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형 노건평과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

2008. 12. 6. 08:00세상 사는 이야기

노무현 전대통령의 형 노건평이 구속되었다. 모든 사건을 전면 부인하던 그는 구속 전날 국민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 사건도 과거와 똑같이 정권이 바뀌면서 보아왔던 친인척 비리의 전형을 그대로 보는 듯 했다.
이번 노건평씨 구속을 보면서 문득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람 김현철이 떠올랐다. 한사람은 대통령의 형이었고 한사람은 대통령의 아들이었다.둘다 뇌물수뢰 혐의로 구속되었는데 두 사람이 확연히 다른 점이 있었다.
김현철은 늘 권력의 중심에서 은밀하게 관여하며 황태자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줄을 대려고 애를 썼고 노견평씨는 권력이 미치지 않는 시골 봉하에서 아주 은밀하고 치밀하게 거래한 듯했다
동생인 대통령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자신의 이득을 챙기려는 속셈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검찰은 노씨가 2006년 4월 정화삼의 동생 광용씨로부터 3억원을 받은 곳이 김해 봉하마을 저수지 옆의 노씨 텃밭 자재창고라고 밝혔다. 이 창고는 노 전 대통령의 사저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노씨는 이곳에서 2차례에 걸쳐 현금이 든 박스를 직접 건네받았다고 했다.


노건평씨는 전직 세무공무원 출신이다.세무조사에 걸리거나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을 가장 잘 알고 있었다고 여겨진다. 1968년: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여 약 10년간 세무서에서 근무하다 마산세무서 행정주사보로 재직 중, 수뢰 혐의가 드러나, 1978년6월에 국세청에서 징계파면되었던 이력이 있다.이때 노 전 대통령은 대전지방법원에서 초임 판사로 일하고 있었는데, 형이 구속되자 법원에 사표를 제출했다고 한다. 당시 판사생활을 함께 했던 법조계 인사는 "친형이 구속되자 판사로서 자괴감을 느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고 한다. 결국 형이 중요한 순간마다 동생의 발목을 잡은 격이 되었다.
이번 사건이 점차 확대되면서 검찰의 조사가 시작된 것을 감지한 노건평씨는 관계자들과 만나 입을 맞춘 것으로 드러났다.

노건평씨(66·구속)가 세종증권 매각 로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던 지난 11월 초쯤 사건 핵심 관계자들과 ‘대책회의’를 가졌다고 검찰이 5일 밝혔다. 검찰은 또 정화삼씨(61·구속) 형제가 로비자금 30억원 중 수억원을 들여 가입한 펀드가 노씨 몫을 보전하기 위한 것이라는 진술도 확보했다.

검찰에 따르면 노씨는 세종캐피탈 홍기옥 대표(58)가 구속되기 직전 홍 대표 등 이번 로비에 개입했던 이들과 경남 김해의 자택 인근에 모여 “돈을 주고받은 일이 없었다고 진술하자”고 말을 맞추었다. 검찰은 이 대책회의를 “치밀한 계획에 의한 증거 인멸 시도”로 봤고, 법원도 이를 인정해 노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12월 6일 경향일보 기사중 일부>

이에 비해 당시 검찰의 수사를 받던 김현철은 이에 대한 아무런 대비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아버지가 대통령이었고 측근들의 조언에 따르면 절대 구속되지 않는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었던 듯했다.

                                                                                                        <사진출처: 경향신문>

지금부터 긴급체포하겠습니다』
『예?』
현철씨는 잘 못 알아들었는지 이과장에게 되물었다.
『긴급체포한다구요』
방금전까지 자신의 시계를 바라보며 언제 나갈 수 있는지를 물었던 현철씨는 갑작스런 긴급체포 통보에 무척 당황한 표정이었다. 『죄목이 뭡니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조세포탈죄입니다』
『예? 제가 무슨 회사라도 차려 운영했나요?』
현철씨는 전혀 납득할 수 없다는 듯 어안이 벙벙한 표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대가성 있는 돈만 받지 않았다면 아무런 문제 없으니까 어떤 특혜를 주는 대가로 돈을 받았다고는 절대 시인하지 말라』는 주위의 조언에 따라 이틀동안 검찰의 혹독한 추궁에도 끝까지 버텼는데 조세포탈이란 죄목으로 처벌받아야 한다니, 현철씨로서는 황당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출처:신동아"황태자 김현철 옥중토로">


결국 김현철은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 기소되었고 노건평은 로비의혹과 금품수수혐으로 구속 되었다.
김현철이 황태자로 군림할 수 있었던 것도 권력에 기생하려는 사람들과 주변 사람들의 부추김이 있었기에 가능했지만 막상 구속되고 난 후에는 등돌린 사람들 때문에 괴로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철씨가 가장 참기 힘들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주변사람들에 대한 배신감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어제 ○○이 왔는데 엉뚱한 소리만 하더라고. 전에는 나한테 도움을 청하고 이제는 여기저기 붙어서 행동하는 놈들이 「이제까지 단물 빨아먹은 놈들은 다 어디 갔냐」며 떠들더라고. 그래서 내가 「너희들은 뭐 잘하는 것 있냐」고 따졌어. 그리고 사면이야기를 꺼내놓더라고. 얼마나 화가 나는지 「말도 되지 않는 소리 하지 말라」고 했지"
<출처: 신동아 "황태자 김현철 옥중토로">

한사람은 권력의 최고 정점에서 또 한사람은 시골에 있는 별 볼일 없는 형으로 행세하며 아버지에게 동생에게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겼다.
못난 아들 때문에 그리고 못난 형 때문에 이미지에 중대한 타격을 입은 전직 대통령들....하지만 모두 인과응보라고 생각한다.
늘 그치지 않는 친인척 비리를 막지 못한 것은 엄연히 권력의 실세였던 대통령의 몫이기 때문이다.
현정부도 5년후 이런 친인척 비리에 자유로울까? 아니 단절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