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에서는 낯선 풍경 까나리 말리기

2009. 5. 25. 09:20사진 속 세상풍경

동해안에는 예로부터 양미리가 많이 잡혔다. 겨울이면 부두마다 그물에 한가득 잡혀 올라오는 양미리를 손질하는 손길이 분주한데 몇해전 부터는 양미리 축제도 열리곤 한다. 해풍에 잘 마른 양미리를 조림해서 먹거나 구워 술 안주로 사랑받는 양미리는 사실은 대부분 사료용으로 공급된다고 한다. 워낙 가격이 낮고 양이 많아 바로 공장으로 직행하는 경우가 허다했는데 지난 해에는 급속한 기온변화 때문인지는 몰라다 제때 양미리가 공급되지 않아 한 두름에 보통 2000원 하던 양미리 가격이 5000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생겨 금미리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런데 동해안에 살면서 궁금한 점이 동해안에는 왜 까나리가 잡히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는데 이번에 고성의 공현진항에 들렀다 이상한 광경을 목격했다. 좀처럼 보기 힘든 까나리 말리는 것을 보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멸치인가 생각하고 가까이 가보니 멸치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궁금해 일을 하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이것이 까나리란다.


새로 놓여진 방파제를 따라 끝도 없이 이어진 까나리 건조 장면은 동해안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이다.


겨울철 별미 양미리는 익숙해도 5월에 보는 양미리 새끼 까나리를 말리는 풍경은 낯설다. 방파제를 따라 걸어들어가니 특유의 비릿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햇살만 좋으면 하루면 내장까지 바싹 말라 좋은 상품이 된다고 한다. 가격을 이야기 하지는 않았지만 양미리보다 고가로 팔린다고 한다. 그런데 양미리 새끼인데 왜 까나리라고 부를까?


사람들이 익숙하게 알고 있는 까나리액젓과 양미리는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일까?....그런데 사실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 없다고 한다.


그동안 상식적으로 알고 있던 동해안 양미리 서해안 까나리와 혼동되는 풍경이 무척이나 낯설다.등대까지 이어진 까나리 널기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국립수산과학원에서는 동해안에서 많이 잡히고 있는 양미리’의 본명은 ‘까나리’다. 동해안과 남해안에서는 큰 까나리를 ‘양미리’, 어린 새끼는 ‘곡멸’이라고도 부른다. 곡멸은 어린 까나리를 말리는 과정에서 반원처럼 휘어진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상한 것은 까나리를 너는 곳 중간중간에 식용유가 놓여있었다. 식용유는 무엇에 쓰느냐고 물으니 고기를 널 때 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약간의 식용유를 붓고 섞어서 널면 말라도 원형 그대로 떼어낼 수 있다고 한다.


친구에게 공현진에서 까나리를 보았다고 하자 "예전 백령도에서 군생활을 할 때 많이 보던 풍경인데 기후변화가 심하긴 심하나 보네 동해안에서도 까나리가 잡히는 것을 보니 ...."한다....


방파제에 다 널고도 남은 까나리를 어디에 널까 고민하는 어부들.....모처럼 찾아온 까나리 덕분에 무척이나 일손이 바빠 보였다.


하지만 아무리 들어도 헷갈리기는 마찬가지인 동해안 양미리 혹은 까나리..... 빨리 정확한 이름과 명확한 규정이 정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