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운영하는 야외 도서관에 가 보니......

2009. 3. 3. 07:27사진 속 세상풍경

속초시 교동에는 주민들이 관리하는 해오미 쉼터가 있습니다. 설악중학교 오른쪽에 있는 이 쉼터는 비어있는 시유지를 활용해서 주민들과 학생들을 위한 쉼터를 만든 곳인데 지난 여름에 문을 열어 연극과 음악공연 그리고 작은 야외 도서관을 운영하는 등 시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던 곳이었습니다.
늘 이곳을 지날 때 마다 참 좋은 시설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고 책을 기증 받는다는 현수막을 보며 언제 한 번 들러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개인적으로는 나중에 작은 무료 도서관을 열고 싶은 생각이 있어 책을 모아오다 여건이 여의치 않아 인터넷을 통해 이곳저곳 책을 기증하기도 하고 어린 조카가 있는 고향과 친인척에게 택배로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아파트 분리수거함에 책이 나와있으면 차의 트렁크 뒤에 실어 놓았다 한꺼번에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휴식과 놀이공간이 있는 해오미 쉼터는 해오미 속초21실천협의회와 독서모임 민들레 회원들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속초에서 인구가 가장 밀집되어 있는 곳에 마련되어 있어 주민들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가져 가려고 전화를 걸어보니 건물 오른쪽 열쇠마트 사장님이 이곳을 관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마침 갔을 때 출장 중이어서 만날 수는 없었습니다. 전화로 통화를 하니 도서관 문이 열려 있으니 그곳에 책을 두고 가면 나중에 정리하겠다며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동안 모아왔던 50여권의 책을 쉼터 안으로 들여 놓았습니다. 막상 도서관에 들어서니 너무 비좁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야외 도서관이라서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겨울에는 마음편하게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날이 풀리면 아이들이 찾아온다고 했지만 난로도 없는 곳에서 책을 읽는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지난해 여름 이곳에서 연극공연과 가수들의 작은 음악회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첫회라 많은 시행착오가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예상외로 뜨거웠다고 합니다.


쉼터 2층에는 편안하게 앉아서 독서를 하거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벤취와 의자들이 놓여져 있습니다.
사는 게 바빠서 이용할 수는 없지만 집 가까운 곳에 이런 쉼터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다만 겨울에도 많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쉼터 아래를 좀더 확장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쉼터를 오르는 계단 옆으로 도서관을 확장하면 추운 겨울에도 마음 편하게 책을 읽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이곳 해오미 쉼터가 늘 주민들로부터 더욱 사랑받는 쉼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