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생각 없다는 딸 때문에 속 끓는 아버지

2010. 2. 25. 15:46세상 사는 이야기

얼마전 민속 명절 설날이 지났습니다.
저는 설날 전날 고향에 갔다 다음날 선약이 있어 설날 오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연휴 마지막이었던 다음날 사무실에 나가 손님을 만나고 잠시 서류 정리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주인 아저씨가 문을 들어오더군요.
연휴에도 사무실에 나왔나며 웃으시는 주인아저씨가 점심을 함께 하자고 하더군요.
"지금 안사람이 떡국을 끓이고 있는데 한 그릇 먹고 가요"
"아니예요,...일이 모두 끝나서 집에 가서 먹으면 됩니다..."
"그리지 말고 잠시만 기다려요 이미 다 끓였으니 잠깐 먹고 가요.."
그리고 잠시 후 쟁반에 떡국 한 그릇과 밥 한 공기 그리고 먹음직스러운 나물 무침과 함께 갖고 왔습니다.
따끈 따끈한 떡국을 한 입 넣고 씹는데 정말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금새 떡국 한 그릇과 밥 한 공기와 반찬을 싹 비우고 나니 온몸에 포만감이 가득했습니다.
빈 그릇을 쟁반에 담아 주인 아저씨께 갖다 드리려 위층으로 올라가려는데 갑자기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도대체 네가 나이가 몇살인데 시집갈 생각을 안하는거니?....."
"아버지 걱정하지 마세요 때가 되면 다 간다니까요..."
"그때가 도대체 언제냐고 벌써 서른 다섯 살인데 ...."
또 주인 아저씨와 딸이 설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쟁반을 들고 슬그머니 다시 사무실로 들어왔습니다.

수백명의 손님 / An audience of hundreds
수백명의 손님 / An audience of hundreds by ㅁboy 저작자 표시비영리변경 금지

아들과 딸 하나씩 둔 주인 아저씨는 늘 자식들 결혼 문제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큰 딸은 서른 다섯살인데 결혼할 생각을 하지 않고 서른 두 살 아들은 결혼을 하려고 해도 마땅한 혼처가 없어서 걱정입니다.

아들은 모회사의 토목건축사로 근무하고 있는데 아무리 선을 봐도 잘 맺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키가 작다며 퇴짜 얼굴이 못생겼다고 퇴짜....만나는 사람마다 외모를 중시하는 사람만 만나서 그런지 속만 부글부글 끓는다고 합니다.

아들과 달리 딸은 여러군데에서 중신이 들어오는데 본인이 결혼할 의사가 없다며 고사해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독신주의자는 아닌데 아직은 혼자 생활하는 것이 좋다며 맞선 자리를 고사중인 딸은 현재 교사로 근무중입니다.

안정적인 직장과 남에게 간섭받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강하다 보니 아직 결혼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집에만 오면 결혼 문제 때문에 늘 부모와 설전을 벌이곤 합니다.
그럴 때 마다 빨리 사위를 보거나 며느리를 보고 또 손녀와 손주를 보고 싶은 아저씨 마음만 늘 시커멓게 타들어 갑니다.

결혼을 불편한 것으로 생각하고 또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낳지 않으려는 경향이 많다더니 그중 한명이 자신의 딸 같아 씁쓸하다는 아저씨.......
자식을 위한 부모의 고민은 죽을 때 까지 끝이 없는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