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숙박비 1억 2천 때문에 다툰 사연

2009. 1. 10. 08:40세상 사는 이야기

어제는 새해들어 처음으로 동창을 만났다. 근 한 달만에 만난 친구는  펜션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번 해돋이 때 예년보다 손님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모처럼 찾아간 친구에게는 주변의 사람들도 모여있었는데 대화를 나누다 오랜만에 당구시합으로 저녁 내기를 하게 되었다. 당구를 쳐본지 몇 년이 된지 까마득한데 팀을 짜서 하는 것이라 빠지지도 못하고 게임을 하게 되었다.
게임을 하면서 명태를 안주 삼아 시원한 생맥주를 한 잔 했다. 다행히 나와 편을 먹은 사람이 컨디션이 좋아 게임에서 이기게 되었다.당구장을 나와 가까운 꼼장어집으로 들어가 된장국에 식사를 하며 꼼장어로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런데 대화중에 친구가 주변의 펜션 중에 가장 잘 되는 펜션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다른 곳은 숙박료를 싸게 받아도 손님이 없는데 지난해 문을 연 00 펜션은 비싸게 받아도 늘 손님들로 꽉 찬다는 것이었다. 그곳은 다른 곳과 달리 객실에서 스파를 즐기며 바다를 조망할 수 있게 해놓았고 내부도 고급스럽게 해놓아 오는 사람이 최고가임에도 만족한다는 것이었다.
시골 펜션에서 하루 숙박비 20만원을 받으면서도 손님으로 꽉 차는 것은 펜션이 포화상태인 이곳에서는 대단한 것이라고 이야기 하자 다른 한 사람이 그 펜션은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사람이 몰리는 것이라고 말을 받았다.
이야기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숙박비로 통일되었고 나중에는 지나간 무용담과 호텔 숙박비로 이어지게 되었다.

                                                      롯데호텔 스위트룸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그중에 호텔 숙박비 때문에 말싸움이 벌어지게 되었는데 국내에서 하루 숙박하는데 가장 비싼 곳이 어딜까 이야기를 나누다 한 사람이 88올림픽 때 사우디 국왕인지 왕자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하루 숙박비로 1억2천원을 지불한 호텔이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논란이 시작되었다. 신문기사로 접했다는 하루 숙박비 1억2천만원은 우습게도 방 하나의 숙박료가 1억2천인지 아닌지를 놓고 두 사람이 언쟁을 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식당 주인의 인터넷 검색에 이어 호텔에 직접 전화를 걸어보는 소동으로 이어졌다.
술을 마시다 별 것도 아닌 것을 갖고 논쟁을 벌이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알지 못하는 이야기니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전화를 받은 호텔 담당자가 그때 당시 하루 숙박료가 1억 2천을 지불한 사실이 있다는 것을 확인해주었다.
다른 것은 보안상 자세히 밝힐 수 없지만 분명 있었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방 하나의 숙박료인가 아니면 경호원이나 여타 동행한 사람들의 숙박료가 모두 포함된 것인가 하는 것을 두고 논쟁을 벌였는데 결국 식당주인이 현재 호텔 1일 숙박료가 가장 비싼 곳을 검색해보니 롯데 호텔 139.4평의 ‘로열 스위트룸숙박비가 1000만 원으로 별채로 꾸며진 것을 제외하고는 서울의 호텔 객실 가운데 ‘가장 비싼 방’이고 세금과 봉사료를 더하면 하룻밤 방값이 1200만 원을 훌쩍 넘는 것을 감안하면 20년전의 88올림픽 당시라면 00호텔 한 층을 다 빌린 1일 숙박료였을 것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서민들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이날 숙박료 논쟁은 5만원 펜션을 하는 친구와 이 동네에서 가장 비싸게 받는다는 ㅇㅇ펜션의 20만원에서 호텔 숙박료 1억 2천까지 비약되고 말았다.
호텔도 호텔 나름일 것이고 펜션도 펜션 나름일 것이라는 식당주인의 말이 정답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국에도 하루 숙박료가 1000만원이 넘는 곳이 있다는 것이 시골에 사는 내게는 꼭 남의 나라 이야기 처럼 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