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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에 부친 할머니의 가을걷이

2008. 9. 30. 17:39세상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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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으로 나가는 길에 잠시 교동초등학교를 들렀다 나가는 길이었습니다. 길옆에 할머니 한 분이 고구마를 캐고 계셨습니다.
아주 빠알간 밤고구마들을 보고 가려고 차를 세웠습니다.
할머니는 팔순이 넘으셨는데 해마다 이곳에서 농사를 짓는다고 하셨습니다.
원래 이곳은 재경부 땅인데 온통 쓰레기로 뒤덮여 있는 것을 할머니 혼자 모두 치우고 고추며 고구마 각종 채소들을 키운다고 하셨습니다.십여년을 이밭을 가꾸고 있는데 올해는 고구마가 작년의 반 밖에 수확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아들과 손주들에게 바리바리 싸주셨는데 올해는 보낼게 많지 않다고 하시더군요.
팔순이 넘은 나이에도 자식이나 손주를 위해 직접 농사를 짓는 모습에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늘 자식들에게 아낌없이 주고싶어 하던 어머니.......할머니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어머니를 보는 듯 마음이 찡했습니다.


등이 굽으신 할머니가 힘겹게 캐 놓은 밤고구마들......할머니의 땀과 정성이 자식들과 손주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질 듯하다.


쓰리기 천국이었던 곳을 깨끗하게 정리해서 밭을 일구셨다는 할머니 주변에 돌과 시멘트 부스러기들이 많았다.옥수수도 심어서 손주들에게 보내 주셨다는 할머니...지금은 파와 무 배추를 심어 놓으셨다.


뿌리째 뽑힌 고구마....아직도 자라고 있는지 뿌리가 튼실하다. 오른쪽 부터 고구마가 자라는 과정을 보여주는 듯했다.

해마다 이곳에서 고추농사를 지어 지식들에게 보내 주신다는 할머니 올해는 고추가 그리 잘 되지 않아 속상하다고 하셨다.
이곳도 주변에 돌과 시멘트 조각들이 많아 줍느라 힘이 들다는 할머니의 가을걷이는 흉작이었다.
고생하신 만큼 풍성한 가을이 되었으면 참 좋았을텐데 .......
약속 때문에 끝까지 도와드리지 못하고 캐 놓은 고구마만 쌓아놓고 발길을 돌렸다.
내년에도 건강하신 모습으로 뵐 수 있기를 바라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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