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질방에 비치된 방독면 전시용?

2010. 11. 16. 07:54세상 사는 이야기

난생 처음 본 찜질방의 방독면

내가 사는 곳에는 대형찜질방이 네 곳 있다.

인구 8만인 이곳에 찜질방이 많은 것은 외지인이 많은 관광지이기 때문이다.
피서철이나 단풍철에는 사람들로 인사태를 이루곤 한다.
이럴 때면 찜질방에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다.
코를 고는 사람과 이 가는 사람 그리고 왁자지껄 떠드는 사람들 때문에 잠을 설치기 때문이다.

나와 절친한 지인은 찜질방 매니아인데 전국에 좋다는 찜질방을 순례(?)할 정도로 찜질방을 좋아하는데 시끄러운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가방에 귀마개를 갖고 다닐 정도로 준비가 철저하다.
그런데 지인이 늘 불안해 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화재다. 조그만 시골 찜질방의 경우에는 불나면 바로 튀어나올 수 있는데 도시에 있는 찜질방은 고층에 있거나 지하에 있어 화재시 대피할 방법이 여의치 않다고 했다.
그래서 늘 찜질방에 들어가기 전에 출구를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고 한다.
그리고 찜질방에 비치된 소방시설이 어디에 있나 눈여겨 봐두곤 하는데 찾는 것이 쉽지 않다고 했다.
지인의 말을 듣고 난 후 나도 찜질방에 가면 화재시 대피할 곳을 눈여겨 보는 버릇이 생겼다.

이주 전 서울에 갔을 때 일이다.
늦은 시각 고층 빌딩에 있는 찜질방에서 그동안 볼 수 없던 방독면 두 개를 보게 되었다.
내가 사는 곳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던 방독면..... 


찜질방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걸려 있는 방독면 두 개....
왜 다른 곳에서는 방독면을 볼 수 없었을까?


소화전 바로 옆에는 시각 경보기도 설치되어 있었다.
청각장애인의 경우 화재가 나도 비상벨 소리를 들을 수 없어 따로 시각 경보기를 설치해 화재시 탈출을 유도하기 위한 장치라고 한다.


찜질방에 비치된 방독면 전시용?

그런데 대형 찜질방에 화재시 방독면 두 개는 너무 적은 것이 아닐까?
찜질방 안내실에서 근무하시는 분께 물어보았다.

"이즉 찜질방에 다녀도 방독면을 본 적이 없는데 이곳에는 비치되어 있네요?..."
"왜 없어요 다른 곳도 방독면이 있을 거예요....눈에 띄지 않는 곳에 둬서 그렇지..."
"그런데 방독면 두 개는 너무 적지 않나요?....이렇게 큰 찜질방에서..."
"아니, 실제로 사용하라고 하면 저렇게 달랑 두 개만 걸어놓았겠어요?..."
"소방설비 위반으로 과태료나 영업정지 당할까봐 해놓는 거죠..."

방독면에는 전쟁용 또는 화재 대피용이라고 적혀있었는데 과연 불이 났을 때 저 방독면을 제대로 사용할 줄 아는 사람이 있을까?...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에 고작 두 개의 방독면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지하철의 경우에도 어디에 방독면이 설치되어 있는지 또 방독면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화재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가 요즘이라고 한다.
화재 예방을 생활화하고 또 화재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소방시설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고 대비하는 마음 자세를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