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시신을 사자밥으로 내놓은 남자 왜?

2010. 2. 27. 09:17세상 사는 이야기

지난 여름 10년을 넘게 썼던 TV를 LCD TV로 바꿨다.
그런데 TV를 바꿨는데도 화질이 깨끗하지 않아 늘 불만이 많았는데 지난 달 집에 들렀던 막내 동생이 TV를 켜보더니 HD 수신기가 아니라서 화질이 깨끗하지 않은 것이라며
"형님, 연장이 아무리 좋으면 뭐합니까 제대로 쓸줄 모르면 다 허당인거죠....."
동생의 핀잔에 위성방송사에 전화를 걸어 HD 수신기로 바꾸고 나니 화질이 너무나 선명했다.
HD 화질로 보니 뚱뚱해보이던 사람들이 아주 날씬해보이고 얼굴에 작은 여드름까지 보일 정도로 깨끗했다.
마침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얼마남지 않은 시점이라 수신기를 교체한 것이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생생한 화면으로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 경기를 보는 즐거움은 이루 말 할 수 없었고 또 평소에 볼 수 없었던 동물 다큐 방송을 볼 수 있다는 것 또한 기분 좋은 일이었다.
다큐멘터리 내셔널 지오그래픽 방송은 나오지 않았지만 대신 동물들의 다큐가 많이 나오는 채널 NATGEO WILD 방송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중 25일 방영된 식인 사자를 사냥하는 전문 사냥꾼이야기는 보는 내내 긴장감에 가슴이 움츠려 들었다.

아프리카에 있는 케냐와 탄자니아에는 식인사자 때문에 목숨을 빼앗기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국립공원이나 유네스코 세계자연 유산으로 지정되면서 멸종 위기의 동물들이 안전한 서식지를 확보하면서 최상위 포식자인 호랑이나 사자의 개체수도 급속히 늘어나 오히려 사람들을 위협하는 수준에 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탄자니아에서는 한 마을 주민중 35명이 식인사자에게 희생당했는데 피해가 커지자 식인사자를 잡기 위해 전문 사냥꾼이 나섰지만 식인사자를 잡지 못했다고 한다.

사자가 사람을 공격하는 원인에 대해서 정확히 규명된 것은 없지만 예전에는 늙고 병든 사자 혹은 충치나  세균 때문에 치아에 고통을 느끼는 사자의 경우 얼룩말이나 물소 누와 같이 질긴 것을 씹을 수 없어 살이 연한 사람을 공격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사자가 사람을 공격하는 이유가 지구 온난화로 인한 엘리뇨 현상으로 인해 우기가 길어지면서 동물을 사냥할 수 없는 굶주린 사자들이 사람을 공격하는 빈도수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평소보다 우기 때 사자에 희생당하는 사람들이 두 배가 늘어나는 것으로 봐서는 전자보다 후자가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방송중에 식인 사자에게 아내를 잃은 한 남자의 가슴 아픈 사연도 전해들을 수 있었는데 듣는 순간 모골이 송연해졌다. 
 
탄자니아의 린디 남부지역에는 식인 사자로 인해 마을 사람들이 희생당하는 일이 종종 있었는데 셀레마니의 아내 압달라 역시 집근처에서 굶주린 사자에게 물려 죽었다고 한다.
사자에게 희생당해 하반신만 남은 처참한 아내의 시신을 발견한 셀레마니는 슬픔을 억누르며 복수를 다짐했다고 한다. 
고민 끝에 셀레마니는 사자의 습성중에 남은 사체를 먹으러 온다는 것을 알고 남은 아내의 시신에 맹독을 넣어두었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 후 현장에 나타난 사자는 남은 아내의 시신을 먹다 맹독에 중독돼 현장에서 즉사했다고 한다.

아내를 잃었다는 충격과 슬픔 속에서도 식인 사자로 인해 마을에서 더 이상 희생자가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비장한 마음으로 아내의 시신을 미끼로 사용한 남자의 이야기는 너무나 슬프고 안타까웠다.

참고로 한해 탄자니아에서만 사자로 인해 희생당하는 사람의 수가 90~100명이 넘고 아프리카 전체에서는 수를 파악할 수 없을 만큼 많다고 한다.

이런 일들이 모두 지구온난화와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기상이변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라는 해설자의 경고가 두고두고 마음을 무겁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