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아가씨 없는 다방 왜 그런가 했더니...
2009. 8. 17. 06:59ㆍ세상 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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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한 주의 시작입니다. 지난 주에는 고향에 다녀왔습니다. 농사일을 짓지 못하시는 팔순아버지도 뵐겸 논에 약도 치고 고추도 수확할겸 겸사겸사 다녀왔습니다.
마침 광복절 연휴와 주말이 겹쳐 최대의 피서인파가 이동중이라 차가 지정체를 반복했지만 늘 고향 가는 길은 즐겁습니다.
아버지가 좋아하는 물곰탕을 끓여드리고 저녁에는 친구와 만나 술한잔하며 그동안 못만났던 회포를 풀었습니다.
다음날 아침부터 날이 푹푹 찝니다. 뉴스에서 폭염으로 35도를 오르내렸다는 보도가 나온 다음날도 역시 늦더위가 가실 줄을 모릅니다.
하지만 삼복이 지난 후 맹위를 떨치는 더위 덕분에 농작물은 풍작이 될듯합니다.
새벽 6시부터 논에 약을 치기 시작한 것이 9시가 될 무렵 끝났습니다.
집으로 내려와 늦은 아침을 먹고 다시 10시 되었을 무렵 고추를 따기 시작했습니다.
형과 형수님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서 땀을 뻘뻘 흘리며 두고랑씩 고추를 따고 나니 벌써 점심무렵입니다.
집으로 내려와 시원한 오이냉국국수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날이 너무 무더워 남은 고추는 내일 따라는 아버지 때문에 오후 일은 접기로 했습니다.
고향에서 볼일을 다 보고 나니 이제는 갈 일이 걱정입니다.
고향을 떠나기전 형과 함께 35년된 다방에 들렀습니다.
꼭 30년만에 들러보는 것 같습니다.
다른 것은 모두 다 사라졌는데 아직도 고향에 남아있는 옛날식 다방.....
안으로 들어서니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소파와 탁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벽에는 아기자기한 화초와 사장님의 사진과 벽을 가득 메운 비키니 사진이 들어옵니다.
가수 정훈희를 닮은 듯한 사장님의 예전 사진도 보이네요.
땀을 뻛뻘 흘리며 들어오는 형님과 내 모습을 보며 문을 닫고 에어컨을 틀어주는 사장님의 모습이 푸근합니다.
냉칡즙을 시키고 이곳저곳 둘러보며 주방에 있는 사장님께 물었습니다.
"여기서 참 오래 장사하셨죠?"
"올해가 꼭 20년째예요...."
"벌써 그렇게 오래되셨어요?"
"다른 곳은 세입지가 많이 바뀐다지만 내가 이곳에 온지 거꾸로 주인이 세 번 바뀌었어요....ㅎㅎ.."
70년대말 처음 이곳에 다방이 생겼을 때가 고등학생 시절이었습니다. 바로 옆에는 슈퍼가 있었고 바로 옆이 다방이었습니다.
당시에는 기와집이었는데 사장님이 다방을 맡게된 20년전에 지금의 건물로 신축했다고 합니다.
당시 학교에 다니지 않는 친구들 틈에 끼어 막걸리나 소주를 마시다 옆 다방에 커피를 시켜먹기도 했었는데 그때는 다방 아가씨들이 많았습니다. 그때 흘러나오던 로보나 비틀즈,사이먼과 가펑클 노래를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이곳이 군사지역이었고 부대에서 나오면 달랑 하나 있던 다방이라 군인들에게는 최고의 쉼터였습니다.
아마도 이글을 보시는 분 중에서 이곳에서 군대생활을 하신 분들은 이 다방을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사장님 말로는 지금도 옛날 군대 생각이 난다며 지나다 들리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것 설탕 프림통....그리고 성냥갑과 재떨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주 저렴해 보이는 차림표......대부분 2천원에서 4천원선인데 시골이라서 그런지 이것도 비싸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다른 공산품 값이 껑충껑충 뛰지만 이곳 커피값은 올리기 힘들다는 사장님....
사실 올리고 싶은 마음도 없다고 합니다.
