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전 아내의 사진 속 배우 김성겸

2008. 11. 20. 09:57연예가 이야기

TV나 영화를 볼 때 눈여겨 보는 배우가 있다. 그는 신세대들에게 인기 있는 배우는 아니지만 내게는 늘 선이 굵은 연기를 하며 드라마의 재미를 한껏 돋우는 명연기자로 각인되어 있다.
내가 그를 처음 본 것은 1982년 뜨거웠던 여름인 것으로 생각된다. 당시 가정 형편상 2년 늦게 대학을 들어간 나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대학을 다니고 있었고 하숙을 하는 고교동창과 늘 낚시를 다니곤 했다.
바다낚시를 처음 접한 나는 민물낚시와는 또 다른 재미에 푹 빠져 주말이면 바다로 나가곤 했는데 어느 날 아르바이트 하면서 알게 된 여자친구와 바다 낚시를 가게 되었다.
그곳은 주문진 지나 남애라는 곳이었는데 작은 항구가 바다와 잘 어울려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었다.
버스를 타고 40분을 가야 갈 수 있는 남애항은 친구가 몇 번 낚시를 하며 재미를 보던 곳이라며 추천한 곳이었다.
아가씨와의 첫 데이트라는 것도 기억에 남는 것이지만 이날 낚시는 내게는 특별한 기억이 있다.
바로 배우 김성겸을 처음 만났다는 것이 그것인데......


당시 남애항에 "TV문학관"을 촬영하기 위해 KBS 촬영팀과 연기자들이 내려왔었는데 묘하게 낚시를 마치고 돌아가려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낯익은 사람 둘이 길에 서있었다.
그런데 여자친구들이 갑자기 여자를 보며 펄쩍펄쩍 뛰는 것이 아닌가...
당시 잘 나가던 여자 탈렌트라며 내게 사진을 찍어 달라는 것이 아닌가....
당시 사인을 받을 생각도 안했을 뿐더러 정중하게 사진 한 장 함께 찍어달라 말도 못한체 어정쩡쩡하게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사진을 찍을 때 까지만 해도 나는 오른쪽에 서있던 배우 김성겸을 몰랐다.
여자 탈렌트의 이름도 기억이 안났지만 직접 본 얼굴은 갸름하고 정말 예뻤다.


그리고 내가 찍었던 사진을 다시 본 것은 8년 후였다.여자친구와 결혼을 하고 사진첩에서 그 사진을 다시 보게 되면서 그때 옆에 서있던 배우가 김성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TV에 나올 때 마다 눈여겨 보게되었다. 89년 결혼하던 해 배우 김성겸은 KBS 연기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 털털한 동네 아저씨 같은 인상이 매력적인 배우 김성겸은 26년 전보다 지금 더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얼굴도 지금이나 그때나 전혀 변하지 않은 것 같다.


제 5공화국''불량주부''눈으로 말해요''달자의 봄''나의 결혼 원정기''불어라 봄바람''역전에 산다''깍두기'등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많은 작품에 출연했는데 그중 기억에 남는 것은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에서의 푸근한 할아버지 역으로 나왔을 때와 "연개소문"에서 수나라를 세운 문제역으로 출연했을 때 그리고 근래 종영한 식객에서 운암정과 절친한 대한그룹 장회장으로 출연해 관록있는 연기를 펼쳤고  현재는 인기리에 방송되고 있는 "에덴의 동쪽"에서 태성그룹 오회장 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나이가 내일이면 70을 바라보는 나이에 젊었을 때 보다 더 왕성한 연기를 펼치고 있는 배우 김성겸.......
황혼이 더 열정적이고 아름다운 배우로 기억되는 연기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