 즐거움을 찾게 되었다. 행복을 나누는 것보다 고통을 나누는 것이 더 절실한 사람들이 많은 요즘에 특히나 친구가 더욱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은 나처럼 블로그를 했었다면 아마도 친구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다음지도 스카이뷰로 본 고향 가는 길목에 있는 친구의 집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다>

중고등학교 때 공부도 늘 나보다 잘했고 감수성도 풍부해서 문학에 심취했던 친구가 블로그를 통해서 세상과 소통할 수 있었다면 최악의 결정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들기 때문이다.나는 전문적인 분야에서 글쓰는 불로거가 아니다 다만 내가 겪었거나 생활 속에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를 쓰는 블로거다. 내가 전문적인 블로거였다면 또 다른 직업병이나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하지만 나는 블로그를 통하여 무엇을 이뤄보겠다는 큰 목표도 없다. 다만 누군가 내글을 보고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고 나누며 소통할 수 있다는 것으로 만족한다. 그로인해 내가 즐거울 수 있고 또 살아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또 다른 직업을 갖고 있고 늘 무언가 새로운 도전을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중심에는 내가 가장 어려울 때 내 마음이 소통할 수 있는 길을 터준 블로그가 있을 것이다.
블로그를 통해서 하늘에 있는 친구와 소통할 수 있고 하늘에 있는 친구도 내 블로그를 보며 웃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을 때 힘이 되줄 수 있고 위로가 되는 무엇이 있었다면......고민을 털어놓을 마땅한 상대가 없어 외로울 때 소통할 곳이 있었다면 친구도 아마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누군가 자살을 자꾸만 쓰다보면 어느 순간 살자로 바뀌어 있을 것이라고 했다....세상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만큼 독한 것은 없다고 한다. 목숨을 끊을 만큼 독하게 살면 세상에 무서운 것이 뭐가 있냐는 또 다른 친구의 말처럼 세상은 빡세게 견디어 볼 일이다. 내가 현재 쥐라면 언젠가는 쥐구멍에 볕들 날 있으리라 생각하고 세상 무너질 만큼 큰 손실을 입었다면 인생 새옹지마라 생각하고 멀리보고 가자......
마지막으로 하늘에 있는 친구여.... 가끔 힘들거나 심심하다면 내 블로그에 놀러오시게.... 와서 방명록에 자네 그림자라도 남겨 놓으면 꼭 답신 하겠네.... 새해 복많이 받으시게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