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에게 시원한 망사 속옷을 선물했더니....

2010. 8. 10. 09:59세상 사는 이야기

살면서 갑자기 안하던 짓을 하면 뜻하지 않은 오해를 사기 마련인가 봅니다.
왜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지 궁금하시죠?
아내에게 뜬금없이 망사 속옷을 선물했다  핀잔을 들었던 사연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아내와 저는 결혼 22년차입니다. 큰 아들이 6월에 군대에 갔고 작은 아들은 고3 수험생입니다.
결혼해서 지금껏 맞벌이를 하고 있지만 아직 내 집을 마련하지 못했습니다.
그 이면에는 말못할 사연이 많은데 머피의 법칙처럼 하는 일마다 제대로 풀리지 않았습니다.
아동복 대리점을 시작할 때에는 인테리어를 끝내고 개업을 3일 앞둔 시점에 본사가 사라져버려 보증금과 함께 투자금액을 몽땅 털렸고 어렵게 시작했던 학원은 건물이 경매로 낙찰되면서 한 푼도 받지 못하고 나왔습니다.
어렵사리 돈을 모아 새로 시작하려는 일들이 줄줄이 꼬이다 보니 저축은 꿈도 꾸지 못하고 아이들 학비와 생활비 대는 것도 빠듯하더군요.
그렇게 힘겹게 살다보니 가족간에 기념일도 챙기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기 일쑤였습니다.

결혼해서 아내에게 선물해준 것이라곤 결혼 15주년 기념일에 사주었던 진주 목걸이와 귀걸이와 꽃이 전부였던 것 같습니다.
그마저도 1년도 채 안돼서 잃어버렸지만......
아, 또 있네요. 결혼 후 첫 아이를 낳은 겨울 아내의 생일에 내복을 사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옅은 분홍색 내복이었는데 한 번 입고 난 후에 왠일인지 아내가 입지를 않더군요.
나중에 안 사실이었지만 어머니처럼 나이든 사람들이 입는 내복 같아 싫었다고 하더군요.....ㅜㅜ...  

그리고 2년전 아내에게 선물 아닌 선물을 했다가 곤욕을 치른 기억이 있습니다.

공부 때문에 시간이 없다는 둘째 아들녀석은 옷이며 신발이며 생활용품들은 대부분 인터넷쇼핑물을 통해서 구입을 합니다.
구입을 하고 나면 내게 송금을 부탁하곤 하는데 평소처럼 송금을 하려고 하다 문득 내 양말과 팬티도 함께 구입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가격을 비교하며 이곳저곳을 둘러보다 양말 10족과 트렁크 팬티 6개를 주문하고 나니 문득 아내 생각이 났습니다.
주문할 때 아내 속옷도 선물해야겠다는 생각에 이곳 저곳 둘러보다 빨간색 검정색 흰색 한 세트를 함께 주문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wit.co.kr>

망사팬티 종류가 이렇게나 많은 줄 처음 알았고 그 속에서 아내에게 가장 적당한 것이 무엇일까 고르는 것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애당초 아내에게 물어보고 구입했으면 나중에 핀잔을 들을 일도 없었을텐데 말이죠....ㅎㅎ..
그래도 나름 아내가 편한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기에 T팬티가 아닌 삼각팬티 중에서 가장 통풍이 잘되고 시원해 보이면서 그래도 조금 야한 것을 골라 주문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틀 후 주문했던 물건이 도착을 했습니다.
그리고 퇴근한 아내에게 속옷을 내밀었습니다.

"여보, 아들과 내것을 주문할 때 자네 속옷도 함께 샀어...."

"왠일이래...바가지 긁은 것도 아닌데 선물을 다 사주고......"

그런데 선물이라는 말에 기분이 좋아 주섬주섬 속옷을 꺼내던 아내가 갑자기 쾡한 목소리로 묻더군요...

"이걸 지금 나 보고 입으라는 거예요?"
"아니 왜 , 마음에 안들어?....난 자네가 늘 여자들은 여름에 옷도 마음대로 벗지 못해 괴롭다는 말을 하길래 속옷이라도 시원하게 입으라고 산 것 뿐인데 왜 그래?..."
"그러면 젊었을 때 진작 좀 사주지 나이들어 갑자기 평생 입지 않은 망사 속옷을 입으라고 하니 이상할 수밖에...."
"아무 생각없이 시원할 것 같아 샀으니 오해는 하지 마..."
"오해는 무슨 ...왜 당신을 변태라고 생각할까봐 그래?.."

아내와 이야기 하다 보니 오히려 내가 놀림을 당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 아내에게 무관심하다 어쩌다 선물을 하니 늘 아내의 취향에 맞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결혼 초 내복을 선물했던 것도 그렇고 진주목걸이와 귀걸이도 너무 나이가 들어 보인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이번에는 난데없이 망사 팬티를 선물했으니 당황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크든 작든 아내에게 자주 선물을 해주고 사는데 지쳐 잃어버렸던 기념일도 꼭꼭 챙겨줘야겠습니다.
참 선물했던 망사팬티는 어떡했냐구요?...
아까워서 그런지 버리지 않고 가끔 입고는
"막상 입어 보니 시원은 하네..."
하더라구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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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현철2010.08.10 17:02

    이런 선물도 가능하군요.
    기억해야겠습니다.
    오늘 따뜻한 밤 보내실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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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Icon pennpenn2010.08.10 17:06 신고

    허걱~
    망사 내의좋은데 왜 그러셨을 까요~

    울 아내는 제가 입었던 늘어진 팬티도 편하다면서 입는 답니다.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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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명2010.08.10 17:34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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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 수 없는 사용자2010.08.10 17:35

    결혼 초에는 내복을... 결혼 22년차에 망사 속옷을...
    음... 무릉도원은 꺼꾸로 선물하시는 것 아닌가요?ㅋㅋ
    그래도 부인께서는 내심 좋으셨을 거에요.
    하지만 앞으로는 좀 더 신경을 쓰셔야 겠네요.
    난데없이 선물을 했는데 핀트가 어긋났으니까요.
    아무튼 님의 정성과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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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Icon *저녁노을*2010.08.10 21:14 신고

    맞지 않는 선물이라도 기껴이 받아야 또 사주더라구요.
    생일날 꽃다발 사온 남편에게 '시들면 버릴것 뭐하러 사와" 했다가 평생 못 받고 있는 노을이..ㅋㅋㅋㅋ

    잘 보고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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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 수 없는 사용자2010.08.10 22:34

    아.. 저는 좀 덜 더운가 보네요 ^^;;;

    음... 시원하니 저도 제게 스스로 선물을...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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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Icon 티런2010.08.11 07:28 신고

    ㅎㅎㅎㅎ
    좋으시면서 그러시는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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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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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Icon mami52010.08.13 22:02 신고

    망사팬티는 받을땐 기분 좋으면서 괜히 그래보는겁니다..^^
    그게 여자니..^^
    난 그런팬티 선물 안해주던데..ㅎ
    해주면 입지싶어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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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logIcon 박씨아저씨2010.08.22 12:08

    ㅎㅎㅎ 아마 속으로는 엄청 좋아하셨을겁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