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에게도 직업병 있다?

2008. 4. 4. 12:08세상 사는 이야기

내가 처음 블로그를 만든 건 2007년 11월이다. 물론 그전에 다음 블로그를 한 달 정도 운영하다 티스토리로 옮긴 것은 빼고......짧은 기간에 방문자가 벌써 170만명을 넘었다.나이 들어 늦게 시작한 블로그가 재미있기도 했지만 글을 통해서 세상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큰 기쁨이고 즐거움이었다. 물론 아이들 용돈을 줄 정도의 부수입은 보너스라고 할까?.....아무튼 생활 속에서 내가 겪은 일들을 솔직하게 표현한 것이 블로그 뉴스에 자주 오르내리면서 뜻하지 않게 호황(?)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너무 열심히 하다보니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바로 직업병이 생긴 것이다.
아침 저녁으로 생각한 것을 밤에 기사 작성을 하는데 오십견이 왔는지 어깨도 뻐근하고 허리도 아프고 손목도 시큰시큰 거리기 시작한 것이다.그리고 늦게 까지 블로깅을 하다보니 잠이 절대 부족했다.늦게 배운 도둑질 밤 새는 줄 모른다더니 꼭 나를 두고 하는 말인 듯 하다.늦게 배운 컴퓨터에 자판 두드리는 솜씨도 느린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어느 순간 통증을 느끼게 되면서 '아,이러다 안되겠네...쉬엄쉬엄 해야지'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아내와 함께 자영업을 하다보니 남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블로깅하는 즐거움이 고통스럽다면 오래 지속할 수 없겠다 싶어. 오전에는 운동삼아 산과 바다로 가기로 했다.그런데 문제는 나도 모르게 디카 사진을 챙기고 메모 수첩을 주머니에 넣은 것을 잊지 않는 다는 것이다.산에 가면 주변에 혹시 기사꺼리가 될 게 없을까 생각하고 바다로 가면 연신 바다풍경과 바다 수면아래 신기한 것을 담느라 정신이 없다.
어느새 블로그 생활이 한편으로는 재미와 즐거움을 또 한편으로는 직업병을 가져다 준 셈이다.
친구들과 만나도 화제는 단연 블로그다. 친구들은 그게 뭔데....그 나이에 뭔 재미로 컴퓨터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나....이런 식이다...정말 블로깅의 재미를 모르는 친구들이다.그동안 대충대충 알고 지내던 지식이나 경험을 확실히 되짚어 보는 버릇도 생겼다.물론 처음에는 날마다 기사를 올려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급하게 쓰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젠 하루에 하나라도 제대로 된 것을 올려야 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과유불급이라고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한 것처럼 조급하지 않고 편안하고 여유롭게 글을 써야  좋은 글 좋은 기사를 쓸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것이 오래오래 블로거로서 살아남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므로.....
여러분도 혹시 나와 같은 증상을 갖고 계시지는 않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