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우지 마' 했다가 봉변당한 할머니.

2009. 8. 10. 19:00세상 사는 이야기

지난 토요일 오후의 일이다.
만난지 꽤 오래된 후배로 부터 전화가 왔다.
"형님, 주말인데 뭐 하세요?"
"응,,어제 과음을 해서 아직도 골골하고 있어.."
"그럼 조금더 주무시고 부두로 나오세요....낚시를 하고 있어요...."
비몽사몽 전화를 끊고 한 시간 가량을 더 자다가 일어나서 부두로 나갔다.
워낙 술을 좋아하는 후배라 낚시는 뒷전이고 벌써 술파티가 벌이지고 있었다.
"이궁,,,또 술이냐?...."
"하하하....형님, 쉬는 날이 주말 밖에 없는데 좋아하는 술을 마다할 수는 없죠....."
그렇게 시작된 술판이 새벽 두 시까지 이어졌는데.....
어제 후배가 해준 충격적인 이야기가 아직도 가시지 않는다.
요즘 대부분의 학생들이 방학중이지만 보충수업과 밤늦게 까지 학교에서 야자를 하는데 학생들이 몰래 학교 밖에서 담배를 피우다 할머니의 잔소리를 듣고 화가 난다며 창문에 돌을 던져 하마터면 깨진 유리창에 손주가 다칠뻔 한 일이 있었다고 한다. 
아침을 먹으면서 아내와 아들에게 그 이야기 했더니 아들이
"아빠, 저도 방송으로 들었는데 자발적으로 교무실로 오라고 했는데 아직 아무도 안왔다고 하던데요..." 
                                                           담배꽁초[a cigarette butt] by choyoungkwan 저작자 표시비영리

이야기의 발단은 교무실로 한통의 전화가 걸려 오면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보충수업이 끝나고 야자가 진행되는 시각에 대여섯명의 학생들이 몰래 학교 밖으로 나가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고 한다.
그곳이 마침 할머니가 사는 집 담벼락이었는데 하도 아이들이 시끄럽자 할머니가 창문을 열고 보니 학생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고 한다.
할머니는
"담배를 피우지 마 그리고 시끄러우니 다른 곳으로 가라"
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창문을 닫았는데 잠시 후 갑자기 '쨍그랑' 소리와 함께 유리창이 깨지면서 방안에 유리 파편이 떨어졌다고 한다.
마침 방에는 손주가 잠을 자고 있었는데 깨진 유리창 파편 때문에 큰일날뻔 했다고 한다.
아마도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화가 난 아이들중 누군가 돌멩이를 던져 유리창을 깬 것이라고 한다.
너무나 놀라고 화가 난 할머니가 교무실로 전화를 하게 되었고 학교에서는 문제의 학생들을 잡기 위해 방송도 하고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했지만 결국 잡지를 못했다고 한다.
3학년 학생들 짓이라 추측하고 있는데 점점 다가오는 입시에 대한 중압감과 방학 때도 공부를 해야하는 아이들의 스트레스는 이해하지만 연로하신 할머니의 이야기에 발끈해서 돌멩이를 던진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현재 학교에서는 상벌점 제도가 시행되고 있어 벌점이 25점 이상이면 정신교육 반성문,학교내 봉사등과 같은 바른 생활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  
지난해에는 담배 피우다 적발되면 3점 벌점제가 있던 것이 올해 벌점규정에는 빠져 있었는데 이번 일로 다시 강화할 것이라고 한다.

벌점을 받고 안받고를 떠나서 잘못된 것을 지적한 할머니의 말에 화가 난다고 집에 돌을 던진 행위는 어떤 경우라고 해도 정말 잘못된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일이 일부 학생들의 일이라 간과하지 말고 
평소 학생들의 인성교육에 좀더 신경을 썼으면 하는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