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갑자기 쓰러진 아들 병명을 알고 보니...

2010. 4. 15. 00:28세상 사는 이야기

어제는 날씨가 무척 쌀쌀했습니다.
4월 중순인데도 설악산에는 아직 눈이 하얗고 차가운 바람이 몸을 움츠리게한 하루였습니다.
다른 날에 비해 조금 일찍 귀가한 후 저녁 식사를 하려고 하는데 친구로 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지금 서울에서 내려 가는 길인데 함께 저녁식사를 하자더군요.
잠시 후 약속한 음식점에서 만난 친구와 저녁식사와 함께 반주로 술을 마시며 이야기 하던중 뜻밖의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어제 갑자기 아들이 지하철에서 호흡곤란으로 쓰러져 병원에 입원해 다녀오는 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연기자를 꿈꾸며 서울에서 혼자 생활하고 있던 친구 아들은 평소처럼 지하철에서 전철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잠시 후 전동차가 서고 타려는 순간 갑자기 숨이 턱 막히며 호흡곤란 증상을 느껴 그자리에 털썩 주저 앉았다고 합니다.
다행히 주변 사람들의 도움으로 병원에 입원한 아들이 친구에게 연락해 부랴부랴 서울에 다녀오는 길이라고 하더군요.
아들 전화를 받고 놀라 서둘러 병원을 찾아가 의사를 만나보니 아들의 병명이 과호흡증후군이라고 하더랍니다.


과호흡증후군은 호흡할 때 갑자기 답답함을 느껴 호흡곤란 증상을 나타내는 것을 말하는데 답답함을 벗어나려고 과다하게 호흡하다 흥분상태에 빠지거나 심하면 실신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과다한 호흡운동 때문에 몸 안의 탄산가스가 너무 많이 배출되어 생기는 증상이라서 과호흡 증후군 또는 신경성 호흡곤란, 과환기 증후군이라 부르는데 특이한 것은 산소가 부족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이산화탄소의 부족으로 생기는 증상이라고 합니다.
갑작스러운 불안이나 히스테리 또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주로 발생하는데 답답한 지하철 안이나 싸움 또는 격한 운동 후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지방에서 혼자 서울로 상경한 친구 아들은 연기학원에 다니며 연기자를 꿈꾸고 있는데 그동안 생각대로 잘 풀리지 않아 스트레스를 받았고 종종 호흡 곤란을 느꼈다고 합니다.
하지만 낯선 곳이라서 그러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과호흡증후군이었다는 것입니다.
친구 역시 오랫동안 수면 무호흡증으로 고생하고 있던 터라 아들이 자신과 비슷한 증상을 갖고 있다는 소식에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고 합니다.
평소 수면 무호흡증 때문에 늘 약을 먹고 있는 친구는 잠을 자도 깊은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합니다.
자다가 숨이 막히면 벌떡 일어나 한참을 앉았다 다시 잠을 청하다 보니 늘 잠을 설치고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다고 합니다.
당분간 혼자 있는 것보다 가족이 곁에 있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의사의 조언에 아들과 함께 집으로 내려왔다는 친구는 아들이 자신의 유전적 기질을 닮아 고통을 당하는 것 같다며 괴로워했습니다.
아빠는 수면 무호흡증 아들은 과호흡증.....같은 듯 다른 증상을 가진 부자의 사연을 듣고 나니 너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