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된 대학 주변을 둘러보니......

2009. 2. 24. 09:33사진 속 세상풍경

반응형


강원도 양양에는 대학이 하나 있었다. 명지재단인 관동대학 양양 캠퍼스가 바로 그것인데 지난 1995년 양양캠퍼스가 개교하면서 양양군은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과 함께 인구유입 등 부수적인 효과를 기대했었다. 하지만 개교 10년이 지난 2005년 학교 측이 학생수 감소로 인한 경쟁력 상실 등을 이유로 현 캠퍼스에 사회복지학과 신설과 실버휴양타운 조성을 약속하며 공과대학을 강릉으로 이전했다.하지만 대체 신설된 사회복지학과도 2007년 2학년을 마치지 못한 채 지난 해 2학기 개강을 하지 못했다.

 

그동안 양양군과 관동대학교는 다각적인 협의 방안을 논의 해왔으나 서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학교 측에서는 1996년 정부가 도입한 새로운 대학설립기준으로 인해 2004년까지 8년 동안 대학수만 4년제 대학 37개, 대학원대학을 30개 이상 늘려놓았으며 결국 95년 100여개에 불과하던 4년제 대학이 200개가 넘어 지방 대학의 생존이 힘들게 되었다고 했다.


1995년 양양캠퍼스로 이전 당시 970명이던 공과대학 입학정원이 2007년 강릉으로 이전할 때 378명으로 대폭 줄었으며 재학인원도 3722명에서 1388명으로 무려 64%가 감소돼 경쟁력을 완전 상실했고 대체하려던 노인병원도 교육인적 자원부로 부터 경제성 부족으로 승인이 불허되었다고 한다.군과 대학이 이렇게 해결책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사이 주변의 상권들은 완전히 붕괴되어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었다. 현재 이곳은 창업보육센터만이 남아있다고 했다.주민들은 대학이 매각에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공시지가 보다 터무니 없이 싼 헐값에 사들인 땅으로 차익을 얻으려 한다며 환매요구를 통해 이를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 주변 업소들의 폐업이 봇물을 이루고 읍지역의 원룸 단지도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벌써 4~5년이 흘렀는데 말이 대학이전이지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폐교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대학 주변에 산재해있던 상가나 원룸들은 대부분 폐업을 하거나 비어있있다. 새로운 활용방안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지역주민의 말이 절실하게 느껴졌다.


한적한 시골에 덩그라니 남아있는 아파트가 보인다. 대학이 들어섬으로써 생긴 아파트였지만 지금은 대부분 비어있다.


대부분의 매물들이 경매로 넘어가는 악순환을 맞고 있는 아파트....대학이 사라지고 난 후 발길이 뚝 끊겨 버렸다.


한때 호황을 누렸던 원룸 사업도 대학 이전과 함께 경매로 처분되거나 폐업된 채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대학이 있을 때는 2억 8천에 원룸을 팔라고 해도 팔지 않았는데 지금은 2억에 팔려고 해도 팔리지 않는다고 했고 월30만원을 넘던 원룸도 18만원으로 떨어졌고 이마저도 대부분 비어있다고 했다.


복지시설 대체라는 명분으로 학생들은 본교로 이전해버린지 4년이 지나도록 마땅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대학과 군의 줄다리기가 깊어질수록 주변지역의 공동화현상은 깊어지고 더 나아가 지역 전체 경제에도 심각한 피해를 입히고 있었다. 이곳저곳 다니며 둘러본 대학주변의 주민들 모두가 양양캠퍼스의 활성화 방안이 빨리 나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