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개구리 축제에 가 보니....

2009. 1. 31. 09:06사진 속 세상풍경

지난 번 설날에 고향에 갔을 때의 일이다. 홍천에서 개구리 축제가 열리고 있는데 지역주민들의 반응이 좋지 않음에도 축제가 열리고 있다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개구리 축제라는 말이 생소하기도 했고 도대체 개구리 축제를 어떻게 할까 궁금하기도 했다.
그런데 설날에 들리지 못하고 다음 다음 날 친구 병문안을 가던 길에 개구리 축제장에 들려보았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다는 개구리 축제는 2009년 1월 23일 부터 2월 1일 까지 홍천군 서석면에서 열리고 있었는데 축제가 열리기 전부터 지역주민들로 부터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대다수의 지역주민들이 개구리 축제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보아도 썰렁하기만 했는데 그중에 게시판에 올라온 글 중에는 개구리 축제장에 갔는데 개구리는 보이지 않고 송어낚시나 얼음썰매등 다른 곳에서 볼 수 있는 것 밖에 없었다는 불만의 글이 올라왔고 이에 대한 답변으로 공무원이 개구리가 한 마리라도 보이면 축제를 열지 못하게 하겠다고 해서 부득불 그리하게 되었다는 글이 올라와 있었다.
군에 있는 담당공무원에게 전화해 보았더니 그런 일에 관여한 적이 없다며 지역으로 전화해 보라고 했다. 다시 면에 전화를 걸어보니 그렇게 이야기 한 적은 없고 환경부에 질의를 해본 결과 개구리 축제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며 협조를 요청한 적은 있었다고 했다. 결국 양식을 한 개구리를 사용하는데 법적인 문제는 없는 것으로 나타나 축제장에서 개구리를 판매하게 되었다고 했다.


30일 점심 때 쯤 찾아가 본 개구리 축제장은 썰렁하기 그지없었다.
이번 개구리 축제는 처음부터 의견이 분분해 지자체에서 후원해준 것이 아니라 민이 주도로 해서 열리게 되었는데 처음 개막일에는 군수와 국회의원이 참석해서 축제의 성공을 기원하기도 했는데 음식점에서 만난 상인은 설날을 제외한 날에는 사람들이 없어 썰렁하기 그지 없었다고 한다.


낭만의 겨울과 개구리가 만들어낸 동심의 테마, 풍성한 먹거리등, 남녀 노소 가족단위의 축제로 적합한 곳이라는 것을 기억하게 될 것이라는 당초의 취지와는 달리 너무나 한산해 보였다.



개구리 축제임에도 개구리를 이용해서 어떻게 축제를 이끌어 갈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들었는데 매표소에 붙어있는 축제 종목들을 들여다보니 여타 다른 축제장에서 보는 것과의 차별성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개구리 관광마차라는 것이 좀 색다르다는 생각이 들어 찾아보니 트렉타를 타고 주변을 도는 것으로 아주 단순해 보였다.


송어 얼음 낚시장에는 젊은 사람 두 세명이 낚시를 하고 있었고 축제 관리인은 모닥불을 피워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추억의 섶다리를 건너가 보았다. 옛날 어릴 적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었는데 축제장에서 먼곳에 놓았기 때문인지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개구리 포토존이라는 곳인데 가까이 다가가보니 스티로폼으로 만든 개구리 모습은 조악해보였다. 앞으로 개구리 축제를 계속이어가려면 좀더 세밀한 연구나 준비가 필요할 듯 보였다.


개구리 전시관이라고 해서 큰 기대를 걸고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들어가 본 순간 실망을 금치 못했다. 개구리 사진이 걸려있었는데 인터넷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는 사진들과 설명서가 걸려있었다.


모형 개구리도 판매하고 있었는데 과연 판매가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 색종이로 접어놓은 몇 마리의 개구리가 책상 위에 놓여있었고 이곳 축제장에서만 통용할 수 있다는 백원권과 오십원권 십원권의 상품권이 눈에 띄었다.


진짜 개구리를 보려면 어디로 가라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문구......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다리 밑으로 내려 가라고 했다.


개구리를 판매하는 곳을 가보았다. 양식 개구리는 생각보다 아주 작았는데 500g에 3만원이라고 했다. 인터넷에 판매하는 것보다는 싸다고 했지만 선뜻 사기에는 부담스러워 보였다. 양파망에 들어있는 개구리는 약 20여 마리 정도 되었다.


항아리에 풀어놓은 양식 개구리의 모습....이번 개구리 축제가 지역주민들에게 호응을 얻지 못하는 이유가 개구리가 이곳만의 특산품도 아니고 대대적으로 양식되는 것도 아닌데 꼭 개구리 축제라고 해야하는지 찬반양론이 높았다고 했다.


점심 무렵임에도 텅빈 썰매장에 빈 썰매가 얼음판을 돌고 있었다.


어느 축제장에 가나 볼 수 있는 각설이 모습........ 혼자 노래를 틀어놓고 손님을 불러모으고 있었다.


몇 되지 않는 생활용품 매장에는 손님들을 기다리는 주인들만 앉아 있었는데 말 그대로 너무 썰렁했다.


다른 코너들은 상인들이 입점하지 않아 3분의 2 가량 텅비어 있었다.


민물고기와 빙어를 튀겨주는 음식점에는 개구리도 튀겨준다고 했다. 그런데 개구리 세 마리에 만원이라고 했고 살아있는 약식 개구리를 바로 튀겨 주는데 개구리가 너무나 작아 먹을 것이 없어 보였다.
일반 사람들이 개구리를 먹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또 앞으로 축제가 성공하려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잘 보여주었다.
요즘 강원도는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겨울축제를 여는 지자체들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데 인제의 열목어 축제를 비롯해서 빙어축제 곧 시작될 속초 불축제 고성의 명태축제등 축제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탄탄한 기획력 없이 시작한 축제에 대한 시민들의 냉담한 반응과 지자체의 도움없이 관광객을 끌어들이기가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여실히 보여준 이번 개구리 축제는 좀 더 많은 준비와 내실을 기해야 하고 개구리를 축제로 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씻어내야 내년에도 축제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