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안전한 대리운전 방법은 뭘까?

2009. 1. 24. 10:45세상 사는 이야기

나는 그동안 술을 즐겨 마시는 애주가였다. 사람들과 술 한 잔 속에 담긴 삶의 희노애락을 나누고 즐기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술에 대한 에피소드가 많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대학시절 술에 만취해 갑자기 도로가 벌떡 일어나 내 얼굴을 강타해서 혼절했던 일과 음주운전을 하다 걸려서 면허가 취소되었던 일인데........면허가 취소되고 나서 당장 운전을 하지 못하게 되자 생활의 불편함은 물론이요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초범이라 8.15 특사로 사면되는 행운을 누렸는데 그 뒤에는 음주운전 대신에 대리운전을 자주 이용하게 되었다.
사무실에 자주 들러 목캔디며 화장지를 놓고 가는 대리운전 여사장의 친절에 사무실 사람들 모두 단골이 되었다.
여사장은 친절하게(?) 음주단속하는 것을 문자 메세지로 보내주기도 하고 좋은 글도 가끔 보내주는데 요즘은 경기도 좋지 않은데다 경쟁업체가 많이 늘어나 많이 힘들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 아침 아들의 보충수업 때문에 학교를 갔다오다 오거리 신호등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사이 우측에 있는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안전하려고 한 대리운전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고객인 나의 당연한 권리 면허증 보험증권을 확인하세요"


그동안 숱하게 대리운전을 이용하면서 면허증을 확인하거나 더더욱 보험증권을 확인한 사실이 없는터라 처음에는 고개가 갸웃뚱해졌다.정말 대리운전을 부를 때 마다 저렇게 세세하게 확인하는 사람이 있을까?.....하지만 지난번 단골 대리운전 여사장이 사무실로 왔을 때 들은 이야기를 생각하니 이해가 되었다.
경기가 안좋고 일자리가 없다보니 무허가 대리운전 업체도 많아지고 무면허 대리기사도 많아져 정작 제대로 사업자 등록증을 내고 보험증권을 발부받아 하는 업체들이 타격을 보고 있다며 푸념했던 기억이 났다.
무면허 업체나 무면허 기사를 대리로 이용하다 사고가 나면 피박 광박은 물론이요 모든 것을 혼자 독박 쓸 각오를 하고 이용해야 한다며 웃으며 겁을 주기도 했는데 아마도 정식 업체에서 꾸준하게 시에 민원을 제기하자 뒤늦게 저런 현수막이 붙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내가 대리운전을 부르는 경우는 대부분 횟집이나 술집인데 바닷가에 살다보니 손님접대가 많아 횟집에서 대리운전을 부르는 경우가 많다. 횟집에는 대부분 대리운전 회사에서 나와 상주하며 써빙을 봐주며 손님에게 명함을 돌리기도 한다.
횟집 주인의 경우 써빙을 봐주니 좋고 대리운전은 손님을 확보하니 누이좋고 매부 좋고라고 한다.
그런데 가끔 술을 먹고 그냥 차를 끌고 가다 몰래 대리기사가 경찰에 신고를 해 낭패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대리운전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몇가지가 주의하면 된다고 한다. 
첫째는 단골 대리운전 회사나 기사를 알아두는 것이 좋다고 한다. 사전에 제대로 된 회사인지 면허와 보험증권을 확인하고 자주 이용하다 보면 좀더 먼 거리를 가는 경우에도 할인을 받을 수도 있고 언제나 마음놓고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길거리 대리운전 기사를 이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왜냐하면 길거리 대리운전을 이용하다 교통위반을 하면 나중에 누가 운전을 했는지 잡을수가 없거나 사고를 냈을 경우 차주가 모든 책임을 뒤짚어 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나같은 경우는 작은 지역이다 보니 사장님의 휴대폰으로 직접 전화를 하는데 사무실에 거는 것보다 서비스에 신경을 더 써주는 것 같다. 집으로 올때 마다 대리기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는데 대리기사의 애환에 대한 이야기도 나중에 블로그에 올려볼 생각이다.
뭐니뭐니 해도 가장 좋은 방법은 술을 마실 계획이 있으면 아예 집에서 차량을 가지고 나오지 않는 것이 최상이고 또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돈은 조금 더 들더라도 술 마신 곳에 차를 놓아두고 택시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한다.
어떤 경우라도 음주운전보다 나쁜 것은 없다는 대리운전 여사장님 말처럼 술자리가 잦은 연말이나 연초에 음주운전으로 인하여 불행해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