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손된 택배 황당한 택배기사의 말 한 마디

2011. 2. 2. 11:49세상 사는 이야기

며칠 전의 일입니다.
서울에서 두 달간 입시 준비를 하던 아들이 집으로 돌아오기 전 택배를 보냈습니다.
네 개의 박스에 포장해서 보낸 물건이 이틀 후 도착했는데 마침 집이 비어 경비실에 맡겨 놓으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퇴근 후 경비실에 들렀습니다.
"안녕하세요!....택배 물건 좀 찾으러 왔습니다...."
"아, 예 이제 퇴근하세요?...오후에 박스 네 개가 왔습니다....그런데...."
"아니 왜요 뭐가 잘못되었나요..."
"글쎄요 물건을 뜯어보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박스에서 뭔가 자꾸 줄줄 흘러 택배기사에게 받을 수 없다고 했는데 사장님과 통화했다고 하면서 그냥 내려 놓고 가더라구요...."


경비 아저씨의 말을 듣고 바닥을 보니 알 수 없는 가루들이 바닥에 쌓여있었습니다.
"아니, 이게 뭐죠?..."
"글쎄 저도 모르겠어요 택배기사가 들고 들어올 때 부터 줄줄 새더라구요...정말 받지 않으려고 했는데 사장님도 아신다면서 무조건 내려놓고 내빼더라구요..."


네 개의 박스중에 의심스런 상자 한 개를 바로 개봉해보았습니다.
상자를 개봉하자 마자 가루에 뒤범벅된 물건들이 보였습니다.


쏟아진 가루의 정체는 바로 핫초크 가루였습니다.
아들이 사용하던 물건을 차곡차곡 넣은 후에 책과 옷가지로 고정을 시킨 후 포장을 했는데 택배 과정에서 깨져 가루가 새어나온 것이었습니다.
"밟거나 던지지 않으면 이지경이 되지 않았을텐데....정말 엉망진창이네요...."
옆에서 보던 경비 아저씨가 기가막힌 듯 한 마디 하시더군요.


혹시라도 파손될까 상자에 함께 넣었던 책이며 옷가지들 모두 초코가루가 들러붙어 찐덕찐덕 거렸습니다.
나와 전화 통화할 때에도 파손에 대해서 말 한 마디 없었는데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경비실에 맡길 때 전화 한 통 해줬으면 이렇게 화가 나지 않았을텐데.......


다른 이불 박스도 옆구리가 터져 때가 잔뜩 묻어있었습니다.
설날이 다가와 택배물량이 많아 그려려니 이해는 하지만 속상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일이 이번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주 전에도 파손된 택배를 받고 고생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모 쇼핑물에서 자동차 후사경을 샀는데 경비실에 맡겨진 물건을 찾고보니 완전히 파손된 것을 놓고 갔더군요.
택배 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왜 파손된 물건을 그대로 놓고 가느냐 물었더니 자신들은 배달만 할뿐 내용물이 잘못되었다면 산 곳에 전화를 걸어 반품을 하라고 하더군요."
처음 상품이 출고될 때 부터 박살이 난 것은 아닐텐데 너무 무책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루가 뒤범벅이 된 물건들을 씻고 닦고 하면서 설날 선물을 택배로 받으신 분들이 나같은 경우를 당하면 얼마나 황당하고 불쾌할까 ......
그런 생각을 하니 마음이 씁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