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목욕하는 시간이 긴 이유는?

2009. 1. 9. 10:25세상 사는 이야기

우리 가족 중에 유일한 여자는 아내다. 아들만 둘이어서 아내는 힘들다. 그것은 어머니도 마찬가지였다. 어머니는 아들만 사형제를 키우셨는데 늘 사소한 것까지 모두 챙겨주시느라 평생 힘드셨다.그런 불평 중에 작은 것 한 가지가 아내에게 있다. 가족이 함께 목욕을 갈 때 마다 아내가 하는 불평중에 딸이 하나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푸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요즘은 아이들이 엄마와는 함께 목욕을 가려고 하지 않는다. 물론 아이들이 커서 그런 것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함께 가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 때문이다. 그것은 나 역시도 마찬가지다.아내는 목욕 시간이 너무나 길다.
지금은 아이들이 엄마와 함께 가지 않아 아내와 나 둘이 목욕을 다니는데 솔직히 기다리는 시간 장난이 아니다.
아내는 최소한 2시간은 넘게 목욕을 한다. 나는 길어야 한 시간 20분 정도다. 그것도 최대한 길게 잡은 시간이다.
처음에 목욕탕에 들어가면 머리를 감고 몸을 씻고 따듯한 스파물에 10분정도 몸을 담궜다 나와 때를 민다. 한 20분 정도면 충분하다. 그리고 습식 사우나와 황토 사우나실을 두 번 드나들고 차가운 물에 행군다. 2~30분 사우나를 하면 더 이상 할 일이 없다.
목욕탕 밖으로 나와서 아내를 기다리며 TV를 보거나 목욕탕 밖으로 나가 주변 풍경을 구경하거나 콘도내에 비치된 컴퓨터를 한다. 전화가 올때 까지 1시간여 동안 무언가를 해야한다.처음에는 엄청 지겹게 느껴졌지만 지금은 이골이 나서 괜찮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내게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대기실이나 휴게실에서 기다리는 남자들중 기다리다 지쳐 연신 휴대폰으로 전화를 하거나 카운터를 통해 빨리 나오라며 짜증내는 사람도 있다.
도대체 여자들은 왜 목욕하는 시간이 오래 걸릴까? 그동안 나름대로 생각한 결과는 이렇다. 우선 여자는 남자보다 동작이 느리다. 물론 빠른 여자들도 있겠지만 보편적인 아줌마를 기준으로는 그렇다. 더 느긋하다고나 할까?.....그리고 옷을 벗고 입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물론 이런 점들은 사실 사소한 것이다.목욕탕에서 대부분 수다를 즐긴다.아저씨들에 비해 아줌마는 주변 사람들과 친화력이 뛰어나 금새 친해진다고 한다.그리고 남자보다 탕안에서 오래 몸을 담그고 때를 미는 시간도 오래 걸린다고 한다.
아저씨들은 목욕을 하기 위해 목욕탕에 가고 아줌마들은 목욕을 즐기기 위해 목욕탕에 간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또 우스개 소리로 남자는 흙으로 빚어서 뜨거운 탕속에 들어가면 금새 풀어지지만 여자는 뼈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오래 걸린다는 소리도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목욕을 오래하는 것은 건강에 오히려 해를 줄 수 있다고 한다. 자신의 체질이나 체격에 따라 목욕 방법도 달리해야 한다고 한다.

한방에서는 사람을 체질에 따라 소음인,태음인,소양인,태양인으로 구분한다. 일반적인 목욕에 대해 말하자면,소음인은 생리적으로 땀을 잘 흘리지 않으며,땀이 많이 나오게 되면 병이 된다. 따라서 목욕하면 초기에는 개운함을 느끼지만 곧 피곤함을 느끼기 쉽다. 또 소음인은 몸이 차므로 항상 따뜻하게 해야 하는데 미지근한 물에 잠시 몸을 담근 후 약간 뜨거운 온탕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

태음인은 체질적으로 땀이 많아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땀을 흘리는데,땀이 안 나오면 병이 된다. 따라서 땀을 많이 흘리는 장시간 온천욕이 좋다. 고온탕과 냉탕 등을 반복하는 냉온욕도 효과적이다.

몸에 열이 많은 소양인은 몸을 서늘하게 해야 한다. 따라서 고온욕을 오래하는 것은 좋지 않으며,저온 위주의 욕탕에서 점차 온도를 올리면 좋다. 찬물로 열을 식히는 등 물맞이욕도 효과적이다.

태양인도 열이 많은 체질이므로 고온의 욕탕에 곧바로 들어가면 좋지 않다. 처음에는 몸에 물을 조금씩 끼얹는 식으로 시작해 점차 온도를 올려가며 땀을 낸다. 하체 단련을 위한 보행욕을 병행하면 좋다


한방에서는 남자는 몸이 약간 서늘한 것이 건강한 상태고,여자는 몸이 따뜻한 것이 건강한 상태인 것으로 생각한다. 전신욕이든 반신욕이든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결국은 몸이 차가워지게 된다. 따라서 여자는 땀이 많이 흐를 정도로 목욕을 하는 것은 몸을 오히려 차갑게 만들기 때문에 삼가야 하고,남자는 어느 정도 땀을 흘려야 양기가 전신에 퍼지게 된다.

또 살이 찌고 골격이 큰 사람들은 땀이 적당히 날 정도로 해도 상관이 없지만,마른 사람들은 땀이 많이 나기 전에 탕에서 나오는 것이 좋다.

고령의 노인들은 평소 체내의 진액이 부족하기 때문에 역시 땀이 많이 흐를 정도로 목욕을 하는 것은 좋지 않으며,매일 목욕을 하면 피부가 건조해질 수 있다. 반면 어린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몸에 열이 많기 때문에 목욕을 적게 시키는 것이 좋으며 땀을 많이 흘렸을 경우에는 가볍게 샤워를 하는 것이 좋다<출처: 부산일보>


 아내가 목욕 후에 몸이 개운하다고 하고 집에 와서 축 쳐지는 경우를 종종 본다. 지나치게 탕에 오래 있거나 땀을 많이 흘리고 난 후에 오는 탈수증세가 아닌가 염려될 때가 있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지나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한다. 한 번 들어가면 진을 뽑고야 마는 아내....목욕탕에 갈 때 마다 목욕 시간을 조금 줄이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