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 가도 못하고 바다에 떠 있는 여객선 왜?

2009. 8. 9. 13:08세상 사는 이야기

토요일 오후 후배로 부터 전화가 왔다. 낚시를 하고 있다며 등대 있는 곳으로 나오라는 것이었다.
본지도 오래되었고 오랜만에 낚시를 할 요량으로 후배가 있는 곳으로 나가 보았다.
그런데 막상 가 보니 이미 낚시를 접고 혼자 캔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갯바위에서 푸른 동해바다를 바라보며 오랜만에 마시는 맥주맛은 정말 시원하고 맛있었다.
그런데 멀리 바다 위에 떠 있는 배 한 척이 보였다.
처음에는 속초항에서 자루비노를 오가는 동춘항인줄 알았는데 두 시간이 지나도록 배가 꼼짝을 하지 않았다.
"아니, 저 배가 왜 움직이나 않는거냐?"
"아직 몰라요?....저 배 오도 가도 못하는 여객선이잖아요..."
"지난 7월 28일 취항식을 하고 일본 니가타와 러시아 자루비노의 첫 운항을 마치고 지난 2일 밤 속초항으로 돌아온 후 운항증이 없어 발이 묶였잖아요..."
"아니 방송에서 거창하게 취항식을 한 것을 보았는데 그럼 첫 출항 후 지금까지 오도 가도 못하고 있는 것이란 말이냐?"
"2년 6개월간 공들인 사업이라는데 정작 중요한 운항증이 없어서 저렇게 된 것을 보니 기가 막히죠...."
"선박의 용선료가 하루에 1만1000달러 우리돈1300여 만원에 달해 벌써 8천여만원의 손실액이 생겼을 거예요......꼬박꼬박 한달 3억9000여 만원 정도에 이르는 용선료 때문에 만약 빨리 운항증이 나오지 않으면 피해액이 눈덩이처럼 커질 거예요.."

                                                 7월 28일 열렸던 취항식 모습<사진출처: 속초시 홈페이지>

4개국 합작법인 동북아훼리주식회사에 범한상선과 속초시, 강원도가 공동으로 51%의 지분을 출자했으며 러시아 17%, 일본과 중국이 각각 16%씩 투자했다.
자본금 300만달러(100%)로 강원도 30만달러(10%), 속초시 30만달러(10%), 범한상선 93만달러(31%), 일본 48만달러(16%), 중국 48만달러(16%), 러시아 51만달러(17%) 등의 자본금으로 설립되었는데 지분 51%를 소유한 한국이 모항이 되지 못하고 일본 니카타항이 모항으로 되고 용선료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반대의사를 표명한 속초시의원들은 첫 취항에 탑승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번 사태는 여객선 운항 선사인 동북아훼리주식회사가 정기 외항해상운송사업면허를 받지 않은 채 1회용 임시운항 허가를 받아 취항한 결과로, 속초항 국제여객터미널의 보안검색 문제 때문에 국토해양부로부터 추가 재출항 허가를 받지 못해서 일어난 일이라고 한다.


토요일 오후 등대가 있는 곳에서 보았던 퀸 칭다오호.......속초 팔경중에 하나인 조도 부근에 일주일 채 떠있다.


속초항에 정박중인 뉴동춘 페리호인데 바다에 떠있는 여객선...뉴동춘호가 13천여톤에 599명이 승선할 수 있는데 반해 바다에 오도가도 못하고 있는 퀸 칭다오호는 1989년 제조된 만 6천톤급의 카훼리선으로 객실과 , 노래방, 샤워장 VIP레스토랑등 여객시설의 갖추었으며, 여객은 750명이 승선할 수 있다고 한다.


15층 아파트에서 찍은 퀸 칭다오호.....왼쪽에 보이는 것이 조도고 앞쪽이 엑스포 공원이 있는 청초호수다.
현재 퀸 칭도오호는 속초해수욕장에서 약 1km 해상에 묶여 있다.


첫 출항 후 발이 묶인 채 오도가도 못하고 있는 여객선 퀸 칭다오호를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곱지 않다고 했다.
그렇게 오랜동안 준비를 했다고 하면서 운항증이 없어 출항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어이없어 하면서도 자칫 어렵게 개척한 신항로가 잘못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했다.
국토해양부는 속초항 터미널 보안검색 업체 선정등의 절차가 마무리 되어야 정식 운항을 허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동북아신항로 운항 재개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도 있다고 한다.
빠른 시일내에 문제가 해결되어 어렵게 시작된 동북아 4개국 신항로가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