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개명을 결심한 결정적 이유

2010. 10. 8. 09:23세상 사는 이야기



몇달전 후배로 부터 개명을 했다는 문자를 받은 적이 있었다.

하는 사업마다 잘 안되고 가정도 순탄치 못한 이유중에 이름이 너무 드세서 그런 점도 있다는 철학가의 말에 부드러운 이름으로 바꾸었다고 했다.
성진에서 문규로 바꾸었는데 그후로도 잘풀리고 있는지 감감 무소식이다.

요즘 아내가 개명신청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
아니 개명을 결심하고 새로운 이름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고 있다.
아내가 이름을 바꾸려고 한 것은 아주 오래 되었지만 예전에 개명신청하기도 까다롭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잘 받아들여지지 않아 엄두를 내지 못했었다.

예전 개구우먼 안선영의 모친 심말련 여사가 심정은으로 개명했다는 프로그램을 보던 아내가 부러워하며 자신도 당장 개명하겠다고 했지만 워낙 바쁘게 살다 보니 또 금새 잊혀졌었다.

결혼한 후 23년 동안 자연스럽게 불렀던 아내의 이름 복X이....

사실 아내는 집에서 살림을 하는 여자가 아니다.
결혼 후 지금까지 의류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사업을 하다보니 남에게 자신의 이름이 불리거나 또 적어 내야하는 경우가 많다.
사업자 등록증을 내는 일이며 카드 가맹점 가입 그리고 각종 매입 영수증에도 꼬박꼬박 적힌 이름 복x이.....

가게 단골 손님들이나 친구들이 간혹 ...

"이름이 어때서 귀엽기만 하구만...."

하는 위로의 말마저 놀림으로 들린다는 아내
그만큼 이름에 대한 아내의 스트레스와 컴플렉스가 높았는데 여기에 기름을 붓는 일이 벌어졌다.



저녁을 먹고 아내와 함께 TV를 시청하는데 마침 개를 키우는 집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었다.

그런데 하필 강아지 이름이 아내의 이름과 똑같은 것이 아닌가....
그렇지 않아도 이름 때문에 예민해져 있는 아내의 얼굴이 금새 얼굴이 울그락 붉그락  해졌다.

'개 이름을 지을 게 그렇게도 없나....ㅜㅜㅜ.."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개주인은 개가 귀엽다면 연신 아내의 이름을 불러댔다.

"아이고, 예뻐 우리 복X이....이리와 복X아....."

부글부글 끓어 오르는 아내에게 괜한 유탄을 맞기 싫어 얼른 채널을 돌렸다.
이름에 관한한 어떤 위로도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한참 지난 후 아내에게 ....

"그동안 생각했던 이름이나 새로 개명하고 싶은 이름이 있으면 생각해봐..." 

그러자 금새 화색이 돌며 생각했던 이름을 주르륵 내뱉는다.
그동안 이름 때문에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으면 .....

얼마남지 않은 아내의 생일에 그토록 원하던 개명을 꼭 해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