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네킹의 서비스 정신 정말 대단해....

2010. 5. 13. 08:53세상 사는 이야기

어제 모처럼 날씨가 화창했다.
그동안 들쑥날쑥한 날씨와 이상 저온 현상 때문에 많은 농작물이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그런 탓인지 예년에 비해 모내기가 늦어지고 있는데 이틀 비가 내린 후 모처럼 화창한 날씨를 보니 기분이 상쾌해졌다.
아침에 출근해 그동안 밀린 일들을 하고 있는데 지인으로 부터 전화 한통이 왔다.
급하게 사진을 찍을 일이 있는데 카메라가 없다며 도움을 청했다.
오전 10시 무렵 지인이 있는 곳을 찾아갔다.
그곳은 시내에서 차량으로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시골이었다.
저수지 아래는 아직 모내기를 하지 못한 논들이 눈에 띘고 비닐을 씌워 놓은 못자리가 군데군데 있었다.
갈아놓은 논바닦에는 아직 부화하지 못한 개구리 알이 눈에 띘고 요즘은 보기 힘든 무당개구리도 보였다.


그리고 잠시 후 농로길을 따라 한참을 내려가는데 길옆에 이상한 마네킹이 하나 눈에 띘다.
'이런 시골에 웬 마네킹일까?"
궁금증이 발동해 차량을 세우고 가까이 가보았다.


못자리 근처에 서있는 마네킹은 새들이 어린 모를 쪼아먹을까 허수아비 대용으로 세워놓은 것 같았다.
차량 정비업소에 사용되던 마네킹이 용도 폐기되어 버려진 것을 누군가 허수아비로 사용하기 위해 이곳에 갖다 놓은 듯했다.


찬찬히 들여다 보니 마네킹은 성한 곳이 없었는데 머리는 갈라지고 귀와 양손 모두 부서지고 깨져 보기 참 흉했다.


하지만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고 자신의 책무를 다하는 마네킹을 보니 마음이 짠했다.


"참 서비스"
서비스가 사업의 성패에 중요한 덕목이라는 말을 듣는 요즘 오른쪽 가슴에 붙어있는 로고는 서비스 정신이란 바로 이런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