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 운명은 현대판 콩쥐팥쥐전?

2008. 11. 23. 20:39연예가 이야기

어제는 어머니 돌아가신지 1년이 도는 기일이라서 온가족이 다 모였습니다. 많은 동네 분들도 어머니 기일에 찾아오셔서 함께 애도를 해주셨습니다. 독실한 크리스챤이셨던 어머니는 아픈 몸으로도 늘 성당에 열심히 다니셨는데 많은 분들이 어머니를 회상하시며 기도를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저녁 식사가 이어지고 산더미처럼 많은 설거지와 뒤처리를 마친 동네 아낙들의 수다가 시작되었습니다.
요즘 화제는 당연히 김장이었는데 누구누구네는 고추가루가 적었고 또 누구네는 김치포기가 너무 작고 포기 수만 많아서 너무 힘들었다는 이야기며 자질구레한 동네 이야기를 흥미롭게 듣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TV에서 일일 연속극 '너는 내 운명'이 나오자 금새 화제가 드라마 이야기로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평소에 드라마에 대한 불만이 무척 많은 듯 서로 이야기 하느라 정작 TV에서 나오는 연기자의 목소리는 들리지도 않았습니다.
동네 아주머니들의 수다에 의하면 '너는 내 운명'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드라마라며 빨리 종영해야 한다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이었습니다.
드라마가 일관성이 없고 갑자기 불쑥 튀어나오는 배역 설정은 억지에 가깝다며 목청을 높였습니다.
특히 복잡한 가족사에 얽히고 설키는 것도 짜증나지만 그중에 압권은 신 21c의 콩쥐팥쥐들의 등장으로 짜증만 유발하는 드라마라며 빨리 종영 했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호세가 새벽이를 사랑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수빈과 홍연실의 행동도 도가 지나쳤지만 민정과 유리의 행동은 그야말로 팥쥐와 팥쥐엄마의 환생이라며 이구동성 시청자들 스트레스 쌓이게 하는 드라마라고 합니다.  
너는 내운명 기획의도를 다시 읽어보면 참 깔끔하고 건강하고 밝은 드라마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데 그 기획의도를 다시 되짚어보면

편견과 상처를 극복한 새로운 가족의 탄생 친딸의 장기를 이식받은 아가씨를 딸로 입양하고, 싱글맘인 연상의 여자를 큰며느리로 맞이하게 된 이 시대 대표적인 소시민가정의 일상다반사를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 보고자 한다. 벼랑 끝에서도 꽃피우는 희망의 메시지! 부모도 없고 돈도 없고 시력까지 잃었던 고아 처녀 장새벽 그런 그녀가 운명적으로 각막이식을 받고 기증자의 가정으로 입양되는 과정을 통해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고 따뜻한 것임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장기기증, 나누면 두 배가 되는 행복! 아직은 부정적으로 기피되고 있는 장기기증의 문제를 밝고 건강하게 그려냄으로써 기증자 가족과 수혜자 모두의 인생이 어떤 식으로 행복하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주고자 한다. <너는 내 운명 기획의도..중에서>

친딸의 장기를 이식 받은 아가씨를 딸로 입양하고 싱글맘인 연상의 여자를 큰며느리 맞게 되는 소시민 가정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 보고자 한다.....이것을 보여줄 요량이었다면 이미 보여줄 것은 다 보여주었는데 드라마를 엿가락 늘이듯 늘이기 위해 억지 배역에 신 콩쥐 팥쥐전을 연상케 하는 왕따와 괴롭힘만 판치는 드라마로 변질되었다는 것입니다.
새벽의 엄마의 출현이나 싱글맘이었던 소영의 전 남편의 출현 그리고 극에 달하는 민정과 유리의 괴롭힘만이 남은 너는 내 운명의 스토리가 너무나 작위적이고 본질에서 벗어난 느낌이라고 하더군요.
물론 작가가 결론을 어떻게 귀결하는가에 대한 것은 차치하고 현재의 상황을 보면 시청자의 원성을 들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결혼을 허락하고 식을 올렸음에도 작정하고 골려먹고 왕따를 시키려는 민정의 행동이나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새벽이의 아픈 곳을 들춰내거나 배배꼬인 말투로 약올리는 유리의 행동은 상식적으로 수긍이 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새벽이가 그런 고통을 감수하고 결국 행복해진다는 결말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작가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시청률이 1위라는 자아도취에 빠져 드라마를 연장하기 위해 억지 배역과 설정을 멈추고 종영을 하는 것이 본래의 기획의도도 살리고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이라 하더군요.
동네 아줌마들의 이야기 속에는 예전처럼 드라마에 몰입해 눈물 흘리고 맹목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예리한 비판 의식과 드라마 내용에 대한 모니터링이 자연스럽게 이루어 지고 있었습니다.
그날 21c 신 콩쥐판쥐전인 너는 내 운명은 동네 아주머니들의 입방아에 짜증 유발 드라마로 낙인 찍힌 채 끝나 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