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겪었던 사채업체의 '딱지' 뭔가 했더니...

2011. 12. 15. 08:43세상 사는 이야기

낙선 후 사채를 빌린 친구....

어제는 모처럼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다.

거래처 때문에 한 달에 한 번 들르는 친구와 종종 점심식사를 먹곤하는데 어제는 기갑부대 대대장으로 전속온 친구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그동안 지내왔던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몰랐는데 그중 예전에 사채로 곤욕을 치렀던 친구 이야기는 온몸에 전율이 날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친구가 사채에 손을 댄 것은 지금으로 부터 12년전 일이라고 한다.
당시 제약회사 지점을 운영하며 탄탄대로를 걷던 친구가 도의원 선거에 출마하면서 인생이 바뀌기 시작했는데 추진력과 자신감 하나 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친구는 불도저처럼 선거에 올인했고 결과는 아쉽게도 차점자로 낙선했다고 한다.

                                  <예전에 대부업체에 대출받고 갚느라 고생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선거 전에 운영하던 회사를 넘겼고 갖고 있던 돈도 모두 날린 친구는 재기를 위해 이것 저것 손을 대다 부족한 자금을 메우기 위해 사채업자에게 손을 벌리게 되었다고 한다.
처음에 백만원을 빌렸고 다시 다른 곳에서 백만원을 더 빌리게 되었는데 가게가 제대로 되지 않아 날마다 갚아야 되는 원금과 이자가 눈덩이 처럼 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돌려막기식으로 또 다른 곳에서 사채를 끌어쓰는 악순환이 반복되었고 결국 더 이상을 돈을 빌릴 곳이 없게 되자 빚독촉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스스로 주민등록을 말소한 친구 왜?

날마다 전화로 괴롭히는 것은 물론이고 가게에 와서 진을 치고 있다 물건을 팔고 나면 바로 그 돈을 가로채 가기도 했다고 한다.
가게에 우락부락한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으니 오는 손님들도 점점 줄어 매상이 오르지 않아 더 이상 돈을 갚을 수 없어 결국 도망자 신세가 되었는데 이상하게도 아무리 숨어도 사채업자는 친구가 간 곳을 귀신같이 찾아냈다고 한다.
명절 때 성묘가는 길목에 숨어있는 사채업자에 잡혀 온갖 협박에 감금과 폭행까지 당했다고 했다.
결국 마지막으로 친구가 선택한 것은 주민등록 말소였다고 한다.
친구 스스로 동사무소를 찾아가 주민등록을 말소시켜 달라고 그렇게 3년을 살았다고 했다.

누구나 극단적인 상황에 몰렸을 때 사채업자나 대부업체에 문을 두드린다는 것을 알기에 친구 이야기를 들으며 예전에 대부업체어서 대부를 받았다가 고생했던 기억이 떠올라 가슴이 아팠다.

사채업자들이 사용하는 사채 딱지가 뭘까?

괜한 사설이 길었지만 정작 오늘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바로 사채 딱지다.
친구가 이야기 하기 전 까지 전혀 알지 못했던 사채 딱지란 바로 아파트 분양권을 전매하는 것과 유사한 것이다.
예를 들어 아파트 분양권을 받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분양권을 넘기는 것처럼 사채로 빌려준 원금을 다른 업자에게 돌려 매매하는 것을 사채 딱지라고 한다고 했다.

예를 들어 친구가 백만원의 사채를 이용했는데 이자와 원금을 받던 사채업자가 아직 남은 원금과 이자를 다른 사채업자에게 할인해서 넘기는 것을 사채 딱지라고 부른다고 한다.
100만원을 빌려줬던 사채업자가 이자와 원금을 회수하다 아직 남은 원금과 이자를 할인해서 사채업자에게 양도하는 것을 말하는데 결국 사채업자들 끼리 뺑뺑이 돌리듯이 거래 하는 것을 말한다.

사채 딱지를 받은 사채 업자들은 이전에 받은 사람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독해서 물려 받은 딱지를 회수하기 위해 더 가혹하게 채무자를 괴롭힌다고 했다.
딱지로 받은 금액을 받을 때 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들의 잔혹성은 직접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모른다고 했다.
 

아직도 사채시장에서 딱지를 사고 파는지 알 수 없지만 원금을 회수하기 위해 채무자를 괴롭히는 일은 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던 친구.....
그런 일들이 빨리 사라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