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심이 깊었던 나무는 속이 이런 모습일까요?

2008. 11. 1. 16:55사진 속 세상풍경

아침에 아이와 함게 차를 타고 등교를 한다. 시내버스 시간을 잘 맞추기 어렵다고 해서 시간나는 대로 태워주는데 아침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영랑호수를 돌다 운동을 하는 재미로 아침이 즐겁다. 아이를 학교 앞에 내려주고 이곳저곳 구경하는 재미가 참 쏠쏠한데 오늘은 낮은 산을 올라가 보리고 했다.
전날 마신 술 때문에 속이 미식거려 맑은 공기를 마셔볼 요량으로 .....
그런데 밤나무 숲으로 둘러쌓였던 곳이 모두 베어지고 벌거숭이 민둥산이 되어 버렸다.
아마도 누군가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서 나무들을 모두 베어버린 듯 했다.
이곳이 공동묘지 옆이라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는 쉽지 않고 납골묘로 사용하기에는 참 좋을 듯 했다.
작은 산길을 따라 올라가며 잘려진 나무 밑둥을 보다가 흥미로운 것에 눈길이 갔다.
잘려진 나무의 밑둥이 크기와 모양이 모두 달랐는데 유독 나무 하나가 내 눈을 사로잡았다.


불교의 卍(만)을 닮은 나무 밑둥을 보니 정말 신기했다. 아마도 나무가 크면서 불심이 강했거나 아니면 스스로 불교에 심취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소나무는 아니고 밤나무나 갈참나무 중에 하나 인듯 보였다.


또 다른 곳에는 잘려진 밤나무 밑둥이 마치 하트모양을 닮았다. 살면서 둥그런 것이 보기에도 참 편해보였다.


두 개의 나무가 자란 것일까? 아니면 한 개의 나무가 자라다 두 개로 변했거나 나무 껍질이 나무로 되었는지도 몰를 일이다.


잘려진 소나무에는 송진이 덕지덕지 묻어있고 겨울이 다가오는데 개나리잎이 푸르다.
어느 곳에서든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면 흥미로운 것과 재미있는 것들이 참 많다.
잘려진 나무 밑둥을 보느라 한 시간을 지체했다.....뭐든 빠지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몰입하는 것이 정말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