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황당(정비석) 줄거리 읽기

2008. 2. 22. 16:20마음의 양식 독서

 

열네 살에 순이는 현보에게 시집을 온다. 이때 시어머니는 성황님을 공경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그녀는 열심히 성황님을 모시면서 사는데 사 년이 지나서야 아내꼴이 잡히게 된다. 그런데 그녀에게 산림 간수 김주사와 광산에 있는 칠성이가 마음을 둔다. 그러나 순이는 현보를 두고 그들을 좋아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느 날 신새벽 현보가 장에 숯을 팔러 집을 나선다. 이때 순이는 댕기와 신발을 사서 일찍 돌아오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현보는 사서 뭐하느냐고 술이나 마시고 오겠다고 한다. 순이가 저녁밥을 짓고 나서 현보가 신발과 댕기를 사가지고 빨리 돌아오기를 초조하게 기다린다. 순이는 현보가 술을 먹고 신발과 댕기를 사오지 않으면 사생결단으로 싸우리라고 다짐을 한다. 마음이 놓이지 않자 그녀는 성황당에 축수하고 밥을 퍼놓고 기다린다. 황혼이 짙어가자 순이는 시오리 고개를 숨을 헐떡이면서 오른다. 현보의 술에 취해서 부르는 노래가 멀리서 들리자 순이는 끌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가 없다. 그녀는 길가에 버티고 서서 주먹을 불끈 쥐고 현보를 노려본다. 현보가 어깨를 잡으려는 것을 뿌리친 순이는 독기있는 말로 신발을 사왔느냐고 묻는다. 현보가 신발을 내보이자 순이는 그의 요구를 순순히 받아들여 길에서 정사를 벌인다. 순이는 지금 고무신을 신게된 것이 틀림없이 성황당의 은덕일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다음 날 현보는 순이가 준 돌을 공손히 성황당에 던지고 숯가마로 간다. 순이가 가져온 조반을 마친 현보는 산으로 나무하러 가고 순이는 숯가마에 불나무를 한 아궁이 집어놓고 산나물을 캔다. 한나절이 되자 날이 점점 무더워지고 온 몸이 땀투성이가 된 순이는 개울가로 가서 옷을 훨훨 벗어 던지고 물속으로 뛰어든다. 천마령에 먹장 구름이 솟아오르자 순이는 옷을 찾으나 옷이 없다. 산림간수 김주사가 옷을 가지고 순이를 희롱한다. 소나기가 내리자 순이와 김주사는 숲속으로 들어가 비를 피한다. 김주사는 순이를 겁탈하려다 완강히 거부하자 현보가 징역 가도 좋으냐고 협박을 한다. 순이는 김주사의 얼굴을 휘갈기고 숲에서 뛰어나와 집으로 돌아온다. 이틀 후에 김주사와 읍내 순경이 현보를 잡아간다. 십여년 옥살이를 할 것이라는 말에 순이가 울상이 된다. 이제 혼자서 벌어서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 순이는 현보가 전에 하던 대로 장작을 패고 겨울준비로 틈틈이 산나물을 캔다. 집에 돌아오니 김주사가 능청맞게 아랫목에 자빠져서 기다리다가 추근거리자 순이는 성황당에 가서 빈다. 현보가 잡혀갔다는 소리에 칠성이가 찾아온다. 방안에 있는 낯선 사내를 보고 즉각 눈치를 챈 칠성이가 김주사에게 시비를 걸어 싸운다. 김주사를 때리고 도망친 칠성이가 새 분홍 적삼과 수박색 치마를 주면서 멀리 도망가자고 한다. 도망을 치던 순이는 현보와 성황당을 생각하고 숲으로 가서 옷을 벗어두고 집에 돌아오니 현보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