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외도한 남자 알고 보니 친구 남편

2010. 10. 13. 12:07세상 사는 이야기

요즘 주말마다 지인과 친구 자녀들의 결혼식에 다니느라 정신없습니다.
지난 주 일요일에도 지인 아들과 친구 딸의 결혼식이 겹쳐 애를 먹었습니다.
두 곳 모두 빠질 수 없는 자리라서 한 곳은 축의금만 전달하고 양양 낙산사에 있는 식장으로 향했는데 주말이라 단풍 나들이 온 차량 때문인지 길이 꽉 막혀 곤욕을 치렀습니다.
결혼식이 끝날 무렵 도착해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길에 아내의 단골 손님 두 분과 단풍구경을 가게 되었습니다.
차량과 사람이 밀리지 않는 곳을 찾아 양양 어성전을 지나 법수치 계곡으로 들어섰습니다.
이곳은 양양에서 가장 계곡이 좋은 곳으로 유명합니다.
계곡을 따라 펜션이 즐비하고 또 건강 때문에 이곳에 정착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법수치 계곡에는 아직 단풍이 들지 않아 아쉬웠지만 굽이굽이 시원하게 흐르는 계곡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확 달아나는 듯했습니다.



약 30분 후 도착한 법수치 분교 운동장에 자리를 깔고 가져온 음식과 음료수를 마시며 아줌마들의 유쾌한 수다가 시작되었습니다.

한 시간 동안 계속된 수다중에서 가장 황당했던 것은 화장품 방판원을 하던 아주머니의 친구 남편 이야기였습니다.
아주머니는 7년동안 방판원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그만 두었는데 우연히 두 집 살림을 하는 친구 남편을 알고 아연실색했다고 합니다. 그것도 같은 지역에서 따로 방을 얻어 놓고 살림을 차린 것을 보고 간이 큰 것인지 좀 모자란 건지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고 합니다.

아주머니의 친구는 회사는 다르지만 동종 업계에 근무했는데 나이도 같고 고향도 같아 급속히 친해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몇 해 동안 친구의 가족을 볼 수 없었다고 합니다.
집에 가면 걸려 있는 가족 사진 속에는 남편과 자식들이 단란하게 찍은 모습이 있는데 늘 혼자라서 조심스럽게 물었더니....

'자식들은 모두 객지에 나가있고 남편은 새벽에 나가서 저녁 늦게 들어와 나도 보기 힘들어..."
"네 신랑은 무슨 일을 하는데..."
"응...00회사 현장 소장인데 늘 바쁘데...."

그런데 친구도 보기 힘들다는 남편을 뜻하지 않는 곳에서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합니다.
지인의 소개로 화장품을 팔게 된 젊은 아주머니는 한국말이 약간은 어설픈 연변교포였는데 우연히 거실이 아닌 안방에서 부부인듯 둘이 다정하게 찍은 사진을 보게 되었는데 함께 찍은 남자가 놀랍게도 친구의 남편이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몰래 두 집 살림을 오가느라 얼굴 보기 힘들었구나....친구는 사업이 바빠서 그러는줄 알고 있는데...'

이 사실을 친구에게 알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
며칠 동안 고민하다 결국 남편의 외도를 친구에게 알렸는데 처음에는 절대 그럴리가 없다며 믿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친구와 동행해 알려준 집에서 나오는 남편을 발견했고 결국 3년간 두 집 살림을 하던 남편의 치부가 모두 드러났다고 합니다. 


친구 남편은 3년전 식당에서 일하던 아주머니를 알게 되었는데 중국에서 한국으로 온 교포라고 합니다.
혈혈단신 한국에 와서 일하며 외로웠던 아주머니는 식당에 자주 들리는 친구 남편의 따뜻한 마음에 이끌려 정을 주게 되었고 나중에 친구 남편이 전세로 얻어준 아파트로 이사해 3년간 동거를 해온 것이라고 합니다.

친구를 감쪽같이 속이고 3년간 딴 살림을 차린 친구 남편.....
자식을 위해 이혼하지 않겠다는 친구의 말에 오히려 화를 내며 이혼해줄 것을 요구해 결국 위자료를 받고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었다고 합니다.

자신이 우연히 사진을 보고 밝히지 않았다면 지금도 두 살림을 차리고 있을지 모를 일이고 그러면 친구가 이혼을 하지는 않았을 텐데.......
지금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자신이 친구에게 알린 것이 잘 한 것인지 아니면 친구를 불행하게 만든 것은 아닌지 종잡을 수 없다고 합니다.

먼 곳도 아니고 아주 가까운 곳에서 두 집 살림을 차린 남편....
이렇게 간 큰 남편이 세상에 또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