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차량에 경유를 넣었더니......

2011. 3. 21. 12:06세상 사는 이야기

며칠 전의 일입니다.
그날은 23번째 결혼 기념일이었는데 친한 지인들과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녁 식사를 하면서 많은 이야기가 오갔는데 그중 아내 친구 의 자동차 사고 이야기가 가장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접촉 사고 경험담을 이야기 하던 중에 휘발유 차에 경유를 넣었다가 봉변을 당한 이야기였는데 지금 생각해도 정말 아찔하다며 웃더군요.

사건의 발달은 접촉사고가 발생하면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올해도 변함없이 폭설이 내렸던 이곳은 재빠른 제설작업으로 도로는 완전 복구가 되었는데 큰 건물이 있는 곳 결빙지역을 지나다 접촉사고를 냈다고 합니다.
오토 차량이었는데 앞차가 서는 것을 보고 갑자기 브레이크를 잡았는데 전혀 브레이크가 작동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앞차와 뒷차가 부딪쳐 양쪽 모두 흠집이 나서 보험처리를 하고 다음날 공업사로 차를 입고 시키기로 했다고 합니다.

셀프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었는데...

그런데 다음날 생각지도 못한 큰 일이 터졌다고 합니다.
집을 나와 지나는 길에 주유소를 들렀는데 마침 그곳은 셀프주유소였다고 합니다.
자가운행을 하면서 지금껏 셀프주유를 해본 적이 없었지만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 귀찮아서 그냥 주유를 했다고 합니다.
무사히 주유를 마치고 차량의 시동을 거는데 잘 걸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결국 대여섯번 시도 끝에 시동이 결려 운행을 시작했는데 이상하게 차가 쿨럭 쿨럭 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때 까지 어제 접촉 사고 때문에 차에 이상이 생겨서 그려러니 생각하고 갑자기 차 도로에서 퍼질까 하는 생각에 가까운 카센타에 들렀다고 합니다.


한참을 살펴보던 카센타 직원이 다른 곳의 이상을 발견할 수 없다며 아마도 견인해서 공업사로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하더랍니다.
어차피 공업사로 가야 하던 참이라 결국 차를 견인해서 공업사에 입고 시켰다고 합니다.
그리고 접촉사고가 났던 앞부분의 수리와 갑자기 차가 쿨럭거리고 시동이 걸리지 않는 것도 고쳐달라고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휘발유 차량에 경유를 넣었을 줄이야.....

그런데 다음 날 공업사에서 온 전화를 받고는 정말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아주머니, 휘발유 차량에 누가 경유를 넣었습니까?"
"예?.......경유를 넣다니요..."
"휘발유 차에 경유를 넣었으니 차가 이모양이지요..."

그때서야 어제 셀프 주유소에서 주유했던 것이 휘발유가 아닌 경유였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고 합니다.

"아이고, 그럼 어떡해야 하지요?.."
"다행히 무리하게 운행을 하지 않아 엔진에는 이상이 없는 것 같으니 일단을 경유를 모두 빼고 세척을 하고 다시 이상유무를 따져 봐야 합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엔진세척을 하고 난 후 별다는 이상이 없어 지금껏 차량운행을 잘하고 있다고 합니다.
주유를 잘못해서 세척하는데 33만원의 돈을 추가로 지출했지만 조금더 차량을 운행했더라면 오히려 더 큰 돈이 들었을 것이라며 큰 경험을 했다고 박장대소 하더군요.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휘발유 차에 경유를 넣은 것보다 경유차에 휘발유를 넣은 것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물론 기름의 양을 얼마나 넣는가에 따라 달라지지만 휘발유는 경유보다 불이 더 잘붙기 때문에 경유차에 휘발유를 넣으면 엔진이 눌어붙을 위험이 커진다고 합니다. 대신 휘발유차에 경유를 넣으면 연소가 잘되지 않아 쿨럭거리다 차가 스는 것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과하게 시동걸려하고 무리하게 주행하면 결국 엔진이 망가져 전체를 들어내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합니다.

자신의 잘못으로 일어난 일이라 큰 경험으로 생각한다는 아내의 친구 ......
앞으로 주유할 때 한눈 팔지 말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