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동창에게 간을 이식해준 친구 이야기

2010. 2. 17. 15:39세상 사는 이야기

민속의 명절 설날 이틀 전 영동지역에는 대설경보와 함께 폭설이 내렸다.
70cm가 넘는 폭설이 때문에 큰 걱정을 했지만 예년과 다르게 제설작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져 우려했던 교통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민간기업과 손을 잡고 발빠르게 제설작업을 진행한 시의 행정력이 돋보였지만 설날 연휴가 끝나던 월요일 오후 부터 내린 눈 때문에 화요일 출근길은 또 다시 거북이 운행을 해야했다..
눈발이 날리고 있는 가운데 조심스럽게 차량을 몰고 사무실로 향하는 길은 포크레인과 중장비 차량들의 제설작업 때문에 지정체를 반복했다.

차량이 밀리자 옆에 타고 있던 아내가 걸어간다며 내리는데 펜스에 걸려있는 현수막 하나가 눈에 띘다.
"간경화 말기 판정을 받은 친구에게 간을 이식..."김관실 당신이 자랑스럽습니다"
라는 글귀가 선명하게 들어왔다.

현수막을 읽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뭉클해졌다.
'친구에게 간을 이식해주다니....도대체 어떤 사연이 숨어있는 것일까'


사무실에 도착한 후 함께 근무하는 형님에게 현수막 이야기를 했더니 이미 알고 있다며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이번 미담의 주인공은 속초에 있는 설악고등학교의 전신인 속초상고 16회 졸업생인 김관실씨인데 동창인 홍모씨가 간암 말기 환자 판정을 받고 투병중인데 가족과 형제들중 조직이 맞지 않아 수술을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선뜻 자신의 간을 이식해주었다고 한다.

보험회사에 근무하면서 조기 축구회와 기수 동창회장을 맡을 정도로 활동적인 김씨는 졸업 후 서로 멀리 떨어져 사회 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가족과 부부동반 모임을 통해서 만남을 이어오며 끈끈한 우정을 이어왔는데 지난해 말 모친상을 당한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고교시절 단짝 친구였던 친구의 암 투병 소식에 가슴 아파했다고 한다.

특히 가족과 형제들이 간을 이식해 주려고 해도 조직이 맞지 않아 수술을 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선뜻 자신이 친구에게 간을 내어주겠다며 검사를 자청했다고 한다.
그리고 수차례의 검사를 통해서 80%정도 일치해 간을 이식할 수 있다는 판정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지난 달 1월 25일 서울의 모병원에서 8∼12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은 후 김씨와 홍씨는 현재 병실에서 나란히 회복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가족 간에도 쉽지 않다는 장기이식을 친구를 위해 선뜻 내주었다는 따뜻한 소식은 방송에도 소개되어 시청자에게 진한 감동을 주었다고 한다.

연초 이곳 속초에서는 친구를 칼로 찔러 죽인 사건과 또 결혼을 반대 한다며 여자 친구의 부모를 살해하는 끔찍한 살인 사건이 두 건이나 발생했었다.
이런 가운데 전해진 김관실씨의 미담은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앞으로 두 친구가 건강을 회복해 오래도록 건강하게 우정을 나눌 수 있기를 바라고 또 올 한해에는 우울한 소식보다 따뜻한 소식이 많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