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 끔찍했던 자가운전 체험기

2009. 3. 2. 13:21사진 속 세상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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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이 대학 기숙사에 들어가는 길이라 3.1절에 서울에 가게 되었다. 아내와 아들의 일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속초에서 4시쯤 출발을 했다. 일요일이라 차가 밀릴 것이라는 것은 예상했지만 출발하고 미시령 터널을 지나면서부터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직감하게 되었다. 차들이 꽉 막힌 도로를 보면서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이 인제군 북면 용대리에서 열리고 있는 황태 축제 마지막 날이라서 차들이 더 밀리는 것이라는 직감이 들었다.편도 2차선 도로를 1차선으로 막아놓아 병목현상이 일어나는데다 황태축제장에서 나오는 차들이 다시 병목현상을 일으키면서 한계령과 미시령의 갈림길 까지 20km를 거북이 운행을 할 생각을 하니 앞이 캄캄했다.


차량과 차량이 꼬리를 물고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다. 오른쪽이 황태축제가 열리고 있는 곳이고 그곳에서 나오는 차량들과 뒤엉켜 극심한 정체를 이루고 있었다.


황태축제장과 미시령 터널에서 나오는 차량들이 극심한 정체를 이루고 있는 곳에 순찰차가 나와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교통 신호를 돕는 것이 아니라 차량만 세워놓은 상태였다. 차량들의 원활한 소통을 돕기 위해 수신호를 해주면 좀더 원활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아쉬운 생각이 들었다.


한계령과 미시령의 길목을 지나 4차선 도로를 접어들자 일시적으로 차량들이 원활한 흐름을 보였다. 차량이 밀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거북이 걸음을 면한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양평을 지나면서부터 다시 극심한 정체를 보이기 시작했다. 시간을 맞춰야 하는 고속형 버스들은 양평에서 강변마을로 돌아 가는 모습도 보였다. 차량들이 국수리를 지나 양수리로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을 때 였다. 어디선가 요란한 앰뷸런스 소리가 들렸다. 한참 뒤에서 불을 번쩍 거리며 오고 있었는데 꽉 막힌 차들 때문에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약 15분의 시간이 지나 앞으로 나간 앰뷸런스는 제속도를 내지 못하고 연신 신호음만 내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었다. 일시적으로 차량들이 양쪽으로 비켜주면 될텐데 운전자들의 마음이 서로 통하지 않는 듯 했다. 이런 광경을 보면서 구급용 헬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절체 절명의 순간 도로가 막힌 것 때문에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차량이 팔당터널로 들어섰을 때였다. 갑자기 팔당 3터널 안에서 요란한 굉음이 울리기 시작했다. 백미러로 뒤를 보니 자가용과 뒤따르던 차가 충돌한 듯했다. 일시적으로 속도를 내던 차량들이 터널안에서 급정거를 하면서 추돌사고를 일으킨 듯했다. 차량 흐름을 방해할 수 없어서 그냥 앞으로 나가는데 20여분 뒤에 또 다른 앰뷸런스가 요란한 신호음을 내며 달려 갔다. 좀전에 사고로 부상을 입은 환자들을 수송하는 차량들로 여겨졌다.


가까스로 팔당대교를 지나 하남시에서 외곽순환도로를 타고 안양방면으로 차를 몰았다. 차량들이 많이 밀렸지만 8차선이라 차량의 흐름이 원활했다. 네비게이션이 없어 톨게이트에서 요금정산하는 직원들에세 지리안내를 부탁했다. 그런데 물을 때 마다 제대로된 정보를 얻을 수가 없었다. 앞으로 교통정보 서비스도 함께 제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아들은 내려주고 송파를 거쳐 잠실 대교 쪽으로 향하는 길에 또 다시 차량 추돌사고가 발생했다. 금새 견인차 세 대가 출동해 도로를 막았다. 그러자 일시에 차량들이 밀리기 시작했다. 혼잡한 틈을 빠져 나와 강변북로를 타고 동대문에 도착한 시간이 10시 30분이었다. 저녁을 먹은 것을 제외하고 꼬박 6시간을 운전한 셈이었다.
동대문에 도착해서 주차를 하려고 하는데 갑자기 견인차가 건너편 차량을 견인하는 것이 보였다. 이곳은 늘 10시만 넘으면 주차가 허용되던 곳이었는데 어느날 갑자기 주차단속이 심해진 곳이라 지방에서 올라온 차량들이 속수무책으로 위반딱지를 받거나 견인당하기 일쑤인 곳이기도 하다. 할 수 없이 동대문 운동장 지하주차장에 차를 주차시켰다. 이곳은 한 번 주차하면 보통 주차비가 2만원 정도 나오는 곳인데 울며 겨자먹기로 이곳에 주차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동대문 운동장이 철거되면서 부터 시작된 주차전쟁은 지방 상인들에게는 막대한 주차비 부담으로 돌아왔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눈발이 내리기 시작했다 용대리를 접어들면서 굵어진 눈발은 제법 많은 눈이 쌓였고 제설차량들이 바쁘게 오갔다. 백담사 가기전 굽은 도로를 돌아서려는데 택시 한 대가 반대편 차선에 처박혀 있었다. 차를 세우고 가보니 운전자가 나왔다. 다행히 다치지는 않은 듯 했는데 혼자서 차량을 빼려고 애쓰고 있었다. 혼자서 열심히 밀어도 빠지지 않아 지나가는 차량을 세워 둘이서 밀어 간신히 차량을 빼냈다.
거북이 걸음으로 집에 도착한 시간이 새벽 6시 50분이었다. 운전한 시간만 무려 9시간이 넘은 듯 했다.
앞으로 차량이 몰리는 주말이나 공휴일은 자가운전을 피해야 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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