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기사에게 콜비 받는 이유를 물었더니....

2010. 3. 3. 07:13세상 사는 이야기

지난 주말 영동지방에는 사흘간의 황금연휴를 즐기기 위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봄을 시샘하듯 쏟아진 많은 눈 때문에 귀경길이 고생길로 변했습니다.
새벽부터 내린 눈으로 3.1절 아침 9시에 떠난 차량이 약 14시간이 넘은 밤11시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사무실에 처리해야 할 일이 있었지만 내린 눈 때문에 외출을 포기하고 집에서 밀린 서류를 정리하고 있는데 오후 6시쯤 친구로 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저녁 내기 당구 한게임 치러 나오라더군요.
그동한 격조했던 터라 반가운 마음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대설특보가 내린 후 계속 쌓이는 눈 때문에 택시를 타려고 아파트 출입문을 나서는데 운좋게도 택시 한 대가 서있습니다.
방금 손님이 내린 후 잠시 전화를 걸고 있는 기사님 덕분에 쉽게 택시를 잡을 수 있었는데 이렇게 눈이 많이 내리는 날에는 택시 잡기가 여간 힘든 것이 아닙니다.


"안녕하세요, 기사님 오늘 눈이 내려 고생 많으셨죠?.."
"예, 그래도 제설작업이 잘 되고 날이 푸근해 시내 주행하는데는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다행이네요, 이런 날이면 늘 택시 잡기가 하늘에 별 따긴데 오늘은 운좋게 쉽게 잡았네요..."
"콜택시를 부르지 않고 나오셨나보죠?"
"이런 날은 불러도 오지 않더라구요.....그래서 아예 택시 승강장이 있는 곳까지 걸어가려고 나왔는데 기사님을 만났습니다.."
"그럴 거예요. 눈이 내린 날은 차들이 밀려 빨리 오기 힘들죠..."
"기사님 혹시 명함 있으시면 하나만 주시지요.."
그러자 자동 변속기가 있는 근처에서 명함을 한 장 건네주며 한 마디 하시더군요
"손님, 개인택시는 콜비 받는 것 알고 계시지요?"
"콜비를 받는다고요?"
"그동안 콜택시를 불러보시지 않으셨나요?"
"택시를 자주 타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콜을 불러도 콜비를 낸 기억이 없는데요.."
"아, 그럼 00택시와 00택시를 타셨나 보네요...저희는 콜비 천원을 받습니다.."
"같은 지역인데 콜비를 받는 회사도 있고 안받는 회사도 있는가 보죠?"
"예...00택시와 00택시는 콜비를 받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왜 개인택시만 콜비를 받는 거죠?
"다른 회사는 대표가 회사의 모든 운영자금을 부담하다 보니 기사들이 콜비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되지만 개인 택시는 운영자금 때문에 콜비를 받고 있습니다.
"개인택시도 법인으로 되어 있지 않나요?"
"법인으로 되어 있지만 콜택시를 운영하기 위한 인건비와 여타 비용 때문에 콜비를 받고 있습니다.."
택시 기사님의 말에 수긍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지만 내심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친구와 사무실 직원들과 당구를 치고 저녁 식사를 하며 반주로 술몇잔을 돌릴 때 00 대리기사 회사에서 나온 듯 명함을 돌리더군요.
이런 저런 대화가 오가는 중에 아까 택시 기사가  말하던 콜비가 궁금해 친구에게 물었습니다.
"자네도 혹시 콜비를 낸적이 있었나?.."
"난 주로 대리운전을 이용해서 콜비를 준적이 없는데...왜?"
"아니, 아까 택시를 타고 오는데 기사가 그러더라구...개인택시는 콜비를 받는다고..." 
그러자 옆에 있던 직원이 갑자기 언성을 높이더군요
"예전에 택시를 탔다가 콜비를 준적이 있는데 나중에 다른 회사 콜택시를 불렀더니 안밨더라구요...그때 기분이 무척 나빴는데 지금도 왜 콜비를 내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직원의 말에 택시 기사가 했던 이야기를 들려주니 모두 어이없어 하더군요
"아니, 택시를 불러주면 고마워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고마워서 깍아줘도 시원치 않을 판에 고객에게 오는 비용을 지불하라고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네요.."
직원의 이야기에 다른 사람들도 모두 공감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콜비를 받을까?"
친구가 질문을 던지자 누구도 속시원하게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혹시 여러분이 살고 있는 지역에도 콜비를 받는 곳이 있나요?
아니면 콜비 때문에 기분 나쁘거나 다투신 적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