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선거 운동하면 얼마나 벌어?

2008. 4. 4. 21:59세상 사는 이야기

18대 국회의원 서거를 향한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되자 거리에는 벽보와 현수막이 걸리고 만나는 사람마다 화제는 단연 선거 이야기다.아파트 단지나 사거리 주변에는 후보의 유니폼을 입은 운동원들의 율동과 함께 요란한 노래가 쉴 사이 없이 흘러나온다.
모자를 눌러쓴 채 하얀 장갑을 낀 손가락으로 후보의 번호를 펴보이며 춤을 추는 아줌마를 볼 때 마다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그야말로 동해번쩍 서해번쩍 홍길동이 따로 없다.특히 이곳은 인구가 적어서 3개 시군을 묶어 선거운동을 하기 때문에 이동거리가 많다고 한다.
아내와 함께 상가에서 속옷장사를 하다 가게를 정리한 백수 보라네 엄마는 이번에 선거운동원으로 뽑혔다고 한다.남들이 보면 우습게 보일지 모르지만 경쟁이 치열했다고 한다.선거법상 국회의원 선거에는 읍.면.동 단위로 3명씩 운동원을 둘 수 있다고 한다. 이곳이 12개동에 36명의 유급 선거운동원을 뽑는데 지원자가 100여명이 넘게 지원했다고 한다.하루 일정을 보면 오전 5시30분 기상해서 아이들 밥을 차려놓고 오전 6시 30분 까지 선거캠프 출근하면 담당자의 간단한 설명과 일정표를 듣고 오전 7시 출근길 거리유세에 나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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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흔들고 머리를 숙이고' 00번 000입니다'를 외치다 보면 목구멍이 싸해 온다고 한다.그리고  오전 10시에 잠시 휴식 다시 오전 10시30분에서 12시 까지는 2인 1조가 되어 아파트나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돌며 홍보하고 낮 12시 식사(식사는 주로 김밥이나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도시락) 를 한다 다시 오후 1시 거리유세와 2인 1조 홍보 그리고  오후 5시30분에 퇴근길 마지막 거리유세를 끝낸 오후 7시30분이면 퇴근을 한다고 한다. 그야말로 숨쉴틈 없는 강행군이라고 한다. 어제는 몸이 녹초가 되어 들어가 저녁을 먹는데 중학교 다니는 아들녀석이 묻더란다.
"엄마 선거 운동 안하면 안돼?"
"그건 왜?"
"오늘 친구들과 집으로 오다 선거 운동하는 엄마를 보았는데 친구들이 엄마가 있는지도 모르고 놀리잖아"
"아니 뭐라고 놀리는데?
"저 아줌마들 웃기지 궁둥이 흔들며 춤추는 것 좀 봐  삐쭉삐쭉..따라하며 놀리잖아"
"그게 뭐 놀리는 거니...호기심에 따라하는 거겠지....그리고 엄마 돈 많이 번다.그런데 앞으로 5일만 더 하면 하고 싶어도 못한단다"
"엄마 선거운동 하면 하루에 얼마나 버는데?"
"그런건 몰라도 돼 ...네 학원비는 보태고도 남는다..."
아이에게 일당이 얼마라고 이야기 하지 않았는데 사실 하루에 일당 7만원을 받는다고 한다. 다른 곳은  6만원 받고 하는 곳도 있고 또 어떤 후보의 선거운동원은 무보수로 봉사하는 운동원도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자신은 당장 경제적인 압박감 때문에 무보수로 하라면 못한단다.아이들 학원비에 생활비 한달에 들어가는 돈을 생각하면 이것만큼 좋은 일이 어디있느냐고 한다.
짧은 선거기간(13일) 동안 일하고 100만원 상당의 목돈을 쥘 수 있어 가만히 오는 손님 기다리는 예전의 장사보다 활동적인 선거 운동원이 적성에 맞는다고 짐짓 너스레를 떤다.
또 어차피 선거운동을 할 거면 내가 운동하는 후보가 당선되도록 열심히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당선되면 두고두고 보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힘들지만 최선을 다한다고 한다.
남편과 사별하고 아이 둘을 잘 키우고 있는 억척 또순이 보라엄마.....
내일도 어김없이 거리에서는 보라엄마의 힘찬 구호와 율동을 볼 수 있을 것이다.
~~00을 향한 나의 사랑은 특급 사랑이야~~~
힘찬 로고송과 함께 4.9총선을 향해 달려가는 백수 보라엄마의 몸짓에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그리고 선거가 끝난 후에도 꼭 새로운 직장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