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선생님 별명은 뭐?

2011. 9. 28. 23:15세상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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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면 누구나 학창시절 잊지 못할 추억 한 토막 가슴에 새기고 산다고 한다.
요즘 학생들은 시험과 수능에 치여서 학창시절 기억에 남는 것이 스트레스 밖에 없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가난했지만 친구들과 마음껏 뛰놀던 3~40년전 그때가 지금보다 더 낫다는 생각이 들곤한다.

이제는 뒤돌아갈 수 없는 아련한 추억들.....그것을 가장 많이 공유할 수 있는 곳이 아마 동창회가 아닐까 싶다.
철없던 코흘리게 시절 함께 했던 초등학교 친구들이 이제는 반백이 되어 술 한 잔에 추억을 곱씹곤 하는데 .....
지난 주에 열렸던 초등학교 동창회에도 학창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선생님 이야기로 왁자지껄 했는데 이날 화두가 선생님의 별명이었는데 모두 5학년 때 별명이 뼈다귀였던 담임선생님을 떠올렸다.
 

키는 큰데 살이 없어 뼈만 앙상해서 별명이 뼈다귀였던 담임선생님은 몸이 날렵해서 그런지 운동에 관한한 못하는 것이 없었다.
그중 선생님이 가장 좋아하는 운동이 축구였는데 점심시간은 물론이고 학교가 파한 시간에도 늘 함께 축구 시합을 즐기곤 했다.
그 덕분인지 몰라도 지금도 축구 이야기만 나오면 모두 그때 자신의 무용담을 털어놓느라 정신이 없다.

중학교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선생님은 별명이 짜다구였던 영어 선생님이다.
학생들을 너무 지독하게 다뤄 성격이 소금처럼 짜다구 해서 붙여진 별명이었는데 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유명했었다.
선생님의 가장 큰 특징은 늘 30cm 가량의 굵고 짧은 회초리 아니 막대기를 갖고 다녔는데 그 막대기가 학생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날마다 되풀이 되는 영어 단어 시험은 그야말로 긴장의 연속이었다.

단어를 못 외우면 못 외운 만큼 매를 맞았는데 손바닥이나 종아리가 아닌 손등이나 발등을 맞았다.
한 번 맞아본 학생들은 더 이상 그 고통을 당하지 않으려 열심히 영어 단어를 외우곤 했었다.
지금도 그때의 영어 단어를 기억하는 것을 보면 짜다구 선생님의 학습법이 뼈에 사무쳐 그런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ㅎㅎ..

고등학교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선생님은 별명이 하야비치였던 3학년 담임 선생님이다.
졸업반 당시 친구들이 종종 사고를 치거나 수업 시간에 도망을 쳐 시내를 배회하다 걸리거나 몰래 영화관에 들어갔다 걸리면 여지없이 정학처분이 내려지곤 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다음 날이면 사고친 녀석들의 형량(?)이 감형이 되는 것이 아닌가!......
무기정학을 받은 녀석은 유기정학으로 유기정학을 받은 녀석은 교실청소로 바뀌곤 했다.
도대체 어찌된 일일까?....모두가 궁금하게 생각했던 비밀은 바로 술이었다.
당시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보드카 하야비치라는 술을 너무나 좋아하던 선생님이 학칙을 위반한 친구들이 술 한 병 사들고 찾아가면 엄한 훈계와 함께 형량을 낮춰주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상처로 혼자 지내시던 선생님이 혼자 즐기던 보드카 하야비치.......... 

지금은 그때 그 보드카 하야비치를 구할 수도 없지만 그것을 받아줄 선생님 또한 이 세상에 계시지 않는다. 3~40년전 본명보다 별명이 더 익숙했던 선생님들..... 
그외에도 파리가 낙상을 할만큼 이마가 빛났던 국사선생님 호마이카, 블도저처럼 무섭고 박력있어 탱크라 불렸던 교련선생님, 또 당시 개장사들이 타고 다니던 낡은 일제 오토바이를 폼나게 타고 다녀 개장사로 불리던 선생님과 강의할 때 열변을 토하면 사방으로 침이 튀어 별명이 파편이었던 선생님도 기억난다.
지금은 모두 아련한 기억속에 남아있는 선생님의 별명들......
오랜만에 코스모스 하늘거리는 모교 교정에 서니 문득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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