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에 제비와 마담뚜 정말 있을까?

2009. 1. 14. 14:54세상 사는 이야기

며칠 전에 사무실에 나갔다가 뜻하지 않은 소식을 듣게 되었다. 쉬쉬하면서 시작된 이야기는 나중에 알고 보니 이미 알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이야기였다. 지난해 오랜동안 해오던 의류업을 정리하고 서울로 간 아줌마가 결국은 사람에 속아서 어려운 살림을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몇 해 전에 이혼을 하고 혼자 딸을 키우는 아줌마는 오래전 부터 사업상 골프를 쳤지만 한눈 팔지 않고 생활에 충실했는데  골프장에서 만난 마담뚜를 만난 것은 지난해  중순 무렵이었다고 한다. 골프연습장에서 눈인사를 나누긴 했지만 평소에 마음이 들지 않는다며 두 사람을 가까이 하지 않았는데 어느 때인가 부터 좋은 사람을 소개시켜 준다면서 만나 볼 것을 채근했다고 한다.
서울에 골프장을 갖고 있는 재력가라며 만나본 후에 스스로 결정하라며 약속 날짜까지 미리 정해놓았다고 한다.
고민 끝에 약속 장소에 나가게 되었고 훤칠한 외모와 수려한 모습에 이끌려 만남을 지속하게 되었다고 한다.주말 마다 골프장에서 마담뚜들과 어울리기도 하고 단둘이서 골프를 치기도 했다고 한다.


나중에는 중국이나 동남아로 원정 골프를 치러 나가는 등 급격하게 친해졌고 만남도 잦아 졌다고 한다.
매너도 좋고 돈도 잘 쓰는 그 남자를 철썩 같이 믿었고 마담뚜에게 고맙다는 인사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기야는 가게를 정리하고 그 남자가 원하는 대로 서울로 상경한다며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처럼 이야기 하곤 했다고 한다.
그리고 작년 말에 훌쩍 서울로 떠난 후에 소식을 알 수가 없었는데 올초에 친하게 지내던 아주머니의 입으로 들리는 이야기는 그야말로 놀라움 그 자체였다.
모든 것을 정리하고 서울로 올라가 보니 골프장을 갖고 있는 재력가라던 남자는 예전에 골프 연습장에서 직원으로 있었던 사람이었고 재산도 없는 날 건달이었다는 것이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홀아비도 아니고 버젓이 아내가 있는 기혼남이었다는 것이었다.
속된 말로 골프장 제비였던 셈이었는데 후회해도 이미 소용없는 일이었고 다시 내려오고 싶어도 창피해서 올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지금은 이 추운 겨울에 이곳저곳 다니며 차량으로 장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된 판단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며 자책하며 살고 있다는 아주머니의 이야기는 그동안 뜬소문으로 돌던 이야기가 사실이었다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이곳은 관광지인데다 골프장이 많아 골프장에 마담뚜들이 설치고 또 돈 많은 골퍼들을 노리고 골프연습장이나 골프장을 찾는 여자들도 많다고 한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늘어난다고 한다.
아직 한국에서는 골프가 부자들만 즐기는 스포츠로 생각하고 그것을 노리는 제비나 마담뚜들이 기생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앞으로 다시는 아주머니와 같은 피해자가 없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