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각방 쓰는 친구 왜 그런가 했더니...

2011. 12. 20. 06:00세상 사는 이야기

동창회에 오지 않은 친구 왜?

지난 주에 동창회 송년 모임을 했습니다. 

8월 동문 체육대회 끝내고 4개월만에 만나는 자리라서 많은 친구들이 참석했는데 가장 참석율이 좋았던 친구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동창들 경조사나 모임이면 빠지지 않고 다니던 친구라서 정말 의외였습니다.
 

"아니, 어쩐 일이야...집안에 무슨 일이 있거나 어디 아픈 거 아닐까?..."
 

궁금한 친구들이 수근거리자 중간에 앉아 있던 여자 동창이 일어서더니 이러더군요.

"00가 나오지 않은 건 모두 나 때문이야?"

"아니, 왜 둘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응, 지난번 체육대회 끝나고 내가 보낸 장난 문자 때문에 심하게 다투었나봐..."
"아니, 예전에 집에 갔을 때 보냈던 그 장난 문자 메세지 말이야?..."
"응, 내가 문자 보낸 것을 우연하게 친구 아내가 보고 의심하기 시작했는데 나중에는 동창회 카페에 올라온 사진을 보고 대판 싸웠다고 하더라구..."
"나중에 친구 아내가 내게 전화해서 마구 따지더라구...어떻게 남의 신랑에게 그럴 수 있느냐고..."
"별일 아니고 그냥 장난 문자였다고 사과해도 막무가내더라구....아무튼 괜한 장난 문자 때문에 부부가 결국 각방을 쓰고 있다는데 친구에게 미안해 죽겠어...."

그말에 친구들 여기 저기서 장난 문자 때문에 자신이 겪었던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그 문자는 나도 받았던 문자였는데 8월 동문회가 끝난 후 집에 도착해 저녁을 먹을 때 여자 동창으로 부터 문자 메세지가 하나 도착했습니다.
 
웃자고 보낸 문자 메세지 때문에.....
 


"자기야!...
 잘갔어?
 담에 또 봐 
 
 .."
 

그 문자를 보는 순간 웃음이 나더군요....장난 문자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지요....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아내가 보았다면 친구 아내처럼 오해할 수도 있었겠다 생각이 들더군요.
각방을 쓰는 친구처럼 심하지는 않아도 다른 친구들 몇몇은 장난 문자 메세지 때문에 이번 동창회 참석하는 것을 아내가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실토하더군요. 

친구가 각방을 쓰게된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동창회 카페에 올라온 사진 때문이라고 합니다.
많은 사진들 중에 여자 동창생과 서로 어깨동무를 하고 다정하게 찍은 사진을 본 아내는 그동안 친구가 동창회에 빠지지 않고 간 것도 결국 여자 동창을 만나 놀기 위해 그랬던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내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거야, 더구나 남녀공학이니 오해 살 일을 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장난 문자 때문에 부부 사이가 악화되고 각방까지 쓰게될 줄 몰랐다며 진심으로 미안해 하던 여자 동창 이야기를 들으며 앞으로 친구간에 괜한 오해 살 일을 하지 않기로 친구들과 약속했습니다.
다음 동창회에는 아내와 각방을 쓰는 그 친구가 예전처럼 밝은 모습으로 동창회에 나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