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훔쳐가는 좀도둑 누군가 했더니.....

2011. 10. 1. 09:45세상 사는 이야기

술 때문에 구치소에 수감되었던 친구....

지난 주에 초등학교 동창회를 했었다.
그런데 아버지 간병 때문에 동창회에 참석하지 못한 친구가 갑자기 내게 찾아 왔다.
간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들렸다는 친구와 술을 마시다 자연스럽게 알콜 중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다른 것은 다 끊어도 담배는 못 끊는다 혹은 술은 못 끊는다 자주 들어온 터라 친구와 이야기도 쉽게 끝이 나질 않았는데....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알콜 중독자 이야기였다.

초등학교를 마치고 일찍 고향을 등진 친구가 둥지를 튼 곳은 경기도 오산이었다.
그곳에서 공부 대신 사업을 시작한 친구는 너무나 일찍 배운 술 때문에 뜻하지 않은 실수를 하게 되었다.
만취한 상태에서 주변 사람들과 다툼을 벌이다 결국 주먹다짐을 하게 되었고 모두 구치소에 수감되었다. 

구치소에 수감된 후 날마다 찾아오던 아내의 간곡한 부탁은 바로 술을 끊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결혼 후 함께  살면서 속을 썩인 적이 없던 사람이 술만 마시면 문제를 일으키니 아내의 마음이 어땠는지는 말을 하지 않아도 짐작이 갔다.
자신은 알콜중독이 아니라 항변했지만 아내는 알콜중독자 보다 더한 것이 술을 마시고 난 후의 난폭함이 문제라며 술을 끊기를 원했다.
결국 친구는 밖에서 술마시는 것을 자제하고 집에서 마시기로 약속을 하였다고 한다.

아내와 약속을 한 후 집에서 술을 마시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아내와 마주하는 술자리가 어색했지만 금새 익숙해졌다고 한다.
집에서 술을 마시니 다른 사람들과 마실 때 보다 술의 양이 많이 줄어들었고 늦게 귀가하는 일도 없어 좋다고 했다.
술을 마시면 2차 3차가 예사였는데 그런 것이 없으니 아내도 너무나 좋아했다고 한다.
 


하나 둘 사라지는 술병 왜 그런가 했더니.....

그런데 어느 날인가 부터 이상한 일이 생겼다고 한다. 
2층 배란다에 쌓아놓은 소주 상자에 있던 술병이 자꾸 없어졌는데 집에 있는 아내도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 궁금증은 얼마지나지 않아 풀렸는데 바로 옆집에 사는 알콜중독자가 술이 생각날 때 마다 자신의 집에 있는 사다리를 이용해 몰래 술을 훔쳐가곤 했다는 것이었다.
 

옆집에 알콜 중독자가 사는 줄도 몰랐지만 2층이라 안전할거라 생각하고 배란다 창문을 열어놓은 것이 화근이었는데.. 
아내는 남편이 술을 좋을 좋아하고 술상자를 사들고 들어오는 것을 미리 알고 그랬을 것이라며 알콜중독자에게 술을 사다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사다리를 타고 오르 내리다 사고라도 나면 더 큰일이라며 배란다 창문을 잠근 후 그런 일이 사라졌다고 한다. 

술을 끊는 것이 담배 끊는 것보다 힘든 것 같다는 친구......
또 술을 끊겠다며 스스로 병원에 한 달간 입원했던 친구는 아직도 술을 끊지 못해 병원을 드나들고 있다.
자신도 모르게 어느 순간 중독이 되었다는 친구의 말처럼 술 때문에 고통을 겪는 친구를 볼 때 마다 정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