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송 도벌꾼 잡고 보니 이유가 기가막혀...

2009. 2. 6. 08:09사진 속 세상풍경

며칠 전에 이틀간 비가 내렸다. 그리고 어제가 입춘이라 날씨가 참 포근했다. 그런데 고향에서 친구가 내려왔다. 누군가 소나무를 도벌했다는 기별을 받고 내려왔다는 것이었다. 오래된 금강소나무가 즐비한 그곳은 옛날 부터 마을 사람들의 쉼터로 사용하던 곳이었는데 비가 내리던 날 전기톱 소리와 함께 큰 나무가 쓰러지는 소리를 들어 나와보니 한 사람이 겁도 없이 소나무를 도벌하고 있었다고 한다.
개인 소유의 산이지만 동네에서 관리를 하고 있을 정도로 풍광이 뛰어난 이곳에서 소나무를 세 그루를 도벌하는 모습에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하천과 바다를 끼고 있는 이곳은 수려한 금강소나무가 밀집되어 있어 여름이면 많은 사람들이 쉼터로 사용하는 곳이기도 하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울창한 이곳은 군에서도 안내표지를 세워놓을 만큼 뛰어난 금강 소나무가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금강 소나무는 줄기가 곧고 붉은 색을 띄고 나무 껍질이 얇고 재질이 우수해 문화재 건축용으로 사용되는 소중한 나무이므로 보존하자는 글귀가 보인다. 지난해 소실된 남대문을 복원하는데 쓰일 만큼 금강소나무의 가치는 높다고 할 수 있다.

안으로 들어서니 굵은 소나무가 전기톱으로 베어진 채로 널브러져 있었다.수령 80년이 되었다는 소나무가 쓰러지면서 주변 소나무의 가지들도 많이 꺽여져 있었다.


개인 소유이며 마을 사람들이 관리하는 곳의 소나무를 도벌한 사람은 도대체 무엇을 하려고 잘랐을까 궁금해졌다.

잘린 나무 그루터기 주변에는 나무들이 사자지고 흔적만 남아있었는데......


주변에는 나무를 자르고 보이지 않게 솔잎으로 가려놓은 곳도 보였다.

물어물어 나무를 자른 사람을 찾아갔더니 집에는 아주머니만 있었다. 한참 후에 연락을 받고 온 사람은 60이 된 마을 사람이었는데 자신이 얼마나 큰 죄를 저질렀는지 몰랐다.
지난 밤 통화에서는 술김에 오히려 화를 냈었다는 그 사람은 집에 들어가서 상황을 설명하자 잘못했다며 용서를 빌었다.

그런데 나무를 도벌한 이유를 알고 봤더니 정말 기가 막혔다. 지난 폭설 때 가지가 부러진 것을 자른 것 뿐이라고 말하면서 겨울에 집에 놓은 화목 보일러에 땜감으로 쓰기 위해서 도벌을 한 것이라고 했다. 베어진 것은 여섯 대 였는데 자신은 두 대 밖에 베지 않았다고 했다.아무리 상식이 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소유주의 허락도 없이 땜감으로 쓰기 위해 베었다는 소리에 주위 사람들 마저 혀를 끌끌 찼다.
뒤늦게 자신이 어떤 잘못을 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는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보니 만감이 교차했다.
서민 경제가 위축되고 기름값 때문에 집집마다 화목 보일러로 바꾸면서 일어난 어이없는 사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