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수술 받은 할아버지가 보험금을 타지 못하는 까닭...

2010. 8. 6. 11:39세상 사는 이야기

사무실 위층에 사는 할아버지는 지난 달 서울에서 전립선 암 수술을 받고 퇴원하셨다.
몇 달 전부터 요도에서 피가 나와 동네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는 말에 처방전대로 약을 먹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다니던 경로당에 계신 분중 한 분이 병 키우지 말고 큰 병원으로 가보라는 얘기에 강릉에 있는 아산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검사 결과 전립선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고 한다.
다행히 다른 곳으로 전이가 되지 않아 고심 끝에 서울에 있는 모대학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고 한 달여의 입원치료 과정을 거쳐 지금은 집에서 요양하며 한 달에 두 번 통원치료를 받고 있다.
음식을 잘 먹고 운동을 열심히 하라는 의사의 권유에 따라 열심히 운동을 다니곤 하시는데 어제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면서 사무실로 들어와 하소연을 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초 할아버지는 보험사 직원의 권유로 두 개의 보험을 들었었는데 이번에 맘 수술을 받고 난 후 보험금을 청구하니 어이없게도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며 그동안 부었던 원금만 찾을 수 있다는 통고를 받았다며 너무나 억울하다며 내게 통지서를 보여 주셨다.


할아버지에게서 건네 받은 통지서를 자세히 들여다 보니 예전 보험을 들기전에 병원에서 혈압약을 처방받았던 사실이 밝혀져 보험금을 지불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할아버지가 보험을 가입할 때 분명 보험사 직원에게 혈압약을 먹고 있다는 사실을 밝혔는데도 보험사 직원은 본사에서 물어보면 무조건 그런 사실이 없다고 이야기 하라고 권유했고 그말대로 했었다고 한다.
아마도 그때 보험 가입 자격이 안되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실적을 올리기 위해 거짓 진술을 강요했고 그것 때문에 이번에 보험금을 지불 받을 수 없게된 것이라고 한다.

처음 보험을 들을 때 한 개를 들려고 했는데 안전하게 두 개를 들라는 말에 믿고 들었는데 정작 필요할 때 보험금을 타려고 하니 약관과 결격 사유 운운하며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말에 실망감이 너무다 크다는 할아버지....
더 난감한 것은 보험을 계약하고 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보험회사 지점이 폐쇄되고 강릉으로 이전했고 당시 보험을 모집했던 사람 역시 알 수가 없다고 했다.
몸도 아픈데 결격 사유를 들이대며 지급할 수 없다는 보험회사를 상대로 싸우기 싫다는 할아버지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몇천만원 보장해준다는 말 다 거짓말이야..."
"직접 당하고 나니 속았다는 생각이 들어...들을 때는 대충 가입해주고 병이 나거나 사고가 나면 보험금을 주지 않으려고 안달이야....."
할아버지의 말처럼 주변에서 보험에 들었다가 약관에 위배되거나 미리 고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급을 거절당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라고 한다.
다행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와 같은 허위 과장 보험 광고가 퇴출될 것이라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보험에 가입할 때는 약관을 잘 살펴보고 가입하고 기간이나 보장 내용등을 꼼꼼히 체크하고 또 보험료 영수증과 가입서류들을 잘 보관하는 것도 중요한 방법이라고 한다.
할아버지처럼 보험에 가입하고도 가장 중요한 순간에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불행한 일이 더 이상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