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은 국산 김치는 중국산

2008. 9. 30. 07:41세상 사는 이야기

요즘은 생일도 잊고 산다.어릴 적에는 어머니가 생일을 챙겨주고 결혼해서는 아내가 생일을 챙겨 주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생일이나 기념일에 무감각해지는 것 같다. 모두가 맞벌이를 하다보니 서로를 챙겨주지 못해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지나고 나면 섭섭하다.
어제가 내 생일이었다. 그런데 메일을 열어보고 나서야 생일인지를 알았다. 양력 9월 1일이면 어김없이 날라오는 생일을 축하합니다 멘트가 음력 9월1일인 어제도 날라왔다. 미역국도 못먹고 지나가는 것이 아쉬웠는데 다행히 기념일을 잘 챙기는 형님이 전화를 했다.저녁이나 같이 하자고........
기쁜 마음으로 저녁을 하고 2차로 삼겹살 집으로 같다.둘이 시작한 술자리가 어느새 여섯명으로 불어났다.

                                                             이미지 출처:너家내家<상기 사진은 글 내용과 무관함>

그런데 삼겹살 집에 크게 원산지 표시가 되어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삼겹살 원산지 국산.....
음식점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볐고 나와 일행도 삼겹살을 맛나게 먹고 있었다.
그런데 식당에서 일을 해봤던 형수가 갑자기 밑반찬으로 나온 김치를 들고 '이건 중국산이야' 했다.
다른 사람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받아 들였지만 나는 왠지 찜찜했다.
요즘 멜라민 파동 때문에 중국산 제품에 대한 인식이 안좋은데 중국산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 김치에 손을 대기 싫어졌다.
구들장에 삼겹살이 익어가고 그 위에 김치를 얹어 놓으면 정말 맛있는 삼겹살......
그런데 김치를 먹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자 삼겹살도 질려서 먹기 싫어졌다.
김치는 왜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을까?
써빙보는 아주머니에게 물어보았다.
"이 김치 중국산이 맞나요?"
"저는 잘 몰라요....주인 아주머니가 장을 보기 때문에 저희들은 잘 몰라요..."
한다.사람들은 중국산이라 찜찜하면 안먹으면 되지 했지만 나는 김치도 돼지처럼 원산지를 표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알고 먹는 것과 모르고 먹는 것은 너무나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었다. 기분도 그렇거니와 나도 모르게 건강을 해칠수 있다는 생각에 먹거리에 신중해졌기 때문이다.
이 음식점의 모든 사람들이 삼겹살이 국산이라는 말에 현혹되어 당연히 김치도 국산이려니 생각하고 먹고 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나오면서 주인 남자에게 확인한 결과 김치는 중국산이 맞았다.
삼겹살은 국산 김치는 중국산.......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겠지만 왠지 속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