아가씨 없이 다방 운영 20년 비결이 있을까?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동안 이곳에서 다방을 하면서 단 한번도 아가씨를 들인적이 없다고 합니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향을 떠났으니 그후 지금의 사장님이 이곳을 인수한 후 지금껏 아가씨 없이 혼자 해왔다고 합니다.
"아니, 아가씨 없이 다방을 운영하는 것이 가능한가요?"
"글쎄요.어렵겠지요....하지만 내가 아가씨를 들이지 않은 것은 복잡하고 귀찮은 것이 싫어서예요..."
"욕심을 부렸다면 아가씨를 두었을 것인데 나는 그런 욕심이 없어요.."
"그냥 앞에 있는 화양강에서 돌을 줍고 또 화초를 키우며 오시는 분들에게 편안한 쉼터를 제공하며 먹고 살 수만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해요..."
그러고 보니 다방 안에 걸려 있는 액자에 써있는 말이 사장님이 살아가는 철학인듯 합니다.
'그가 없을 때 그를 칭찬하고,그가 있을 때 그를 존경하며,그가 외로울 때 그를 도우라'
그런데 에어컨 옆 화초에 이상한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알 수 없는 노란 봉우리가 무엇이냐고 물으니 독버섯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이 화분에서 독버섯이 나왔는지 신기하다며 벌써 세번째 버섯이 나온 것이라고 합니다.
"독버섯인데 왜 안치우세요?"
"이것도 무언가 인연이 있어 이곳에 나왔을텐데 치울 필요 있나요...."
하며 웃으시는 사장님.....
욕심없는 사장님의 마음처럼 다방 주변에는 돌과 화초가 가득합니다. 수수하게 핀 이름을 알 수 없는 꽃...........
한사코 사진에 자신의 얼굴이 나오는 것을 싫어하시던 사장님.....못이기는 척 멀리서 포즈를 취해 주셨습니다.
돌과 화초를 키우며 동네 사랑방과 쉼터 역할을 하는 옛날식 다방..
들리는 사람 많지 않지만 이곳을 찾을 누군가를 기다리면 행복하다는 사장님
"욕심을 비우면 마음이 부자가 되는 거 알지요?"
사장님의 말 한 마디가 지금도 귀에 잉잉 거립니다.
마침 광복절 연휴와 주말이 겹쳐 최대의 피서인파가 이동중이라 차가 지정체를 반복했지만 늘 고향 가는 길은 즐겁습니다.
아버지가 좋아하는 물곰탕을 끓여드리고 저녁에는 친구와 만나 술한잔하며 그동안 못만났던 회포를 풀었습니다.
다음날 아침부터 날이 푹푹 찝니다. 뉴스에서 폭염으로 35도를 오르내렸다는 보도가 나온 다음날도 역시 늦더위가 가실 줄을 모릅니다.
하지만 삼복이 지난 후 맹위를 떨치는 더위 덕분에 농작물은 풍작이 될듯합니다.
새벽 6시부터 논에 약을 치기 시작한 것이 9시가 될 무렵 끝났습니다.
집으로 내려와 늦은 아침을 먹고 다시 10시 되었을 무렵 고추를 따기 시작했습니다.
형과 형수님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서 땀을 뻘뻘 흘리며 두고랑씩 고추를 따고 나니 벌써 점심무렵입니다.
집으로 내려와 시원한 오이냉국국수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날이 너무 무더워 남은 고추는 내일 따라는 아버지 때문에 오후 일은 접기로 했습니다.
고향에서 볼일을 다 보고 나니 이제는 갈 일이 걱정입니다.
고향을 떠나기전 형과 함께 35년된 다방에 들렀습니다.
꼭 30년만에 들러보는 것 같습니다.
다른 것은 모두 다 사라졌는데 아직도 고향에 남아있는 옛날식 다방.....
안으로 들어서니 그때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은 소파와 탁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벽에는 아기자기한 화초와 사장님의 사진과 벽을 가득 메운 비키니 사진이 들어옵니다.
가수 정훈희를 닮은 듯한 사장님의 예전 사진도 보이네요.
땀을 뻛뻘 흘리며 들어오는 형님과 내 모습을 보며 문을 닫고 에어컨을 틀어주는 사장님의 모습이 푸근합니다.
