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씨가 10년간 목욕탕에 가지 않은 이유

2009. 1. 12. 07:13세상 사는 이야기

예전에 모 단체에 가입해서 10년동안 친했던 K씨가 있었다. 지금도 가끔 만나 술 한 잔 하는 사이인데 그에게는 남모를 고민이 있었다. 단체의 성격상 부부 모임이 많았고 또 단체로 행동하는 경우가 참 많았는데 K씨는 다른 것은 너무나 활동적으로 적극 참여 하는데 한 가지만은 꼭 빠졌다. 그것은 목욕탕을 함께 가지 않는 것이었다. 합동 체육대회나 단체로 여행을 가서 온천욕을 즐기러 갈 때도 들어가지 않았다.

처음에는 그것이 핑계라는 사실을 몰랐는데 나 보다 더 오랜동안 K씨와 친한 형님의 말을 듣고는 그것이 일부러 그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친하다는 주변 사람들도 그 사람과 목욕탕에 가본적이 없는 것으로 봐서는 아마도 음경 왜소콤플렉스가 있을 거라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직접 보지 않았으니 한 귀로 듣고 흘려버렸다. 술을 좋아하던 K씨의 집에는 늘 지인들이 모여들었고 그러는 사이 10년이 흐른 어느 날 형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K와 함께 목욕탕에 갔다 왔다면서 호외뉴스를 전하듯 부산을 떨었다. 그 이유는 바로 K씨가 목욕탕에 가지 않았던 이유가 음경 왜소콤플렉스가 맞았고 이번에 서울에서 수술을 받고 자랑스럽게 먼저 전화를 걸어 목욕탕에 가자고 했다고 한다.
한 눈에 봐도 수술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고 하는데 음경의 길이와 귀두 확장 수술을 함께 받았다고 한다.
혼자가는 것이 창피하고 무서웠던 K씨는 같은 콤플렉스를 갖고 있던 동네 형님과 함께 받았다고 한다.

                                                                               <이미지 출처: 샘터 2008년 11월호>

그런데 수술을 권유한 사람들은 정작 본인들이 아닌 K씨와 동네 형님의 아내들이었다고 한다.
우연히 남편과의 잠자리에 대해 이야기 하다 공통점을 발견한 것이 바로 음경이 작아 콤플렉스를 갖고 있어 늘 자신감이 없고 자신도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아들을 둘 두었지만 성적으로는 만족한 생활을 즐기지 못했다는 공통점을 알게된 두 사람은 조심스럽게 수술을 권유했다고 한다. 남편이 목욕탕을 함께 가지 않는 것이 콤플렉스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주변 사람들의 수근거림도 알고 있었기에 병원을 미리 알아보고 남편에게 이야기 했다고 한다.

"여보, 아는 언니 형부가 서울에서 병원을 하는데 이번에 서울에 가서 수술을 받기로 했다는데 함께 갈 사람이 없어 망설인다는데....당신이 함께 가면 안돼?.."
처음에는 펄쩍 뛰던 남편이 주변 사람들이 콤플렉스 때문에 목욕탕에 가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수근거린다는 말에 고개를 떨구었다고 한다.
그때가 K씨의 나이 마흔 하나였는데 수술을 받고 난 후 K씨의 행동은 무척 달라졌다.

그동안 가지 못했던 목욕탕을 마음껏 가고 사람과의 대화나 행동도 더욱 자신감이 붙었다고 한다. 무슨 일이든 콤플렉스가 있다는 건 사람을 위축시키고 활동에 큰 제약을 준다. 자신에게 콤플렉스는 겉으로 보이지 않는 큰 장애였다고 토로한 것처럼 K씨에게 음경 왜소 콤플렉스는 남에게 속시원히 털어놓을 수 없는 평생의 고민이었던 셈이었다.


수술 전 그의 음경은 5cm 정도였고 성생활을 하는데 불편함은 없었다고 한다. 발기부전도 아니었지만 어릴 때 부터 목욕탕에 갈 때 마다 주변 사람들의 음경을 바라보며 비교하는 버릇이 생겼고 그 버릇이 집착증으로 변해 자신의 음경이 작고 창피하다고 생각하고 부터는 목욕탕에 가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누구나 한 가지 콤플렉스를 갖고 산다고 한다. 그것은 자신도 모르는 작은 것일 수도 있고 남에게 감추고 싶고 삶의 의욕을 방해할 정도로 큰 콤플렉스도 있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크든 작든 생활에 불편함을 주거나 자신감을 상실하게 만드는 것이라면 적극적으로 해결하려는 마음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평생 묵은 콤플렉스를 털어버린 K씨처럼 혹시 혼자 끙끙 앓고 있는 콤플렉스가 있다면 주변 사람들과 속시원히 털어놓고 해결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