냉칡즙을 시키고 이곳저곳 둘러보며 주방에 있는 사장님께 물었습니다.
"여기서 참 오래 장사하셨죠?"
"올해가 꼭 20년째예요...."
"벌써 그렇게 오래되셨어요?"
"다른 곳은 세입지가 많이 바뀐다지만 내가 이곳에 온지 거꾸로 주인이 세 번 바뀌었어요....ㅎㅎ.."
70년대말 처음 이곳에 다방이 생겼을 때가 고등학생 시절이었습니다. 바로 옆에는 슈퍼가 있었고 바로 옆이 다방이었습니다.
당시에는 기와집이었는데 사장님이 다방을 맡게된 20년전에 지금의 건물로 신축했다고 합니다.
당시 학교에 다니지 않는 친구들 틈에 끼어 막걸리나 소주를 마시다 옆 다방에 커피를 시켜먹기도 했었는데 그때는 다방 아가씨들이 많았습니다. 그때 흘러나오던 로보나 비틀즈,사이먼과 가펑클 노래를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이곳이 군사지역이었고 부대에서 나오면 달랑 하나 있던 다방이라 군인들에게는 최고의 쉼터였습니다.
아마도 이글을 보시는 분 중에서 이곳에서 군대생활을 하신 분들은 이 다방을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사장님 말로는 지금도 옛날 군대 생각이 난다며 지나다 들리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것 설탕 프림통....그리고 성냥갑과 재떨이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주 저렴해 보이는 차림표......대부분 2천원에서 4천원선인데 시골이라서 그런지 이것도 비싸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다른 공산품 값이 껑충껑충 뛰지만 이곳 커피값은 올리기 힘들다는 사장님....
사실 올리고 싶은 마음도 없다고 합니다.
아가씨 없이 다방 운영 20년 비결이 있을까?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동안 이곳에서 다방을 하면서 단 한번도 아가씨를 들인적이 없다고 합니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고향을 떠났으니 그후 지금의 사장님이 이곳을 인수한 후 지금껏 아가씨 없이 혼자 해왔다고 합니다.
"아니, 아가씨 없이 다방을 운영하는 것이 가능한가요?"
"글쎄요.어렵겠지요....하지만 내가 아가씨를 들이지 않은 것은 복잡하고 귀찮은 것이 싫어서예요..."
"욕심을 부렸다면 아가씨를 두었을 것인데 나는 그런 욕심이 없어요.."
"그냥 앞에 있는 화양강에서 돌을 줍고 또 화초를 키우며 오시는 분들에게 편안한 쉼터를 제공하며 먹고 살 수만 있으면 그것으로 만족해요..."
그러고 보니 다방 안에 걸려 있는 액자에 써있는 말이 사장님이 살아가는 철학인듯 합니다.
'그가 없을 때 그를 칭찬하고,그가 있을 때 그를 존경하며,그가 외로울 때 그를 도우라'
그런데 에어컨 옆 화초에 이상한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알 수 없는 노란 봉우리가 무엇이냐고 물으니 독버섯이라고 합니다.
어떻게 이 화분에서 독버섯이 나왔는지 신기하다며 벌써 세번째 버섯이 나온 것이라고 합니다.
"독버섯인데 왜 안치우세요?"
"이것도 무언가 인연이 있어 이곳에 나왔을텐데 치울 필요 있나요...."
하며 웃으시는 사장님.....
욕심없는 사장님의 마음처럼 다방 주변에는 돌과 화초가 가득합니다. 수수하게 핀 이름을 알 수 없는 꽃...........
한사코 사진에 자신의 얼굴이 나오는 것을 싫어하시던 사장님.....못이기는 척 멀리서 포즈를 취해 주셨습니다.
돌과 화초를 키우며 동네 사랑방과 쉼터 역할을 하는 옛날식 다방..
들리는 사람 많지 않지만 이곳을 찾을 누군가를 기다리면 행복하다는 사장님
"욕심을 비우면 마음이 부자가 되는 거 알지요?"
사장님의 말 한 마디가 지금도 귀에 잉잉 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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